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성과보상사례-MEMC Korea, 한국의 정서와 미국의 가치를 섞은 퓨전 경영
공정한 성과보상사례-MEMC Korea, 한국의 정서와 미국의 가치를 섞은 퓨전 경영
  • 승인 2001.07.16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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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핵심 소재인 대구경 실리콘웨이퍼를 생산하는 회사. 1990년 미
국의 MEMC와 포항제철, 삼성전자가 40:40:20으로 합작 투자하여 포스
코휼스라는 회사명으로 탄생했고, 2000년 MEMC에서 포항제철의 지분
40%를 마저 인수하면서 MEMC Korea로 회사명을 바꾸었다.
생산량의 90%는 국내 반도체 회사에 공급하며, 10%는 수출한다. MEMC
Korea의 생산라인이 멈추면, 국내 반도체 공장 대부분이 가동을 중단
해야 할 만큼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임직
원은 950명.

MEMC Korea가 초기 시설 투자를 완료하고 공장을 본격 가동한 때는
1994년. 때마침 반도체 경기가 호황 국면을 맞은 때였다. 반도체 경기
는 2~3년을 주기로 순환하다는 게 정설. 덕분에 이 회사는 1996년 한
국의 전체 기업중 순이익 측면에서 30위권에 오르는 놀라운 경영 실적
까지 거뒀다.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다던가. 이때 노조 활동 문제를 놓고
노사 갈등이 불거져 나왔다. 1997년 노조는 파업을 단행했고, 회사는
직장폐쇄라는 최악의 조치로 맞섰다. 이로 인해 기업의 신인도는 급격
히 떨어졌고, 이후 반도체 경기마저 침체하면서 회사는 1997년과 1998
년 연속해서 적자에 빠지고 말았다.

이미 공장 가동률은 40% 수준으로 떨어졌고, 외환위기로 인해 사회 전
체적으로 고용불안이 팽배했던 시기였다. 늦게나마 회사와 노조는 노
사협력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때부터 한국적 온정주의와 미
국적 실용주의를 결합한 퓨전 경영이 시작됐다. 원리·원칙에 충실한
미국적 가치에 이익보다는 명분을 따지는 한국적 정서를 접목시킨 것
이다.

회사는 "단 한명의 직원도 고용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서 노
동조합에 "고통을 함께 극복해 내자"고 호소했다. 또 업계 최대 규모
의 사내복지기금을 출연하여 사원들의 복리후생 증진에 적극적으로 나
섰다. 임원회의에 노조위원장을 참석시켜 경영 정보를 공개하는 한편
매출 규모에 따른 성과급 지급을 약속했다.

노조도 명분을 얻으면서 회사 살리기에 적극 나섰다. 한국적 온정주의
가 듬뿍 담긴 순환 휴무제 참여, 급여 반납 등을 결의하여 회사의 노
력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노사가 손을 잡고 협력하니, 얼어붙었던 반도체 경기도 큰 문제가 되
지 않았다. 1년 뒤인 1999년에는 1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고, 2000년
에는 300억원으로 흑자가 더욱 크게 늘었다. 회사는 노조와 약속한 그
대로 매년 그 성과를 공정하게 나눴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MEMC Korea 노사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회사는
최대한의 경영 실적을 거둬 근로자의 몫을 늘리고, 노조는 회사가 어
려울 때 성심을 다해 돕는, 노사 공동의 퓨전 경영으로 노사화합의 새
로운 모델을 만들어 가고자 또다시 지혜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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