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산 원장의 아름다운 뒤태] 키위새는 왜 멸종되었을까
[가재산 원장의 아름다운 뒤태] 키위새는 왜 멸종되었을까
  • 편집국
  • 승인 2021.11.30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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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편하고 안락한 것을 추구하게 마련, 그러나 안락함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성공은 불안 속에서 잉태한다. 한번 성공했다고 멈추고 만다면 절대 안전지대가 아니다.
‘불안의 힘’은 안전지대로 가기 위한 가장 큰 힘이요 엔진, 성공은 ‘불안’이라는 DNA를 먹고 산다.
가재산ㆍ한류경영연구원 원장ㆍ피플스그룹 대표
가재산ㆍ한류경영연구원 원장ㆍ피플스그룹 대표

수년 전 내가 잘 알던 공공기관에서 신입사원 채용 면접 심사 부탁을 받고 참여한 일이 있다. 신입사원 면접이라지만 인턴으로 10명을 뽑아 6개월 근무시킨 뒤에 그중 몇 명만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방식인지라 채용 조건이 아주 열악했다.

놀랍게도 고작 인턴 10명을 뽑는 채용시험에 2,700명이 응시하였고 필기시험, 영어면접까지 통과한 40명이 최종 면접 대상이었다. 운 좋게 최종 면접에 남은 이들은 소위 SKY 대학 출신이 대부분이었고 영어 토익 점수도 900점을 넘는 우수한 인재들이었다. 공공기관이 아무리 안전지대라고 하지만 인턴사원 뽑는데 270:1의 경쟁률이란 쏠림이 심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왜곡된 현상이다.

가장 안전하다는 공무원 시험을 보기 위해 매달리는 공시족들이 수십만에 달하고 대부분의 공공기관 취업시험 경쟁률이 수백 대 일이 넘는 반면, 정작 인원이 필요한 중소기업엔 일손이 태부족이다. 안전지대라고 할 수 있는 공공기관이나 대기업만을 찾는 젊은이들이 많다 보니 청년 백수가 백만 명을 넘는다. 그로 인해 사회적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요즘 샐러리맨의 2/3 정도는 언제 그만두어야 할지 불안하기만 하다고 한다. 이 와중에서 근무 조건이 좋은 회사를 ‘신이 내린 직장’이라고 하는데 이를 뛰어넘어 ‘신도 부러워한다는 직장’까지 등장했다.  정년이 보장된 철밥통 근무 조건을 가진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등을 말한다. 기업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삼팔선이니 사오정이니 하면서 상시 구조조정 분위기가 계속되어 정년은 고사하고 직장 존속의 위기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에 따라 잘나가는 대기업 직원들조차도 안전지대인 공공기관이나 공무원 등을 선호해 전직하는 심각한 실정이다.

머리 좋고 젊은 사람들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일에 청춘을 불태울 생각은 하지 않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쪽으로 쏠리고 있다. 힘든 일에 도전하지 않고 안전만을 좇는 사회적 트렌드라고는 하지만, 분명 젊은이들 자신의 미래는 물론 나라의 미래까지 어둡게 하고 있다.

인간은 원래 편하고 안락한 것을 추구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안락함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인도에는 원숭이들이 모여 사는 절이 많다. 그중 한 사원은 주위 경관이 좋기로 평판이 나 있었다. 게다가 많은 원숭이가 떼를 지어 모여 살고 있기 때문에 이 원숭이들의 재주와 묘기를 즐기려고 많은 관광객이 모여들었다. 그들은 특히 원숭이들에게 먹이를 주며 같이 노는 재미를 만끽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원숭이들이 점점 죽어가고 원숭이들의 재롱도 사라져버렸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이 원숭이들이 관광객들이 재미로 주는 기름진 먹이로 인하여 살이 찌자 병들기 시작했고, 뚱뚱해진 원숭이들이 활동을 멈춰버렸다. 인간에게 비유하면 비만에다 당뇨병 같은 성인병에 걸린 것이다.

안락함 속에는 이 원숭이들의 경우처럼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불안이나 긴장은 신체적 안전에 위협이 되지만, 실제적인 위험에 대한 반사적 반응으로 생기는 공포감과는 구별된다. 누구에게나 일상생활에서 어느 정도 불안이 나타나는 것은 불가피하며, 그 정도는 정상이라고 볼 수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와는 다른 ‘건전한 긴장감이나 불안감’은 새로운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방아쇠 역할을 한다.

역사적으로도 불안은 수 많은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어놓았다. 알프스를 넘을 때의 나폴레옹, 로마로 진격하기 위해 루비콘강을 건너던 카이사르(BC100∼BC44),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기다렸던 안중근 의사는 정말 불안했다.

성공은 불안 속에서 잉태한다. 한번 성공했다고 해서 거기에서 멈추고 만다면 절대 안전지대가 아니다.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가 이야기했듯이 번영 뒤에는 반드시 쇠퇴기를 맞는다. 편안함이나 안락 속에는 위험의 독소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키위새는 뉴질랜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마스코트이자 뉴질랜드 정부가 국조(國鳥)로 지정하여 보호하는 새다.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과 같은 존재다. 원래는 무리를 지어 뉴질랜드에 살았고, 독수리처럼 창공을 날던 새였다. 멸종위기 속에 살아남아 있는 키위새는 철저한 보호를 받아야 살 수 있고 동물원에 가야 겨우 볼 수 있는 애완동물로 전락했다.

이 지구상에 포유류가 생성되기도 전인 수억만 년 전, 큰 대륙의 일부였던 곤두아나랜드에서 떨어져나온 뒤, 뉴질랜드는 오랜 세월 동안 고립된 섬이었다. 이런 까닭에 이곳에는 다른 대륙과는 달리 독자적으로 진화의 길을 걸어온 특이한 동물과 식물들이 많이 있었다.

특이한 사실은, 이곳 원주민인 마오리족들이 태평양의 어디선가에서 약 천 년 전 이곳에 이주하기 전까지 이 땅에는 포유류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키위새들은 풍부한 먹이 덕분에 천적이 없는 곳으로 날아다닐 필요가 없었다. 날기를 거부한 키위새들은 점점 날개가 퇴화했고, 이곳은 날개가 없어진 키위새조차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새들의 천국이 되었다.

날지 못하는 키위새들은 이곳에 마오리족이 이주하게 되면서 재앙을 맞는다. 사람들과 함께 이주해 온 개, 고양이, 돼지, 들쥐와 같은 포유류들은 순식간에 이곳의 키위새들을 멸종 위기로 내몰았다. 비대하고 동작이 둔한 이 새들은 새로운 침입자들의 공격에 무방비일 수밖에 없었다.

대개 나라를 상징하는 동물들인 독수리나 사자, 호랑이 등은 강하고 힘센 이미지를 갖는 데 반해, 이곳 뉴질랜드의 상징이 키위새라는 사실은 자못 흥미롭다. 힘없어 보이고 보호해주지 않으면 멸종될 수밖에 없는 위기의 동물인 키위새가 뉴질랜드의 상징이고, 이 나라 사람들이 스스로를 키위라 부르는 모습은 참 이색적으로 보인다.

환경에 안주만 하다가 날개가 없어진 키위새 이야기는 IMF를 겪으면서 아물지 않은 상처와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 직간접적으로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더구나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 할 시니어들에게 화려했던 과거를 떨쳐버리고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암시해주는 강력한 메시지다.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처럼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이며,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결국 쇠망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키위새는 경고해주고 있다.

익숙한 안전지대에는 늘 보이지 않는 위험이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법이다. ‘불안의 힘’은 안전지대로 가기 위한 가장 큰 힘이요 엔진과도 같다. 성공의 기회는 예기치 않은 불안을 뚫고 모험심을 가지고 추진력을 발휘할 때 살포시 찾아온다. 성공은 ‘불안’이라는 DNA를 먹고 살기 때문이다.

가재산
ㆍ한류경영연구원 원장
ㆍ피플스그룹 대표
ㆍ핸드폰책쓰기코칭협회 회장
ㆍ청소년 빛과 나눔장학협회 회장
ㆍ책과 글쓰기대학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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