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소싱 이슈] 아웃소싱 기업, 미래생존 위해선 IT기업이 되어야
[아웃소싱 이슈] 아웃소싱 기업, 미래생존 위해선 IT기업이 되어야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4.04.26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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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보다 디지털이 더 익숙한 인구 증가...디지털전환은 필연적
대체 불가능한 기술·시스템으로 경쟁력과 전문성 확보
기술이 뒤따르지 못하는 산업의 기성기업, 기술 두른 신기업에 잠식 우려
개발부터 사후관리까지 가능한 완전한 내재화 필요
전 산업에 디지털 전환이 요구되는 시대다. 아웃소싱 기업도 솔루션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자체적인 시스템을 내재화하고 있는 곳은 손에 꼽는다. 업계의 질적 발전을 위해서는 시스템 개발에 대한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본다.
전 산업에 디지털 전환이 요구되는 시대다. 아웃소싱 기업도 솔루션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자체적인 시스템을 내재화하고 있는 곳은 손에 꼽는다. 업계의 질적 발전을 위해서는 시스템 개발에 대한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본다.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끊임없이 쏟아지는 신기술이 최근 현대사회를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불과 50년 전만 하더라도 컴퓨터의 도입 조차 희귀한 사례였으나 이제는 인공지능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알파고의 81수 실패를 보며 인간의 승리에 기함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젠 인공지능으로 그림을 그리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시대다. 

기술의 발전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이제 30년 기업, 50년 기업과 같은 '기업의 장수'는 기업의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할 수 없게됐다. 한 기업이 십수년간 쌓아놓은 노하우를 신생 기업이 불과 몇년, 빠르면 몇개월 만에 따라잡을 수 있는 시절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기술 중심의 새로운 경영모델 없이는 뿌리깊은 장수기업도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아웃소싱 기업도 마찬가지다. 업계 내부에서도 2010년대부터 시스템 개발의 필요성이 꾸준히 언급됐지만 실질적인 투자가 이뤄진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자본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의 매출 신장에 직접적인 성과를 가져오지 않는 시스템 개발은 비용 부담으로 치부된 까닭이다. 

그러나 최근 발 빠르게 시스템 개발에 투자했던 기업들이 고객사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투자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지난 2019년 터진 코로나19로 시스템 내제화를 마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대응력 차이가 크게 확인되기도 했다.

최근 고객사인 대형, 중견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에서도 디지털전환이 속속들이 이뤄지면서 아웃소싱 기업도 생존을 위해서는 IT기술을 내부에 갖춘 기업으로 거듭나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전문기술이 필요없는 아웃소싱 기업, 대체가능한 소모품으로 전락
-비용 중심 영업에 집중해 투자 도외시...'無기술 산업'으로 악순환
과거 아웃소싱 기업의 대부분의 업무는 기술 중심 보다는 서비스 중심에 가까웠다. 직접 근로자를 교육하고 관리하는 것이 기술 없이도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고객사인 수급 기업 역시 시스템과 같은 기술 영역을 크게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저 '필요한 인력'을 '원하는 만큼' 문제 없이 잘 공급해주는 것이 아웃소싱 기업의 역할로 여겨졌으며, 현재도 그러한 인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편협적인 관점은 국내 아웃소싱 업계에 고질적인 문제를 남겼다. 아웃소싱 기업이 언제든 대체 가능한 소모품과 같은 역할로 여겨진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단순히 필요한 인력을 원하는 시기에 공급해주기만 하면 되다보니, 굳이 특정한 기업과의 계약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 누구든 큰 문제 없이 인력만 제대로 조달해줄 수 있으면 된다는 식이다.

이는 아웃소싱 기업이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한 개발과 투자보다는 보다 저렴하게 타사보다 더 낮은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나, 아웃소싱 계약을 책임지고 있는 담당자의 구색 맞추기에만 집중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아웃소싱 기업 스스로 비용에만 초점을 두게 되면서 자발적으로 우리 산업이 소모품의 역할을 자처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빚어진 셈이다. 

그러하다보니 많은 아웃소싱 기업이 파견·도급근로자의 처우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자발적인 환경 개선에도 인색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감히 '을'이 '갑'에게 반기를 드는 하극상을 벌일 수 없고 스스로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을 신경쓰기엔 '내 목구멍이 포도청'이란 생각을 지우기 쉽지 않은 탓이다.

심지어는 계약만 유지하기 위해 적자 경영을 이어가면서도 불합리한 계약에서 파생된 손해를 4대보험 체납이나 수당 미지급과 같은 불법행위로 채우는 일부 악덕 사업주의 만행도 발생하고 있다. 신문, 방송 등 매체에 해마다 이와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아웃소싱 기업은 중간 수수료를 착취하는 악덕기업으로 매도되는 부정적 인식을 낳았다. 

업계 내부에서는 일부 기업만 몸집을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업체의 전문성을 식별하는 게 파견·도급 계약의 최우선 순위에서 밀리면서, 계약의 주체인 수급기업이 기존의 업체와 관행대로 계약을 유지하거나 주먹구구식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다수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아웃소싱 산업의 질적 발전과 부도덕한 행위의 자정을 위해서라도 시스템 개발을 통해 각 개별 기업의 고부가가치화가 필수적이다.

■ 어차피 해야할 숙제는 미리 하는 것이 좋다!
-매일 쓴 일기와 개학일을 하루 앞두고 몰아서 쓴 일기...옆에 두고 보면 다 태가 난다

인공지능이나 IT 등 기술 도입은 투자 역량이 낮은 중소기업에서 쉽사리 결정하기 어려운 선택이다. 지난달 발표된 'KOSTAT 통계플러스 2024년 봄호' 내 '국내 기업의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 도입 영향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4차 산업혁명 신기술 중 한 가지 이상을 도입한 기업의 비율을 살핀 결과 300인 이상 대기업은 24.5%로 나타난 반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은 12.1%로 나타났다.

IT 기술을 도입하는데 발생하는 초기 비용이나 관리를 위한 고정비 지출에 대한 부담으로 해석된다.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이러한 부담은 아웃소싱 업계에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기업 규모별 인공지능 등 신기술 도입 현황 (자료=통계청)
기업 규모별 인공지능 등 신기술 도입 현황 (자료=통계청)

그러나 업계에서 시스템 개발을 통해 성과를 보이고 있는 기업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초기 투자비용을 감안하더라도 기술 도입과 시스템 구축을 한 시라도 빨리 진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아웃소싱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바로 IT 기술의 확보를 통한 시스템 구축에 있기 때문이다.

IT 기술 확보의 당위성은 경쟁력 유지, 비용 절감, 고객의 요구에 있다.
단순히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는 데서 벗어나 선진화된 시스템을 개발하고 고객사에 역 제안하는 방식을 통해 경쟁사와의 자별점을 확보하면 대체 가능한 소모품에서 벗어날 수 있다. 

고객사 즉 수급기업도 아웃소싱 기업이 선진화된 기술을 통해 기존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면 적은 비용으로 계약해 인건비를 줄이는 것 보다 더 많은 실익을 얻을 수 있다. 불필요한 업무로 낭비하던 시간을 핵심 업무에 집중하는데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IT시스템 개발은 업무 효율화를 통해 아웃소싱 기업의 인력 관리 비용을 절감하는데도 효과적이다. 예를들어 파견근로자나 도급근로자를 교육을 해야할 때 강의장 임대료, 강사 비용, 교육 시간에 따른 임금 지급 등 각종 비용이 파생된다. 그러나 모바일 교육과정을 자체적으로 확보한다면 근무시간이나 장소에 구애 없이 교육 가능하다. 

출퇴근이나 근로계약 갱신을 서면이 아닌 전산으로 작업할 경우 이를 위해 관리직원이 먼 지방까지 이동해야 하는 시간, 물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CRM을 통한 적절한 고객관리는 기업 PR에도 효과적이며 마케팅 분석을 위한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다 정확하게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고 미래 예측에도 유리하다. 

무엇보다 IT기술 개발에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는 이제 전국민 대다수가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가 됐다는 데 있다. 

과거에 IT기술은 젊은 청년층 몇몇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어떠한가. 머리가 흰 백발 노인도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고 스마트폰으로 공부를 하는 시대다. 5060 장년층도 앱을 통해 구인구직을 하고 메신저로 대화를 한다. 

사람들의 니즈는 앞으로 계속해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예측된다. 아웃소싱 기업이 구인하고 관리해야하는 파견·도급관리자나 우리 회사의 관리직 근로자 나아가 수급기업의 근로자 모두가 디지털 방식을 선호하게 되면 시스템이 없는 기업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다른 업에서는 이런 사례가 쉽게 목도된다. 그동안 동네 전단지 업자를 통해 배포되던 음식 배달 시장은 플랫폼을 구축한 배달의민족, 쿠팡이츠로 빠르게 대체됐다. 더 이상 전단지를 통한 배달 홍보는 찾아보기도 어려운 실정이고 배달 기사와 음식점 그리고 소비자 간의 관계를 과거와는 전혀 다른 형태로 바꾸어놓았다. 

지인을 통한 소개나 몇몇 카페에서의 광고나 보도방 형태의 업체 소개로 이뤄졌던 프리랜서 시장도 크몽이나 IT아웃소싱플랫폼 업체의 유입으로 빠르게 대체됐다. 

대리기사나 콜택시도 기존에는 소비자가 업체에 전화를 해 찾는 방식이었다면 카카오택시의 유입으로 앱을 이용한 방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와 같이 시스템과 기술을 갖춘 기업이 직접 이용자의 선택을 받으면서 기존에 전단지 업체나 콜택시 업체는 상당수 사라졌다. 아웃소싱 기업도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단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최악의 경우 산업 내 기존 업체 대다수가 기술과 시스템을 무기로 한 새로운 형태의 기업의 탄생으로 몰락할 수 있는 상황까지 고려해야하는 상황이다. IT 기술 확보를 통한 시스템 구축과 아웃소싱 업의 고부가가치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일부 업계 관계자는 IT기술 도입과 시스템 구축에 나아가 아웃소싱 기업이 스스로 개발과 관리까지 가능한 완전 내재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첫번째는 비용 문제다. 앞으로 전산으로 근로계약서를 체결하거나 업무 근태 상황을 등록하는 데서 나아가 안전관리, 교육, 업무지시 소통 대부분이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업무라면 일정비용을 솔루션 기업에 제공하고 활용할 수 있지만 업무 전반으로 확대된다면 비용 출혈이 막대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장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라면 초기 투자 비용이 부담스럽더라도 자체적인 개발을 통한 내재화가 필수적이다. 

두번째는 관리 품질의 문제다. 다른 업체의 기술을 차용해 도입하다보면 맞춤형 솔루션이라 하더라도 우리 기업의 환경을 전부 담아낼 수 없고, 문제나 이슈가 발생했을 때 솔루션 업체를 거치게 되면서 즉각적인 대응에도 상당 시간 더 소요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인 누적되는 데이터 확보가 어렵다보니 더 나은 시스템 개선을 위한 연구가 어려워진다. 

아웃소싱 기업이 IT 기술을 확보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생존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적인 전략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업무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 이를 따라가지 않으면 업계에서 신뢰를 잃고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 

다른 기업에 대체 되지 않고, 다른 산업에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 아웃소싱 기업은 이제 IT 기업을 자처하며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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