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직업·창직 찾기 - 이공계열·3050여성 ㉖] 과학커뮤니케이터
[신직업·창직 찾기 - 이공계열·3050여성 ㉖] 과학커뮤니케이터
  • 김윤철 기자
  • 승인 2023.01.30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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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대중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소통 전문가
창의성과 소통 능력 중요 ···이공계 관련 전공자 유리
과학커뮤니케이터 인터넷 검색결과 갈무리

[아웃소싱타임스 김윤철 기자] 우리는 팬데믹이라는 미증유 사건을 경험하면서 코로나19뿐 아니라 코로나19를 둘러싼 비과학적 정보와도 싸워야 했다.

새로 등장한 mRNA백신에 대한 논쟁과 더불어 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하지 않고 음모론에 기대 쓴 자극적인 내용들이 널리 퍼지면서 중·고등학생 시절 이후 다시금 과학분야 책을 공부하는 어른들이 늘어나기도 했다.

또한 팬데믹 기간 동안 과학과 일반인의 의사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우게 됐다.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한 전문가들이 복잡한 과학과 의학 정보를 일반 대중들에게 쉽게 전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자주 보았기 때문이다.

과학 전문가들만 의사소통이 힘든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생활속 여러 곳에서 등장하는 과학 원리를 제대로 설명하는 어른은 많지 않다. 예를 들어 지구가 태양 주위를 1년에 한 바퀴씩 공전하고, 하루에 한 번씩 지축을 중심으로 자전하면서 계절이 생기고 밤과 낮이 생기는 원리, 자동차가 달리는 가속력, 사과가 떨어지는 중력 등 거의 매일 접하는 익숙한 일상이지만, 이에 대해 꼼꼼하면서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어른은 몇 명 되지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에 따라 일반 대중들에게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 주어 이해시켜야 하는 사람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과학(사이언스)커뮤니케이터’이다.

■어떤 일을 하나요?
과학(사이언스)커뮤니케이터는 과학의 대중화를 목적으로 일반인이나 학생들에게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일을 한다. 이들은 학교와 과학관, 과학전시업체 등에서 유머, 스토리텔링, 은유 등을 사용해 일반인에게 과학을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준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과학큐레이터, 과학콘텐츠개발자, 과학해설사, 학교밖 과학교실강사, 방과후 과학탐구강사, 과학저술가, 과학연극인 등이 모두 과학커뮤니케이터에 속한다.

과학큐레이터와 과학콘텐츠개발자, 과학해설사 등은 과학관이나 박물관, 전시업체에서 과학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해 전시하며 관람객들에게 전시된 자료를 쉽게 설명해준다. 특히 과학해설사는 과학관 관람객을 대상으로 과학기술과 관련된 전시품, 과학실험, 과학탐험 등을 알기 쉽게 해설해주는 전형적인 과학커뮤니케이터라고 할 수 있다.

이밖에도 과학커뮤니케이터는 일반인이나 학생이 과학기술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프리젠테이션(문서, 연극, 공개실험 등) 방법을 구상하고 전달하는 등 과학과 기술을 대중에게 쉽게 소통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과학커뮤니케이터는 과학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각 분야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직무를 수행한다.

유쾌한 '사이언스커뮤니케이터'로 자신을 소개하는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사진 제공=연세대학교 블로그)<br>
유쾌한 '사이언스커뮤니케이터'로 자신을 소개하는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사진 제공=연세대학교 블로그)

■해외 현황 : 선진국의 주요 과학관에서 활발히 활동
과학커뮤니케이션이 관심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유럽에서였다. 당시 유럽은 광우병 파동이 발생하면서 과학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급격히 떨어졌다.

여기에 일본의 과학 기술력이 유럽을 능가하면서 이공계에 대한 평가는 절하됐다. 때문에 과학자를 비롯한 유럽사회의 지식인 계층은 과학적 이슈에 대해 대중과 어떻게 소통할지, 어떻게 하면 청소년들이 이공계에 관심을 가질지를 고민했다. 이때부터 과학커뮤니케이션을 단순히 수단이 아닌 하나의 분야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배경에서 ‘과학커뮤니케이터’라는 직업이 탄생했다.

이들은 과학의 대중화를 위한 전문가로서 주로 과학관에서 일반인들이 과학과 쉽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의 주요 과학관에는 다수의 과학커뮤니케이터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미국 국립항공우주박물관에 820명, 일본 미래과학관에 400명, 독일 이체스박물관에 380명이 과학전문 인력으로 근무 중이며, 외국 과학관의 경우, 전시물과 학교 교육 과정이 연계된 학생용, 교사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를 쉽게 만날 수 있다

■국내 현황 : 과학문화 교육의 필요성 공감
학교에서의 과학교육은 학생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인을 위한 효율적인 과학교육의 체계가 우리에게는 오히려 절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과학커뮤니케이터는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과학을 쉽고 흥미롭게 소통시키는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과학커뮤니케이터협회, 한국과학관협회 등을 통해 창의실험지도사, 학교밖 과학교실 강사, 과학해설사 등의 과학커뮤니케이터가 양성되고 있다. 그러나 과학관의 일자리 부족으로 전문 인력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 편이다. 전문 과학해설 인력은 임금이 비교적 낮아 이직이 빈번한 편이고, 봉사활동 인력은 전문성 결여 등으로 품질 높은 서비스 제공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현재 과학커뮤니케이터 종사자 수를 정확히 추산하기는 어렵지만 과학커뮤니케이터협회 회원은 약 250명 정도이다. 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에서는 2005년부터 기본, 심화과정 과학커뮤니케이터 양성과정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수료생들은 대부분 학교밖 과학교실, 문화센터, 방과후 교실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주로 프리랜서 형태로 근무하며 시간당 3~5만 원 정도의 임금을 받고 있다. 보통 학교밖 과학교실은 5만원정도, 문화센터나 방과 후 교실은 3만 원 정도로 책정되어 있고, 과학커뮤니케이터의 능력과 경력 등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지난해 '과학문화 전문인력 활동 현황 조사'에 따르면, 2019년부터 과학문화 전문인력 양성 교육 및 후속 지원을 진행해 오고 있으나 수료생의 39%만이 과학소통 활동 중이라고 밝혀 여전히 과학 전문인력이 부족함을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관계 부처에서는 우선 과학관을 중심으로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이를 토대로 민간시장의 다양한 분야에서 과학문화 대중화를 위한 전문가를 양성할 계획이다. 

‘제4차 과학관 육성 기본계획(2019~2023)’ 2022년 시행계획에 따르면, 2022년 주요 계획으로 공립과학관의 안정적 운영 환경 조성을 위해 과학해설사(상시 57명, 수시 22명) 근무자 지원 사업을 계속하고, 해설사 양성 교육 수료자 대상으로 국립과학관 현장 해설 실습 등 실무 중심으로 심화교육을 신설하여 해설사 전문성 강화를 추진할 예정임을 밝히고 있다.

2023년도 과학기술문화사업 시행계획에 따르면, 전문인력 활용 분야에서는 과학문화 전문인력, 과학해설사 등을 활용한 과학공연, 교육 프로그램 기획‧개발로 체험 콘텐츠의 참신성‧다양성 확보하고자 하고 있다. 기존 위탁운영 방식에서 과학문화 전문인력을 활용한 과학관협회 기획 운영 방식을 도입하여 현 트렌드가 반영된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한다고 목표다.

한국고용정보원 관계자는, “학교 교육과정에서 점점 단순한 암기나 계산보다는 창의성이 중요시되고 있어, 학교 안팎에서 과학커뮤니케이터의 역할 또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학문화를 보급하는 수단도 다양화, 전문화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타나면서, 일반인의 관심을 끌고 과학지식과 과학적 사고방식을 일깨워줄 역량 있는 전문과학커뮤니케이터의 수요가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어떻게 준비하나요?
기본적으로 이공계 관련 전공자로서 과학에 대한 지식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어야 한다. 때문에 은퇴한 교사, 교수 등의 전문 인력도 많이 활동하고 있다. 대졸이상 학력의 이공계 관련 전공자 또는 학원 및 방과후 교실강사 등으로 과학수업을 진행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양성교육을 받으면 과학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는데 유리하다.

과학, 기술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프리젠테이션에 사용할 실험도구나 내용의 이해가 가능하고 그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흥미 있게 말과 글 또는 연극 형태로 구상하고 표현하는 창의성이 필요하다. 또한 아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중요하다. 정형화된 교재나 지침서 없이 스스로 아이들을 위한 수업을 구성해내고, 능동적으로 소통할 줄 알아야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이미 주입식 수업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보다 쉽게 이해시키려면 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적합한 사람 : 과학을 쉽고 재미있는 말과 글, 연극 등으로 전달하는 직업이므로 과학지식과 창의성이 풍부하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좋아야 한다.

▲필요한 자격 : 대졸이상 학력의 이공계 관련 전공자 또는 학원 및 방과후 교실 등에서 과학수업을 진행해 본 경험자가 과학커뮤니케이터 양성교육 과정을 이수하는 것이 좋다.

▲필요한 공부 : 기본적으로 이공계 관련 전공자로서 과학에 대한 지식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어야 한다. 과학, 기술을 설명하기 위해 프리젠테이션에 사용할 실험도구나 내용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야 한다. 과학을 쉽게 이해시키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자격증 준비 :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사이언스커뮤니케이터 양성과정,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WISET의 SC 창의실험지도사 과정(기본, 심화), (사)한국과학커뮤니케이터협회 주관 교육세미나, 지역센터의 SC양성 교육과정, 서강대학교‘과학문화 아카데미’를 통해 준비할 수 있다.

▲활동영역 및 진출분야 : 국립서울과학관, 국립과천과학관, 전국 공·사립과학관, 학교밖 과학교실, 방과 후 과학탐구교실 강사로 진출할 수 있다. 과학칼럼리스트, 과학저술가, 과학관큐레이터, 언론매체 리포터 등으로도 활동할 수 있다.

사단법인 직업상담협회 신의수 이사에 따르면, “전문성을 보유한 개인·단체·콘텐츠 창작자의 주도적인 과학기술 활동을 지원하고 있기는 하지만, 시장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과학커뮤니케이터의 현장 안착과 지속 활동을 위한 지원 등을 미흡한 것이 우리나라의 엄연한 현실”이라면서도, “향후 ‘민간 자생력 강화를 통한 과학문화산업 육성 본격화’를 위해 과학문화산업 동향 및 시장의 수요를 고려한 (가칭)과학문화 전문인력 양성 이행안을 수립하여 맞춤형 교육, 콘텐츠 고도화 및 실전 활동 지원을 강화할 예정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과학커뮤니케이터 양성을 위한 노력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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