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회계법인, 감사와 세무 병행 그만둬야
美 회계법인, 감사와 세무 병행 그만둬야
  • 승인 2003.09.0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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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들의 세무컨설팅 업무가 회계감사의 독립성을 해친다는 주장
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감독당국이 아닌 회계업계 내부에서 외부감사 고객기업
에 대한 세무컨설팅을 자발적으로 중단해야 한다며 개혁을 촉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미국 유타주 소재 웨버스테이트대
학교의 로날드 마노, 매튜 모리트슨, 제임스 스웨어링젠 등 3명의 교
수는 뉴욕주공인회계사협회( NYSSCPA)가 발행하는 회계전문 월간지
“더 CPA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회계법인들은 외부감사 고객에 대
한 세무컨설팅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 교수는 논문에서“회계업계는 언제나 독립성을 주장하면서도 실제
로는 거의 독립적이지 못했다”며 “우리는 자발적으로 세무업무를 금
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그동안 세무컨설팅업무가 회계감사의 독립성을 저해하지 않는다
는 회계업계의 주장을 뒤엎는 것이다. 또 미국 회계감독당국인 상장기
업회계감독위원회(PCAOB)도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약속하고 나
서 세무컨설팅의 감사독립성 저해 논쟁의 꺼져가던 불씨가 다시 살아
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은 지난해 기업개혁법(사바네즈-옥슬리
법)이 도입된 후 회계법인들이 외부감사 고객에게 다른 서비스를 제공
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강화해 왔으나 세무컨설팅업무는 건드리지 않았
다. 기업개혁법과 SEC는 회계감사를 하는 회계법인과 세무컨설팅 계약
을 체결하는 문제를 기업의 감사위원회가 결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회계법인들은 각 기업의 감사위원회에 세무컨설팅이 회계사
의 독립성을 저해하지 않는다며 강력한 로비를 펼쳐왔다. 반면 미국
국세청은 회계법인의 세무컨설팅이 기업이나 경영자의 조세회피를 돕
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장기간에 걸쳐 조사를 벌이는 한편 회계법인
에 고객명단을 넘겨달라고 요구해 왔다.

미노 등 3명의 교수는 회계업계가 잇단 부실감사, 소송, 엔론붕괴 등
으로 인해 실추된 명예를 되찾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이들은 논문에서 “지금 회계업계는 특단의 조치가 요구되는 절체절명
의 시기에 놓여 있다”며 “정부의 개입과 통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는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 필수적이다”고 주장했다. 미노 교수
는 또 인터뷰를 통해 “세무컨설팅업무는 회계사로 하여금 기업의 변
호사가 될 것을 요구하게 마련”이라며 “감사업무와는 병행할 수 없
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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