[이슈]취업자 수 증가에도 여전한 청년고용 빙판길...우울증 증가도 우려
[이슈]취업자 수 증가에도 여전한 청년고용 빙판길...우울증 증가도 우려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1.04.15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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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취업자 수 13개월 만에 증가세 기록, 청년층도 늘어
기저효과와 단기일자리, 노인일자리에 의존한 '착시현상' 지적
경제 허리 3040 세대 일자리는 계속 줄어 악순환
국내 우울증환자 100만 돌파, 20대 환자 빠르게 증가
극심한 취업난에 갈 곳을 잃은 청년층에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에 갈 곳을 잃은 청년층에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4월 15일 각종 언론매체의 보도를 통해 3월 취업자 수가 13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는 낭보가 날아들었다. 코로나19로 심각하게 위축된 고용시장에 간신히 봄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3월 고용시장 분석 결과를 두고 "일자 시 상황이 개선되는 등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호평했다. 사실이다. 지표에 따르면 올해 3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만 명 이상이 증가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지표 속에서도 뒷맛은 씁쓸하다. 단순히 더하기로 나타난 숫자 속에서 청년층의 실업난은 여전히 유효한 탓이다. 일자리 증가를 견인한 대다수가 노인 일자리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 또한 암울한 청년 고용 현황을 반영하고 있다.

이처럼 청년 고용 시장이 심각한 타격을 입으며 청년 세대에서는 구직포기자가 증가하거나 우울증 호소 환자가 늘어나는 등 사회적 문제가 야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취업자 수 늘었다지만...3040 세대는 찬바람
지난 3월 취업자 수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13개월만에 증가세로 전환하며 깜짝 반등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이후 계속 내리막길이던 고용지표가 개선세를 보인 것.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3692만 3000여명으로 1년 전보다 약 31만 4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취업자 수 현황
연령대별 취업자 수 현황

전월 대비 취업자 수도 2개월 연속 증가했고, 계절조정 고용률도 60.3%로 상승해 코로나1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취업자 수가 대폭 줄어들었던 기저 효과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나, 정부 지원사업과 위축됐던 고용시장이 완화됐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년층(15세~29세)의 취업자 수도 14만 8000명이 늘며 14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청년층에 해당하는 인구가 13만 6000명 가량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수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려는 남아있다.

첫째는 청년층의 일자리 증가를 견인한 대부분이 단기일자리나 인턴십과 같은 일자리였다는 점이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어 취업에 성공했다고 해석하긴 무리가 따른다는 것.

둘째는 청년 실업률이 10.0%를 기록하며 취업률과 동시에 오른 사실이다. 두자릿수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층 고용 개선이 완화됐다고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다.

경제허리에 속하는 3040의 고용 상황이 좋지 못한 점 또한 악재다. 지난해 청년층에 속했던 13만 6000여명의 연령이 해가 바뀌면서 더 이상 청년층에 속하지 않게 됐는데, 이들이 새롭게 반영된 3040의 지표가 썩 좋지 않은 탓이다.

실제로 30대와 40대는 취업자 수가 전년대비 각각 17만 명, 8만 5000명 수준 줄어들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30대는 제조업과 협회단체 중심으로 감소가 컸고 교육서비스와 전문과학에서 지표가 개선됐다"며 "40대는 도소매업, 숙박음식업에서 감소가 컸으나 정보통신에선 취업자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60대 이상 인구에서는 정부 지원 사업의 여파로 40만 8000명의 일자리가 늘어났다. 전일제 일자리는 줄어들고 단기성 일자리가 취업자 수 증가에 반영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지난달 실업자 수는 121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만6000명(3.0%)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18년 3월 이후 최대 기록이다.

실업자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실업률도 4.3%로 전년동월대비 0.1%p 상승했다. 실업자는 30대(3만8000명),와20대(2만5000명)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60세이상(-1만5000명)과 50대(-1만명)는 실업자가 감소했다.

■위태로운 청년층, 우울증 환자 100만 넘어

연령대별 우울증 환자 수
연령대별 우울증 환자 수

이처럼 불안한 경제 상황과 암담한 고용 시장은 생계 문제에서 나아가 직접적인 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흔히 우울증으로 일컫는 기분장애 환자가 눈에띄게 급증한 것.

건강보험공단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분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해 101만 6727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전체 연령대에서 20대 환자가 17만 987명을 기록하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우울증 환자 수가 60대 이상 고령층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코로나19에 극심한 취업난 등이 겹쳐 20대의 마음이 병이 겉잡을 수 없이 깊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외부에서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많은 20대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우울증을 겪는 이들이 다수 증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흔히 말하는 코로나19 블루에 가장 취약한 세대라는 것.

여기에 더해 사회에 진출을 준비해야 할 청년들이 열리지 않는 취업 문에 구직 포기를 선언하고, 경제적 독립이 과거보다 어려워지면서 상대적 박탈감과 좌절감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여성 청년층은 우울증에 더욱 취약했다. 20대 여성의 경우 전체 우울증 환자 증가율이 전년대비 27.4%를 기록했으며 30대는 11.3%까지 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대면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 다수가 여성이고, 재택근무 등으로 돌봄과 가사노무 수요가 늘어난 데서 기인한 것.

전문가들은 "우울증 환자는 외상으로 질병의 정도를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방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가장 활발하게 활동해야하는 20대의 우울증 증가는 국가 전체의 무기력증과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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