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소상공인 외면한 노동계 최저임금 요구안...벼랑 끝 자영업자 ‘눈물’
[초점] 소상공인 외면한 노동계 최저임금 요구안...벼랑 끝 자영업자 ‘눈물’
  • 김민서 뉴스리포터
  • 승인 2021.07.09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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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vs경영계 끝없는 대립, 2차 회의에서도 의견조율 실패
가구생계비보다 더 낮은 소상공인 순수익...“지금도 부담스러워”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 고용시장 경직화 원인 될수도
소상공인 연합회 최저임금 인상 반대 기자회견 사진 (제공=소상공인연합회)

[아웃소싱타임스 김민서 뉴스리포터] 2022년 최저임금 책정을 두고 노동자 위원회와 사용자 위원회가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매년 최저임금을 책정 시기가 오면 노동계와 경영계의 갈등은 예견된 일과 다름없다. 그러나 코로나19가 1년 이상 지속됨에 따라 이어지는 국가적 경제난 때문인지 갈등의 골은 유난히 깊게 느껴진다. 

■최저임금 논의 본격화, 소상공인 반발 나서
노동계는 6월 29일에 진행된 6차 전원회의에서 내년 최저임금은 1만 800원을 제시하고 경영계 측은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기업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동결안을 제시했다. 

이후 7월 8일에 다시 열린 전원회의에서도 양측의 팽팽한 대립은 이어졌다. 양측 모두 첫 제시안보다 일보 물러나긴 했으나, 의미를 따지기 무색한 액수였다. 노동계는 최초안보다 360원 낮은 1만 440원을, 경영계는 20원 상향된 8740원을 제시한 것. 

양측 모두 대동소이한 상황이나, 첫 제시안에서 보다 많은 액수를 낮춘 노동계는 경영계의 제시안에 반발하며 회의장에서 전원 퇴장하는 일이 빚어지기도 했다.

노동계의 주장은 일관된다. 코로나19로 경제난이 극대화되고 있는 저임금노동자들의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서 최저임금 상향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경영계는 이와 같은 노동계의 주장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영업제한·집합금지 등으로 인해 제대로 된 영업을 못하거나 있는 소상공인들 역시 악조건인 상황은 매한가지인 탓이다.

앞서 2차 전원회의가 열리기 전 소상공인연합회는 7월 2일부터 5일까지 전국 일반 소상공인 1026명을 대상으로 한 긴급 실태조사를 발표한 바 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소상공인 중 79.4%가 최저임금이 10800원으로 상향되는 것에 매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소부담을 느낀다는 응답도 12.5%로 나타나 소상공인 10명 중 9명 이상이 최저임금 상향에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 시 지불능력이 있냐는 질문에는 66.2%가 지불이 어렵다고 답했다. 이후 2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가 제시안을 소액 낮추긴 했으나 1만 800원에서 1만 440원으로 낮아졌다 한들 소상공인이 느끼는 부담감은 변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출 증가, 고정비 지출과 매출 감소 등에 시름하고 있는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직원보다 더 돈 못버는 사장님’이란 우스갯소리를 더 이상 웃어넘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소상공인 사업장 월 평균 순수익 설문조사 결과 자료 (제공=소상공인연합회) 

■소상공인 작년 한 해 평균 수익 ‘200만원 안 넘어’
소상공인연합회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소상공인들은 내년 시급을 올해와 똑같이 동결한다고 하더라도 고용 자체에 부담이 따른다. 소상공인들의 수익이 가구생계비보다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 노동계가 최초 요구안에서 최저임금 1만 800원의 근거 자료로 제시한 2021년도 가구생계비를 살펴보면 1인 가구의 경우 최소 215만 1012원이 필요하다. 이어 2인 가구는 316만 418원, 3인 가구는 449만 239원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상공인의 실제 수익은 노동계가 언급한 가구생계비보다 낮았다. 설문조사에서 소상공인의 87.6%가 2인 가구 이상으로 이뤄져있었으며, 그중 33.8%는 4인 가구였다. 뒤이어 ▲2인 가구(21.2%) ▲3인 가구(20.8%) ▲5인 이상 가구(11.9%) ▲1인 가구(7.9%) ▲비혼단신(4.5%) 순으로 집계됐다. 즉, 대다수가 2인 이상 가구인 시점에서 소상공인의 소득은 최소 316만원 이상이 보장돼야 한다. 

노동계에서 제시한 가구생계비에 따르면 2인 가구에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들어가야하는 금액은 최소 200만원이 넘고 3인 가구의 경우 450만원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소상공인의 수익은 10명 중 4명 이상이 200만원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자료에 따르면 2인 가구 이상 기준 소상공인 월 평균 순수익은 ▲5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40.9%) ▲200만원 이상 350만원 미만(27.7%)로 조사됐다. 그중 ▲50만원 미만(12.3%) 인 경우도 있었다. 이어 ▲350만원 이상 500만원 미만 (10.4%) ▲500만원 이상(7.9%)으로 집계됐다. 

수익만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운 소상공인에게는 최저임금 인상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4단계로 격상하면서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극에 달하고 있다. 경영계는 이와같은 변수가 넘쳐나는 판국에 무리한 시급인상은 경제를 위축시키는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시 관악구에서 식당을 하는 A씨는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영업제한·집합금지로 매출이 안나온다. 가게도 어렵고 손님이 없어 예전만큼 일손이 필요하지도 않아 오래 일하던 주방 아주머니들을 절반 이상 해고했다. 우리도 살아야 하니 어쩔 수 없었다”며 “지금도 이런데 최저시급 더 오르면 직원을 더 해고하고 사람이 모이는 시간에만 파트타임으로 사람을 구해서 써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사업장 고용현황 설문조사 자료 (제공=소상공인연합회)

■최저임금 올리면 고용률 더 낮아질 우려 있어 
실제 소상공인들은 순수익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자체만으로 빠듯함을 느끼고 있다. 이에 줄어드는 매출과 생계유지를 위해 소상공인들은 고용인력을 감축하는 것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고용현황을 조사하는 질문에서는 37.4%가 고용원이 없거나 가족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90% 이상은 4인 이하로 고용하고 있었다.

가게 점주 이외에도 그의 가족들이 일을 돕거나 혼자 운영하는 가게가 늘어난다는 것. 전문가들은 이미 현재도 최저임금에 부담을 느껴 고용을 축소하는 소상공인이 늘고 있는데,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문 자체가 완전히 닫히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경기대학교 경기대학원 이대성 교수는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되면 일자리 수십만 개가 사라진다는 보고서가 제시됐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은 오히려 고용위기, 노동 강도 등의 문제가 더 고조될 수 있다. 따라서 대책 없는 상향보다는 서로 타협할 수 있는 적정선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월 파이터치연구원은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56만 3000명까지도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최저임금 고시는 8월 5일로 결정되어 있다. 이를 고려했을 때 최종 의결이 적어도 7월 중순 내에 나와야 한다. 양측의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수도권 코로나19 4단계 격상이 최저임금 논의에 변수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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