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고객 데이터와 D2C 구독서비스
[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고객 데이터와 D2C 구독서비스
  • 편집국
  • 승인 2021.10.12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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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플랫폼은 독점이라는 속성을 갖는다. 플랫폼은 양면시장이나 다면시장을 대상으로 하기에 경쟁의 양상이 일반적인 시장과는 다르다. 플랫폼 기업은 플랫폼 참여자들을 다른 참여자들과 연결시킴으로써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시킨다. 

네트워크 효과는 동일한 상품이라도 더 많은 참여자와 연결되거나 더 다양한 보완적 혁신이 나타나면 그 가치가 크게 증가하는 현상이다. 

이런 이유로 플랫폼은 언제나 참여자의 규모 확대를 추구한다. 개방을 원칙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고, 유연한 원칙을 유지한다. 일단 많은 참여자가 있으면 그 안에서 데이터의 가치는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서 획기적으로 증가한다. 

공급자나 구매자의 입장에서 모두 플랫폼 간의 경쟁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하지만 플랫폼 간의 경쟁에서 하나의 플랫폼이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하면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그 결과 독점적 플랫폼이 탄생한다. 

플랫폼 기업들은 태생부터 디지털이다. 플랫폼상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은 기록되고 축적되고 활용된다. 여기서 본질적인 네트워크 효과가 다시 나타나기 시작한다. 플랫폼이 보유한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그 데이터의 가치는 커지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독점으로 인해 특정 산업의 모든 데이터가 하나의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에게 집중된다는 사실이다. 특정 영역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플랫폼은 독점적 데이터를 통해서 막대한 가치를 축적하게 된다. 

시장경쟁에서 승리했으니 그 과실은 어느 정도 용납될 만하다. 하지만 플랫폼 K사, N사와 배달앱 B사의 경우처럼 독점확보 후 과다한 수익추구는 정부와 플랫폼 참여자들의 저항으로 막아낼 수도 있다. 

2020년 기준 아마존프라임은 재무제표에 252억 달러의 구독 서비스 매출을 보고하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의 재무적인 결과는 재무제표에서 구독 서비스(Subscription Service)로 표시되는데, 2020년 기준 아마존은 252억 달러라는 구독 서비스 매출을 기록했다. 

아마존 프라임의 연회비는 199달러로 2020년 기준 1억 8천만 명이 구독하고 있으며 회원들에게는 무료배송과 더불어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된다. 

연회비 119달러를 내고 대부분의 쇼핑을 아마존에 집중하고 있는 고객이 무려 1억 8천만 명이라는 뜻이다. 또한 아마존은 1억 8천만명의 구독 고객들이 무엇을 구매하는지 혹은 무엇을 보고 구매하지 않았는지 모두 알고 있다.

아마존으로의 집중은 구매자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아마존이 판매자들을 위해 제공하는 아마존 풀필먼트 서비스(Fulfilment by Amazon: FBA)는 전자상거래를 위한 모든 행위를 아마존에 의존하게 한다. 

판매자가 자신의 상품을 아마존이 지정한 창고로 배송해 놓기만 하면 이후의 모든 과정은 아마존이 해결해 준다. 단순히 물류만 대행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서비스와 반품까지 아마존이 담당한다. 판매자들은 그저 아마존에게 서비스 요금을 지불하기만 하면 된다. 

현재 이 서비스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셀러가 전체의 57%이고 부분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셀러는 34%이다. 합해 보면 90%가 넘는 판매자가 아마존에게 판매 과정의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아마존은 플랫폼에 참여하고 있는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를 장악하고 있다. 인프라와 서비스만 통해서가 아니라 데이터를 통해 장악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아마존은 이미 400여 개의 자사 브랜드(Private Brand)를 출시했고, 이 노력은 더욱 지속될 것이다.

고객의 데이터는 미래의 자산이 될 것이다. 아마존에서는 거의 모든 브랜드의 운동화가 판매된다. 나이키의 경쟁자인 아디다스, 언더아머, 퓨마 등 대부분의 브랜드들을 아마존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아마존은 현재 소비자들이 어떤 브랜드의 어떤 디자인의 운동화를 선호하는지 모든 거래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나이키가 설문조사를 통해 이해하는 시장판단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이미 많은 고객 데이터가 플랫폼에 의해 축적되기 시작했고, 거의 모든 고객과의 접점을 이들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는 공급자들은 자신들의 고객들과 멀어지기 시작했다. 

과거 제조사나 콘텐츠가 왕이었던 세상이 이제는 플랫폼이 왕이 되는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 고객의 데이터는 어떤 경우에도 미래의 자산이 될 것이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알아내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 될 것이고, 이 정보가 생산을 포함한 모든 영역에서 활용될 것이다. 

제조사 중에서는 아직 고객정보를 활용하여 사업 전체를 바꿔내는 디지털전환(DX: Digital Transformation)에 성공한 기업은 많지 않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들은 본질적으로 이미 '디지털' 기업이다. 굳이 'Transformation'을 할 이유가 없다. 데이터가 미래라면 미래는 플랫폼 기업들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이 변화에 대항하면서 플랫폼의 지배에서 벗어나 고객과의 관계를 다시 만들려는 시도가 바로 구독전략이다. 내가 고객과 직접 커뮤니케이션하고 관계 맺으며 거래하는 방식으로 사업방식을 바꾸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구독이라는 단어를 정기구매와 같이 한정된 의미로 사용하면 안 된다. 구독의 개념을 좀 더 확대해서 'Direct to Consumer' 전략 즉 고객과의 관계를 다시 만드는 전략으로 해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뉴욕타임스가 보여줬고 나이키와 디즈니가 실험하고 있는 전략이 바로 구독전략인 것이다. (『구독전쟁』, 이승훈)

기업은 플랫폼에 올라타든지, 플랫폼에서 독립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한다. 오늘날 전세계의 기업들은 아마존, 애플, 구글, 알리바바나 네이버, 쿠팡과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의 틀 안에서 안주할 것인지 아니면 독립해서 생존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제상황은 거대 플랫폼 기업의 독점 강화로 이들을 통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하여 성장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 

나이키나 디즈니가 아닌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이 전략이 휠씬 현실적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들 중소기업의 과제는 그들이 플랫폼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살아 남기 위한 플랫폼 기업과의 관계를 정립하고 잘 활용하는 전략이 될 것이다.

한편으론, 거대 플랫폼 기업에서 독립해서 생존의 길을 찾는 길을 선택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플랫폼은 그 사업 영역이 무엇이든 그 참여자의 규모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참여자의 규모 확대를 추구하는 곳에서는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 문제들은 단단한 것 처럼만 보이는 플랫폼에 균열을 만들어 내고 있다. 플랫폼의 약점을 파고들어 참여자의 규모 확대보다는 진심으로 고객 만을 바라보면서 생존전략을 세우고 실행해가는 기업들도 확대되고 있다. 

이들의 생존을 위한 전략이 바로 새로운 ‘구독전략’이다. 

◆D2C 구독모델은 제조업체가 기존 플랫폼 공룡을 패싱하고 소비자에 직접 판매하는 것이다. 

고객의 파워가 강해진 현실에서 기업은 고객을 직접 만나고, 고객을 분석하고, 고객을 위한 제품을 만들고, 고객의 신뢰를 받는 것이다. D2C(Direct to Customer) 모델은 제조기업이 아마존이나 쿠팡같은 거대 유통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직접 온라인 자사몰,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와 소통과 자체 판매망을 강화하여 소비자 데이터를 적극 수집하는 등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상호작용(Interaction)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D2C 전략을 세우고 있다. 

D2C 모델의 장점은 유통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도 소비자들의 취향과 소비 성향 같은 데이터를 직접 확보해 마케팅과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온 유통 플랫폼이 PB 상품을 만들면서 자신의 경쟁자로 떠오르는 상황도 기업들의 D2C 모델로 전환하는 큰 요인 중 하나이다. 

미국의 제조 업체들은 공룡 플랫폼 아마존이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PB 상품을 만든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탈(脫)아마존을 감행하기 시작했다. 2019년 나이키가 ‘아마존 철수’를 선언한 뒤 자체 홈페이지 및 앱을 강화한 것이 대표적 예다.

소비자는 자신의 개성이나 취향에 맞는 브랜드와 제품을 고르길 원하고, 기업은 소비자와 직접 접촉함으로써 자체 브랜드를 구축하고 소비자 데이터를 얻고자 한다. 이런 흐름을 타고 아마존과 쿠팡이 득세하는 가운데서도 ‘소비자 직접 판매’, 즉 D2C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미국에서 D2C 트렌드를 더욱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폭증하는 온라인 주문량에 천하의 아마존도 배송난을 겪자 소비자는 ‘대안 구매처’를 찾았으며, 각 제조사도 대형 유통업체에만 기대선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구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하인즈는 코로나19 사태 때 영국에서 ‘하인즈 투 홈(Heinz to Home)’ 서비스를 시작, 수프나 토마토케첩 등 인기 제품을 번들로 묶어 고객에게 직접 배송해 큰 성공을 거뒀다. 

쇼피파이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40%는 아마존이나 월마트를 거치지 않고 브랜드나 제조사에서 직접 구매하며, 2022년 미국 D2C 고객 수가 전체 인구의 30%에 해당하는 1억3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쇼피파이는 코로나19 시기에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올해 1분기 구독 기업이 크게 증가하며 구독 솔루션 매출 3억2070만 달러(약 3690억 원)를 달성, 전년 동기 대비 71% 상승했다. 

대부분 스타트업인 D2C 기업은 달러쉐이브클럽, 와비파커, 허블, 서드러브, 터프트앤니들, 이어고, 어웨이, 글로시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타켓 시장은 대부분 소수의 제조기업에 의해 과점되어 있었고 그 결과 소비자들은 이유도 없이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했던 시장이다. 

소수의 시장지배자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고객의 개선요구(Pain Point)는 있지만, 이들은 굳이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면서 고객에 대응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제조와 유통을 모두 장악한 안경테 브랜드들의 마진율은 수백%였고, 질레트 역시 50~60%의 고마진과 70%라는 시장지배율을 누렸다.

다른 한편으로 플랫폼이 요구하는 판매 수수료나 입점 조건도 무시할 수 없다. 나이키가 탈 아마존 후 매출 성장세에 비해 영업 이익이 더 크게 증가한 것도 온라인 플랫폼에 내야 하는 판매 수수료가 줄어든 덕분이다.

하지만 D2C 기업들은 ▲새로운 저가 생산자의 발굴, ▲인터넷과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유통망, ▲SNS라는 새로운 효율적인 마케팅이라는 3가지 혁신으로 고객들에게 기존 가격의 50%로 유사한 품질의 가성비 좋은 제품을 제공할 수 있었다. 

이 공식은 D2C라는 새로운 사업방식의 스타트업을 양산하게 된다. 
달러쉐이브클럽 등의 성공에 힘입어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유사한 패턴이 적용될 수 있는 시장을 찾기 시작했고, 그 결과 콘택트렌즈, 여행용 가방, 매트리스, 보청기, 안경, 속옷 등의 시장에 D2C 기업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MZ세대의 등장도 이런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국내의 기업들은 D2C 강화를 통해 고객을 ‘자사 몰’로 유치하기 위해 고민중이다.

최근 기업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D2C 강화다. 삼성전자는 자사 앱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스마트폰 같은 주요 제품을 판매하는 D2C 사업을 키우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애플이 자사 스토어를 통해 제품 30%를 판매하고,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판매가 급증한 상황에서 삼성도 D2C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소비재에 국한되지 않는다. 세계 최대의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는 자동차는 당연히 딜러십 네트워크를 통해 팔아야 한다는 상식을 깨 버리고, 고객이 1억원이 넘는 고가의 자동차를 온라인에서 결제하게 만들고 있다. (김형택, “D2C 시대 디지털 네이티브 브랜드 어떻게 할 것인가?”)

D2C 구독서비스의 성장은 물류서비스의 기반이 필요하다. 4차산업혁명과 위드코로나 시대의 기업은 높아지는 고객의 물류서비스 니즈와 이에 따른 물류비용의 증가가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구독서비스는 제조나 유통기업은 대량 계획 생산과 구매를 통해 가격 경쟁력과 가격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물류측면에서 예측 가능한 물류 운영이 가능하게 한다. 물류센터 내 적정 재고 유지와 계획적인 작업, 계획배송을 가능케 해 안정적이고 균질화된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물동량의 예측과 조정이 가능해 가동률과 생산성이 향상되며, 고객의 니즈에 맞는 물류서비스를 가능케 한다. 더불어 4차산업혁명에 빅 데이터를 활용한 고객맞춤 포장, 선호 시간대 배송 등의 물류서비스가 가능해져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상근(ceo@sylogis.co.kr)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국토교통부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정책분과위원'(현)
-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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