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칼럼] 시기가 다를 뿐, 피지 않는 꽃은 없다(Late-Bloomer)
[전대길의 CEO칼럼] 시기가 다를 뿐, 피지 않는 꽃은 없다(Late-Bloomer)
  • 편집국
  • 승인 2021.08.1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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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래리 페이지(구글) 등 기업 창업자들과 피아니스트 조 성진 등은 한 분야에서 재능을 일찍 꽃피운 사람들이다. 

이렇게 일찍부터 천재, 신동 등으로 불리며 출세한 사람들이 '얼리 블루머(Early Bloomer)'이다. 영어단어 ‘Bloomer'는 ’꽃이 피는 식물‘이란 뜻이다. 

배우 윤 여정(74)의 연기 인생도 뒤늦게 꽃을 피웠다. 영화배우로 데뷔한지 50년간 미국 이민과 이혼, 경력 단절의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 2003년에 다시 재출발했다. TV 예능으로 인기를 끌고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내가 노년 운이 좋아”라며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게 그녀의 매력이다. 

‘낚시꾼 스윙’의 프로골퍼 최 호성(47)선수도 마찬가지다. 인생을 뒤늦게 꽃피우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레이트 블루머(Late Bloomer)'이다.

레이트 블루머 책자 표지
레이트 블루머 책자 표지

최근 ‘레이트 블루머(Late Bloomer)’란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시련과 고난을 이겨낸 스토리가 감동을 준다. 해외에도 '늦깎이’는 많다. 가정폭력과 이혼, 우울증으로 고생하다가 《해리포터》란 판타지를 풀어놓은 작가 조앤 롤링이 대표적이다. 

루저(Loser)였으나 세계적 투자전문가로 인생 역전한 켄 피셔, 50세가 넘어서야 ‘드라이빙 미 스데이지’로 영화팬 시선을 사로잡은 배우 모건 프리먼과 월마트 창업자 샘 월튼도 뒤늦은 인생 성공의 주인공들이다. 

2002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다나카 고이치’도 박사학위가 없는 일반기업의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레이트 블루머(Late Bloomer)이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출판발행인, ‘리치 칼가아드(Rich Karlgaard)’는 미래학자다. 그는 기술과 혁신, 경제와 비즈니스, 리더십, 인간 발달 등에 대해 글을 쓰는 저널리스트이며 베스트셀러 작가다. 미국 스텐퍼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업사이드> 매거진을 창간했다. 

실리콘밸리 최고 공공 비즈니스 포럼과 7,500명의 회원을 가진 처칠 클럽 등을 설립했다. 처칠 클럽에서의 활약으로 ‘젊은 기업가상’을 수상했다. 지구촌 곳곳을 다니며 강연 활동을 한다. 

저자는 수많은 인물들의 예시와 경험, 연구결과와 철학적, 심리학적 용어를 통해 ‘일찍 꽃피는 식물’이란 ‘얼리 블루머’(Early Bloomer)’라고 말한다. 젊은 나이에 성공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뒤늦게 피는 식물’이란 의미의 ‘레이트 블루머’(Late Bloomer)는 아래와 같은 특성이 있다.

1. 얼리 블루머에 집착하는 사회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SAT(미국 대학입학 자격시험) 수학과 영어에서 만점을 받았다. 빌 게이츠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수학에서 만점을 받았다. 구글을 창업한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역시 수학에서 만점과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도 수학 만점자다. 이 SAT 수학 신동 여섯 명의 개인적인 부(富)를 다 합치면 3000억 달러가 넘는다. 그리고 6명이 만든 기업들의 가치는 총 3조6000억달러로 상위 9개 국가를 제외한 나머지 세계 모든 국가들의 GDP를 합친 것보다 더 많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신동’인 세상에서 부모들은 신동 신화에 목을 매며 자녀의 능력이 일찍 꽃피도록 독촉한다. 

2. 사람마다 꽃을 피우는 시기가 다르다. 
저자는 레이트 블루머의 출현을 “뇌의 성숙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인지 처리 속도나 단기 기억력은 10~20대 사이에 정점에 이르지만, 사회적 이해나 언어 지식은 50~60대에 정점에 이른다. 

따라서 빠른 연산이 필요한 IT업계에서는 어린 나이의 엔지니어를 선호하지만 그 업계에서도 협상이나 관리 업무는 나이가 든 사람이 주로 맡게 된다. 

뇌가 성숙되는 시기는 뇌의 부위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다르다. 다른 사람보다 조금 늦지만 더 성숙할 수도 있다. 

특히 20대 초반은 아직 뇌가 성숙되는 시기인데, 이 시기에 인생의 진로를 완전히 결정해 버리는 것은 엄청난 손해이다. 그래서 'Gap Year..안식년/휴식년)을 갖고, 자신의 진로를 찾는 시기가 필요하다. 

3. 레이트 블루머는 6가지 장점이 있다.
저자는 레이트 블루머에게 호기심, 연민, 회복력, 평정심, 통찰력, 지혜 등 6가지 장점을 강조한다. 이들은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하나의 길에 집중하지 못하고 이런저런 일에 기웃거리게 되고, 다른 이들보다 늦어진다. 

또한 실패자 취급을 받아보았기 때문에 연민이 강하고, 위기나 좌절에서 회복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또 세월이 주는 평정심, 통찰력, 지혜도 갖추었다. 

4. 스스로를 더 나은 환경으로 옮겨 심어라.
레이트 블루머가 되려면 우선 자신에게 맞는 환경으로 옮겨야 한다. 어느 곳에서나 잘 자라는 꽃이 있는가 하면, 특정한 환경에서만 잘 자라는 꽃도 있다. 레이트 블루머는 후자일 수 있고, 그에 맞는 가족, 지역사회, 또래, 관심분야 등의 환경을 찾아야 한다. 

남들이 한다고 해서 똑같이 할 필요도 없고, 결정했다면 남의 시선이 무서워서 주저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나에게 맞는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 

5. 자기 효능감을 높여라.
레이트 블루머들은 오랜 시간 자기 회의감을 갖고 있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란 물음과 싸워왔다. 이 물음은 사람을 절망적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결국 능력의 한계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자신의 능력을 깨닫고, 다른 방식으로 프레이밍을 꾀한다. 그러면서 자기 효능감, 즉 다양한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기 위한 전술전략을 개발할 능력이 자신에게 있다는 믿음을 갖는다.  

6. 기다린 보람으로 끝까지 버텨라. 
자기가 갈 길이 아니라면 일찍 포기하라. 자기가 갈 길이라면 끝까지 버텨야 한다. 내가 원하는 길에서 꾸준히 버텨내면 인생을 꽃피울 수 있다. 

《레이트 블루머》의 저자 리치 칼가아드(포브스 발행인)는 ‘레이트 블루머’는 <호기심, 연민, 회복력, 평정심, 통찰력, 지혜> 등 6가지 미덕을 갖춰야만 비로소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기회를 뜻하는 'Opportunity'는 라틴어 '옵포르투(Opportu)'에서 왔다. 옵포르투는 수심이 낮아 접안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심이 깊어지는 밀물 때를 기다리는 선박을 뜻한다. 즉, 항구에 들어가는 절호의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다. 

미국 방송 역사상 최고의 TV쇼 진행자로 꼽히는 오프라 윈프리는 한때 깊은 절망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사생아 출신이라는 이유로 멸시를 받았던 그녀는 불과 9살의 나이에 친척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또한 14살 때는 미혼모가 되고 2주 만에 아이를 떠나보내는 비극을 겪는다. 

그렇게 마약에 빠져 10대를 보냈던 그녀는 훗날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방송인이 되었다. “나는 행운이란 준비와 기회의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언제 갑자기 찾아오더라도 기회를 잘 살릴 수 있도록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기회는 그저 한낱 평범한 일상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몸담은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는 노력, 자신이 맡은 임무만큼은 완벽히 끝내겠다는 열정이 몸에 충만해야 한다. 가뭄에 콩 나듯 찾아오는 기회를 살리고 싶다면 늘 신중하고 겸손한 태도로 자신의 능력을 더욱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모든 일, 모든 인연에 집중하고 애정을 쏟다 보면 성공은 어느덧 자신의 곁에 있을 것이다. 

‘레이트 블루머’(Late Bloomer)가 되기 위한 “ABCDEFG 생활 지침”이다.

►1. 받아들이라(Accept)
상대방을 고치려 들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
나와 다르다고 억지로 고치려 들다가는 오히려 관계를 그르치기 쉽다.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만 같은 방향을 바라 볼 수 있다.

►2. 믿으라(Believe)
사랑은 믿음이라는 비타민을 먹고 자란다. 반면에 의심은 의심을 먹고 자꾸 커진다. 믿음이 없는 사랑의 지속은 한계가 있다. 아름다울 수 있는 인연을 자칫하면 불행과 허무, 상처로 마감한다. “아~, 그렇구나!”를 입으로 외쳐라. 

►3. 돌보라(Care)
사랑한다면 자연스럽게 상대방을 책임지고 먼저 배려하고 돌보라. 
돌봄은 곧 관심이다. 기쁘고 행복할 때보다 어려울 때 상대를 돌보라. 

►4. 기대하라(Desire)
서로에 대해 믿음을 갖고 잘되길 희망하며 꿈을 키워나가는 마음을 갖자. 상대방을 과소평가하지 말라. 당신은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주도록 상대를 인정하라.  

►5. 지워버려라(Erase)
상대방의 허물과 단점은 빨리 지워 버려라. 자신의 실수에 대해 단호히 하고 상대의 실수나 허물에 대해서는 입장이 되어 생각하라.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으면 사랑은 물론 좋은 인간관계를 맺기가 어렵다. 차츰 금이 가다가 결국 헤어지고 만다. 

►6. 용서하라(Forgive) 
공자는 제자인 자로에게 “인간에게 꼭 필요한 한 글자는 ‘용서할 서(恕)’자라고 말했다. 지난 일은 언급할수록 현재를 후퇴시키고 사랑도 후진시킨다. 서로의 과거의 실수와 잘못을 용서하라. 아무런 조건 없이 용서하라. 

►7. 댓가(代價)를 바라지 말고 그냥 주어라(Give)
두 말 할 것도 없이 주는 것이 받는 것 보다 더 큰 기쁨이다. 줄수록 넉넉해지고 더욱 사랑이 돈독해 진다는 것을 체험하라. 상대와 함께 아름다운 사랑으로 동행하라. .

“꽃은 피는 시기가 다를 뿐, 피지 않는 꽃은 없다,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삶은 멋진 긴 여정이다. 너무 늦은 때란 없다”고 나 태주 시인이 노래했다. 가을 철 시골 길가에 피어난 코스모스 꽃들을 보라. 키가 고만고만한데 유별나게 고개를 높이 든 코스모스 꽃은 지나가는 행인에게 꺾이기 십상이다. 

기업에서도 동료 들 보다 빨리 진급해서 임원이 되는 ‘Early Bloomer'가 되려고 힘쓰지 말라. 뒤늦게 꽃을 피우는 ’Late Bloomer'가 되는 게 좋다. “빨리 출세하면 빨리 그만 둔다” “꽃이 피면 알게 된다”는 뜻의 “킬레가 또 데켕게”란 힌디어 격언으로 끝을 맺는다.   
 
전   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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