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칼럼] 아스트라제네카 & 이케아
[전대길의 CEO칼럼] 아스트라제네카 & 이케아
  • 편집국
  • 승인 2021.06.1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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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노사공포럼 이사,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2021년 6월 5일,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영국 런던에 모여 미국의 주도로 Global 법인세 최저세율을 15%로 설정하는 다국적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을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가 국세 조세체계로 확정되기까지는 난관이 적지 않다. 실제로 낮은 법인세율(12.5%)을 무기로 다국적 기업을 대거 유치, 성장해 온 아일랜드는 법인세율을 15% 이상으로 올리는데 부정적이다. 

주요 20개국(G20)을 포함해 글로벌 법인세 협상에 참여 중인 135개국의 동의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 기업의 법인세율은 20~25%(단, 과세표준액 2억원 이하는 10%) 수준이며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스웨덴 제약회사인 아스트라(Astra)와 목제가구 회사인 이케아(Ikea)가 법인세, 상속세 문제로 영국 회사, 네덜란드 회사가 된 연유를 알아보았다. 

먼저 아스트라는 원래 스웨덴 기업이었다. 스웨덴은 원래 상속세 최고세율이 70%나 되는 나라였다. 부의 대물림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 결과 아스트라는 제약회사를 상속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70%나 되는 상속세를 내기 위해서는 회사 주식을 내다 팔아야 했다. 

그런데 일시에 많은 주식이 쏟아져 나오자 주가는 폭락했다. 아스트라는 모든 주식을 다 팔아도 상속세를 내지 못하는 상황을 맞았다. 결국 아스트라는 스웨덴에서 영국으로 팔렸으며 영국 제네카란 제약회사와 합병해서 아스트라제네카라는 회사로 변신했다. 

이케아(IKEA)도 아스트라제네카 회사처럼 원래 스웨덴 회사였다. 이케아(IKEA)는 스웨덴 정부의 57.8%라는 과도한 법인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서 덴마크로 본사를 옮겼다가 결국에는 네덜란드에서 보금자리를 틀었다. 

이렇게 해서 이케아(IKEA) 회사는 네덜란드의 Global 기업이 된 것이다. 스웨덴에서 탈출한 아스트라제네카의 2020년 매출액은 29조원, 2019년 이케아의 매출액은 36조원이었다. 

그리고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였다. 기업인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자식들에게 물려줄 수 없는 기업에 모든 노력을 바칠 기업인은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다. 스웨덴의 좌파 정치인들이 이러한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배 떠난 항구처럼 후회했다.  

스웨덴 정부의 세금 폭탄은 스웨덴의 수많은 기업들이 해외로 탈출시켰다. 
그 결과 스웨덴 정부는 경제위기를 자초했다. 이런 문제점을 깨달은 스웨덴의 좌파 사회민주당은 그 원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2004년 스웨덴 정부는 의회의 만장일치 가결로 상속세를 폐지했다. 

그리고 상속세 폐지 10년 후에 그 결과를 심층 분석했다. 과도한 상속세로 얻는 세수(稅收)보다는 스웨덴으로 복귀하거나 창업한 기업들이 내는 법인세와 이러한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내는 소득세, 법인세 등의 세수(稅收)가 상대적으로 훨씬 더 많았음을 깨달았다. 

“상속세 폭탄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행위”였음을 스스로 깨우쳤다. 

법인세(法人稅)를 인하하면 기업의 투자 확대, 신규 고용 창출, 근로자의 소득증대는 물론 상품의 수출경쟁력을 높이며 국제경쟁력 강화라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그런데 스웨덴 정당의 당리당략과 정치인들의 정치적 계산에 따라 조세제도가 좌지우지 되었던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남 성일 서강대학교 노동경제학 명예교수의 가르침이 내게 큰 울림을 준다. 
“달을 보라는데 손가락 끝을 본다”는 “견월망지(見月望指)”를 힘주어 말한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자”고 그가 내게 말한다. 
남성일 교수와 호형호제(呼兄呼弟)하며 이웃하고 살아 온지가 35년이 넘었다. 

온 국민이 맞는 코로나19 백신 주사약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회사 제품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는 사람들이 아스트라제네카 제약사가 원래 스웨덴 제약회사였음도 알았으면 좋겠다. 

이번 기회에 각국 정부는 스웨덴 정부의 기업에 대한 상속세와 법인세 제도에 관해서 심층적으로 연구하는 전기(轉機)가 되었으면 좋겠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노사공포럼 이사,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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