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익 컨설턴트의 소소한 일상이야기32] 내가 가수 K를 좋아하는 이유
[한상익 컨설턴트의 소소한 일상이야기32] 내가 가수 K를 좋아하는 이유
  • 편집국
  • 승인 2021.08.10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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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익
푸른소나무 life plan consulting 대표
재취업지원 컨설턴트
한국생애설계사(CLP)

나는 트로트 가수 K가 좋다. 
트로트 가수라고 지칭한 것은 그가 트로트 경연 대회에 나와 이름을 알렸기 때문이지만, 그는 유명한 아리아와 칸초네 앨범을 발매하여 50만 장 이상 판매를 올린 성악가이기도 하다. 

그 자신도 특정 장르의 가수보다는 노래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했고,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소화할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를 한 장르의 가수로 국한하는 건 편협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K 가수를 알게 된 것은 그의 이야기가 담긴 ‘파파로티’라는 영화를 통해서다. 한때 방황하며 조직 생활을 하다가 은인과도 같은 음악 선생님을 만나 성악가가 되는 줄거리의 영화로 마지막에 유학하고 돌아와서 가진 귀국 공연에서 선생님이 좋아하던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선 가슴이 먹먹해지고 울컥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 영화의 주인공이 K란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가 성악가 출신으로 트로트 경연 대회에 출전했을 때,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고 보지 않았다. 하지만 성악 발성을 쏙 빼고 트로트를 맛깔나게 부르는 모습에 빠져들어, 경연 내내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팬이 되었다. 비록 경연 대회에서는 4위에 그쳤지만, 나중에 4위라는 순위는 국민 사위로 포장되었다.

그가 공익 요원으로 봉사하기 전 가진 첫 번째 팬 미팅을 방송을 통해 본 적이 있다. 코로나로 인해 최대한 비접촉 형태를 띤 드라이브 스루 팬 사인회는 획기적인 발상이었고 참으로 기발한 이벤트였다. 

팬들이 자동차를 탄 채로 한 대씩 그가 기다리는 곳에 가서 사인도 받고, 기념 촬영도 하는 그런 행사였다. 

장소 특성상 100대로 한정하는 바람에 많은 팬이 참여를 못 하고 차를 돌렸다는 후문이고, 1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그것도 차 안에서만 보고 사인을 받기 위해 몇 시간씩 차 안에서 기다리면서 누구 하나 불평을 하거나 싫은 내색도 없었다. 

오히려 그 짧은 만남을 즐기는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그 순간의 만남을 위해 제주도에서 가족 몰래 비행기를 타고 와서, 차를 빌려서 참여한 팬의 열정에 감탄하게 되고, 멀리 베트남에서 왔다는 암 투병 중인 팬이 K의 노래에서 위안과 힘을 얻었으며, 그를 통해 살고 싶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고 했을 때 가슴이 찡했다. 

그도 6시간 넘게 뙤약볕에서 진행된 그 날 행사가 결코 쉽지 않았을 텐데 조금도 지친 내색 없이 오히려 팬들을 위해 즉석 노래 선물까지 하며 진심을 보였다. 그의 진정성과 팬들의 열정이 돋보인 시간이었다.

그는 경연 대회에 나오기 전에도 이미 고등학교 때부터 스타였다. 고등학생일 때 성악가들도 제대로 부르기 어렵다는 “네순 도르마”를 불러 당시 ‘스타킹’이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고등학생 때부터 유명한 성악가로 대성할 것으로 인정받고 한양 대학교에 다니다가 중퇴하고 외국에 유학까지 다녀왔지만, 귀국 후 그의 생활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고등학생 때 방송 출연도 하고 그의 이야기가 영화로 나올 정도로 촉망받았지만, 귀국 후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없었고, 제대로 정규 교육을 마치지 않은 그를 성악계에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당연히 그가 성악가로서 설 수 있는 무대는 없었고, 결혼식 축가 등으로 노래를 하면서 어려운 생활을 하다가 ‘미스터 트롯’이란 경연 대회를 통해 화려하게 조명받고 재기할 수 있었다. 나는 그의 이야기에서 세 가지 교훈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우리 환경은 자신의 선택과 노력으로 바꿀 수 있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부모의 이혼으로 할머니 집과 아버지 집을 오가면서 살았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 주민등록등본을 떼오라고 하면 친구들이 다 나갈 때까지 기다려 맨 마지막에 울면서 제출했다고 하니, 어린 초등학생의 마음에도 부모의 이혼은 큰 상처였고 감추고 싶은 가족사였던 것 같다. 

또한 고등학교 때 불후한 가정환경으로 방황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할머니의 유언과 그의 재능을 알아본 선생님의 권유로 마음을 잡고 성악가가 되려는 목표를 세우게 되었다. 세계적인 인터넷 쇼핑몰 알리바바를 세운 마윈도 태도가 능력보다 중요하고, 선택이 능력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하지 않았는가. 

K는 타고난 능력도 있었지만,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벗어나려는 그의 선택과 노력이 자신의 환경을 바꾸고 타고난 능력을 꽃피웠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우리는 자신이 잘하는 것을 찾아 그 길로 나가야 한다.
그는 자신이 노래에 소질과 흥미가 있다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알고 계속 노래를 하고 싶다는 소망을 키워나갔다. 누구에게나 잘하는 장점 한 가지는 다 가지고 태어난다. 그 길을 올바로 찾을 때 우리는 성공으로 가는 곧은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준비가 되어 있으면 언젠가 반드시 기회가 온다.
그는 성악가가 되기 위한 준비를 계속하고 있었지만, 성악이라는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오직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그 길을 계속 찾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결국 ‘미스터트롯’이라는 기회가 왔고, 그는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단지 그가 어려운 환경을 이겨낸 인간 승리의 가수이기 때문에 그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천부적인 음색과 성량을 타고났다. 훈련과 교육으로 키울 수 있는 재능에는 한계가 있다.

그는 타고난 음악적 재능에다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본격적인 성악 공부를 했다. 성악 발성으로 무장한 그의 발성과 성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단지 높은 음을 내지르는 가수가 아니라 섬세한 표현과 감정을 담은 진심이 느껴지는 노래는 감동할 수밖에 없다. 

거기에 그가 지닌 진솔하고 순수한 인간성 그리고 노래에 대한 열정과 간절함을 느낄 수 있기에 나는 가수 K가 좋다.

한상익(myhappylifeplan@gmail.com)
•푸른소나무 life plan consulting 대표
•재취업지원 컨설턴트
•한국생애설계사(CLP)/생애설계 전문강사 
•뉴질랜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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