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험부문 구조조정 가속
美 보험부문 구조조정 가속
  • 승인 2005.02.1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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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슈퍼마켓의 포기는 보험업부터"

은행, 보험, 증권, 카드 등 금융산업의 전방위 영역을 아우르기 위해 인수합병(M&A)에 몰입했던 미국 금융기관들이 최근 몸집 줄이기에 골몰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수익성이 부진한 보험사업에서 손을 떼는 식으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6일 보도했다.

`금융 슈퍼마켓`을 완성한 것으로 평가받았던 세계 1위 금융업체 씨티는 지난달 말 심혈을 기울여 인수했던 트래블러스의 보험부문을 생명보험사 메트라이프에 매각했다. 불과 하루 뒤에는 미국 4위 신용카드업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보험사업까지 포괄하고 있는 금융자문 부문을 분사한다고 밝혔다.

금융업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제너럴일렉트릭(GE)은 생명보험 및 모기지 보험사업을 분사시켜 젠워스파이낸셜이라는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고 기업공개(IPO)를 단행했다.

전문가들은 보험사업 부문 매각이 씨티나 아멕스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 보험산업협회의 로버트 하트윅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더 많은 은행들이 보험사업 분야를 순수 생명보험업체에 매각하는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기관들이 보험사업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많은 돈을 들여 보험사업체를 인수했지만 기대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보험, 카드, 뮤추얼펀드, 재정자문 등 모든 금융서비스를 한 금융기관에서 원스톱으로 제공받기를 원하는 고객들도 예상보다 적었다.

다트머스대학 턱스쿨의 빅터 스탱고 교수는 "금융업체들은 원스톱 금융서비스 제공이라는 외형에만 집착했을 뿐 다양한 상품을 통합해서 취급할 때 발생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에서 보험상품을 사기를 원하는 고객들의 수요도 과대평가했다"며 "고객들은 한 자리에서 모든 상품을 구매하기 보다 더 나은 투자수익률을 제공받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한 원인이다. 최근 몇 년간 미국 생명보험업체나 재해보험업체 모두 상당한 이익을 냈지만 취약한 상품가격 책정과 경쟁심화로 보험업계의 수익성은 날로 하락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셀런커뮤니케이션의 크레이그 웨버 선임 애널리스트는 "은행사업의 경우 향후 전망이 밝지만 보험사업의 전성기는 이미 지나갔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향후 발생할 금융기관의 보험부문 구조조정은 `매각`보다 `분사` 형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SNL파이낸셜의 존 레오나드 애널리스트는 "세금을 고려했을 때 매각보다는 분사가 훨씬 유리하다"며 분사 형태로 보험부문을 매각하는 업체가 날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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