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야드(Yard), 피트(Feet), 미터(Meter)
[전대길 CEO칼럼] 야드(Yard), 피트(Feet), 미터(Meter)
  • 편집국
  • 승인 2021.12.08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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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자와 되와 저울의 총칭’인 "도량형(度量衡)"의 도(度)는 길이를 측정하는 도구인 자(척尺), 양(量)은 토지수확물을 계량하는 도구인 되 승(升)· 말(斗)· 섬(석石)이다. 

형(衡)은 물건의 중량을 측정하는 도구인 저울(량.근)을 말한다. 도량형은 전근대사회의 인간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 

‘길이, 부피, 무게를 재는 기구’인 ‘도량형기(度量衡器)는 국가의 조세 수취에 이용되었다. 뿐만 아니라 전근대 현물교환과 인간의 상행위(商行爲)에서 반드시 필요한 도구였다. 그래서 도량형은 언제나 통일성(統一性)이 요구되었다.                  

 <영국 왕 Henry 1세(1068~1135)>
 <영국 왕 Henry 1세(1068~1135)>

1120년 노르만 왕가의 ‘뛰어난 학자(Henry Beauclerc)'라는 별칭을 가진 영국 ‘Henry 1세(재위기간 1100~1135)가 ‘Yard 사용법’을 선포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Henry 1세의 ‘코끝부터 쭉 뻗은 팔의 손가락 끝까지의 길이(91.44Cm)’를 1 Yard의 표준으로 정해서 선포한 것이란다. 
               
하이힐(high heeled shoes)을 즐겨 신었던 ‘루이 14세(재위기간 1643~1715)의 발(Foot) 길이(30.48Cm)'를 ’1 Feet의 표준‘으로 프랑스인들은 정한 것이란다. 그래서 1 Feet가 30.48Cm가 된 것이다.  

  <프랑스 왕 Louis 14세(1638~1715)>
  <프랑스 왕 Louis 14세(1638~1715)>

1799년 프랑스 과학아카데미는 프랑스 수도 Paris를 경유하여 남극과 북극을 잇는 지구의 둘레를 측정했다. 이 측정치의 1/40,000,000을 1m로 정한 프랑스는 미터법을 정식으로 채택했다. 

그 후 나폴레옹은 자신이 정복한 유럽의 모든 나라에 미터법 사용을 강제(强制)했다. 17세기 프랑스에는 수많은 무게 측정 단위가 있었다. 

프랑스 대혁명과 함께 시작된 가장 큰 변화는 킬로그램, 미터법을 사용하는 도량형을 통일해서 사용한 것이다. 루이 16세가 재임 중 마지막으로 결재한 문서는 바로 미터법 환산이었다. 

나폴레옹은 유럽을 정복한 후 킬로그램(Kg), 미터(Meter)법을 강제로 쓰도록 도량형을 통일시켰다. 

그러나 영국을 정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영국은 고대 Rome에서 통용되던 단위인 리브라(Libra)를 무게 단위로 사용했으며 파운드(Pound/lb)로 줄여서 불렀다. 

라틴어에서 무게를 의미하는 ‘폰두스(Pondus)’는 독일어의 ’푼트(Pfund)', 프랑스어의 ‘푸아(Poids)'와 같은 의미의 무게, 중량을 뜻하는 단어다. 

파운드 표기인 ‘lb 또는 lbs’는 libra<라틴어로 저울접시(天秤)>의 약자다. 그 무게는 0.45359237Kg이다. 대체적으로 22파운드(lbs)를 10Kg으로 볼 수 있다. 파운드(lb)보다 작은 무게단위로 온스(Ounce)를 쓴다. 1온스는 1/16 lbs이며 28.35g이다.                             

<미터원기(原器)>
<미터원기(原器)>

1875년, 미터법이 쉽고 우수하다는 점을 인정, 17개 국가대표가 ‘국제 미터(meter) 협약’을 체결했다. 1889년 제1회 국제 도량형 총회에서 '미터원기(原器)'를 백금과 이리듐의 합금(合金)으로 '미터원기(原器)'를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미터법이 확립된 것이다. 1875년 나폴레옹은 “정복(征服)은 순간이지만 미터법은 영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구상에서 미터법을 쓰지 않는 나라는 미국, 미얀마(前, 버마), 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로 알려져 있다.  

1999년 9월, 지구에서 1억㎞ 이상 떨어진 우주에서 미국의 화성 기후 탐사선이 궤도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억 2500만 달러(약 1300억 원)짜리 탐사선의 사고원인은 어처구니없게도 도량형 단위 때문이었다. 

탐사선의 제작사인 록히드 마틴이 미국에서 흔히 쓰는 야드파운드법 단위로 작성한 도량형 제원을 NASA 제트추진연구소가 미터법 단위로 착각(錯覺)했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화성 기후 우주 탐사선은 예정 궤도보다 낮게 진입했다. 결국 대기와 마찰을 일으켜 불에 타버리고 말았다. 

해마다 10월14일은 세계 표준의 날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Yard, Feet, 미터(Meter)법’에 이러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겨져 있음을 필자는 여태까지 몰랐다. 호기심으로 온갖 책을 밑줄 치며 읽다가 요즘에야 알게 되었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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