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에 편승한 성장에서 내실성장으로 전환 필요
흐름에 편승한 성장에서 내실성장으로 전환 필요
  • 승인 2005.04.08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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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적 문제들은 제자리걸음... 정부·공급기업·활용기업 공동노력 절실

국내 아웃소싱산업이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우리나라에서 아웃소싱이 많이 활용되고 있는 분야로 자동차, 중공업, 제약, 화장품 등 주요 제조업의 생산부문과 유통, 병원, 통신업 등 서비스업에서의 비핵심 부분의 아웃소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아웃소싱 활용은 수요기업들의 아웃소싱에 대한 이해 부족과 노조와의 마찰을 우려한 진행 보류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또한 아웃소싱산업에 대한 인식의 부족으로 아웃소싱산업이 경제산업이고 고용창출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인력 조정의 대표적인 산업군으로 호도되어 제대로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실제, 정보기술(IT), 컨설팅 부문을 제외하고는 호의적 관심과 산업 지원에는 기존 산업과의 차별적인 대우가 상존할 뿐만 아니라, 육성 정책마저 아직은 미비한 실정이다. 즉, 기존의 업무도급(용역), 생산도급, 인재파견 등의 아웃소싱사업들은 실제, 외형적 성장은 이뤘지만 수익률은 저하되고 내실은 약화되는 상반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수요업체들의 아웃소싱 사용을 규제하는 각종 제도 등의 문제도 있지만 사용기업들의 비용절감에 포커스를 맞춘 저단가 정책의 지속으로 물가와 임금상승률을 반영하지 못한 것도 한 요인이다. 최근 하도급거래공정화법이 통과되기는 했지만 오랜 원-하청간의 불합리한 관습적 관계로 인해 부문을 막론하고 파트너십이 정착되기는 쉽지 않다.

이렇다 보니, 아웃소싱기업들 입장에서는 동일한 도급 단가를 가지고 상승하는 임금과 유지비를 충당하게 되고 이는 사업 악순환의 반복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또한 정부의 아웃소싱관련 산업에 대한 산업조사 및 육성정책의 미비와 각종 혜택에서의 제외·규제 등도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아웃소싱기업들은 정부의 육성 시스템 및 자금 지원 등에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등 다양한 사안에서 소외를 받고 있는 것과 비정규직 관련법 및 중소기업법 등의 규제로 발전이 묶여 있는 것 등등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실제 비정규직법안의 경우, 국회 처리가 번번히 무산되었을 뿐만 아니라, 정부 입법안도 몇차례나 수정되는 등 오는 4월 임시국회 처리마저 장담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도와 동유럽, 중국 등이 글로벌 아웃소싱 기지로 각광 받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실질적으로 미국 자동차업계의 부품 조달 아웃소싱 외에는 글로벌기업으로부터 여타의 산업에서는 매력적인 아웃소싱대상으로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이는 대만의 콴타컴퓨터가 ODM방식으로 델, 소니 등의 글로벌기업의 IT제품 생산을 아웃소싱하는 등 글로벌 아웃소싱으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데 반해 우리나라의 생산도급 업체들이 소규모 라인위탁이나 부품 생산에 한정 되어 있는 등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또한 불황의 터널을 막 빠져 나온 일본정부가 불황의 경험을 토대로 아웃소싱관련 산업을 신산업 군으로 분류해 집중 육성하는 것과도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아웃소싱산업의 육성은 국내 기업들의 산업 생산성을 높여주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도 충분한 산업 경쟁력을 확보해, 각종 규제로 자꾸 밖으로 나가려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 아웃소싱 물량을 내부에서 소화시켜 고용창출을 이끌어 내고 또한 글로벌기업들의 자본과 일감을 국내로 끌어 들여 궁극적으로는 산업의 한축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도 최근 몇년간 이와같은 중요성을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이에 육성을 위한 각종 정책 입안이나 육성안 등을 만들어 추진하고 있다. 올해 ‘컨설팅 쿠폰제’의 실시 등 가시적인 활동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기는 하지만 전체 아웃소싱산업군에서 볼때 상대적으로 규모와 고용창출력이 가장 적은 컨설팅산업에 한정되어 있고 대다수의 아웃소싱산업군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은 적은 실정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제약적인 조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에 편입된 한국경제도 결국은 세계적 흐름을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니 아웃소싱관련 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제살깎이식의 지나친 단가 경쟁과 저급한 아웃소싱업체의 난립, 최고경영자의 아마추어적인 경영관리와 개인 이기적인 사업마인드, 산업 발전을 대변하지 못하고 협소한 시각에 빠져있는 관련 협단체 등등 산적한 문제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러한 문제들로 아웃소싱산업이 아웃소싱의 성장 환경을 따라잡지 못하고 산업의 내실있는 발전이 지체되고 있다.

올해 아웃소싱산업은 한국경제가 저점을 지난 것과 궤를 같이해, 경제가 점차 활기를 띠면서 공공부문에서부터 민간기업들까지 아웃소싱에 대한 수요가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흐름에 편승한 성장이지 내실 있는 성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내실 있는 성장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정부·아웃소싱산업·수요기업간의 공통된 이해와 노력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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