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총제 폐지돼도 중소기업 영향 크지 않다
출총제 폐지돼도 중소기업 영향 크지 않다
  • 남창우
  • 승인 2006.05.22 12: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자총액제한제도가 폐지될 경우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의 영역에 진출함으로써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인식이 사회 일각에 존재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는 중소기업들이 출총제 폐지에 대해 그다지 우려하지 않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수도권에 소재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응답: 200개사)으로 ‘출총제 폐지가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76.5%가 출총제가 폐지되더라도 대기업이 중소기업 사업에 진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변해 대기업의 무리한 사업 확장을 우려하는 기업이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기업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23.5%로 조사됐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대한상의는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시장과 주주, 이사회, 시민단체 등의 견제와 감시기능이 크게 강화돼 대기업이 윤리적·도덕적 부담을 느끼면서까지 무리하게 중소기업 영역에 진출하는 관행이 거의 사라져 대기업을 경쟁관계로 여기는 중소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 반영하듯 중소기업의 사업상 경쟁대상을 묻는 질문에 대해 ‘동종업계 중소기업’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83.0%로 압도적으로 높았던 반면 ‘해외업체’(8.0%) 또는 ‘출총제 적용 국내 대기업’(7.5%)을 꼽은 응답업체는 소수에 불과했다.

‘출총제 존폐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과반수(49.0%)가 ‘중소기업과 무관한 일’이라는 의견을 보여 출총제 폐지에 따른 경




부담이 없음을 시사했으며, 17.5%는 ‘폐지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반면 ‘계속 규제해야 한다’는 응답은 33.5%로 조사되었다.

또한 출총제 폐지가 경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과반수 이상인 59.0%의 기업이 ‘대기업과의 거래나 기술지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응답하였으며, 41.0%는 ‘기업경영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해 출총제 폐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보다는 긍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중소기업들이 출총제 폐지에 대해 우려하기보다 기대감을 더 많이 갖고 있는 것은 최근 정부와 경제계 차원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방안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데다, 대기업 투자가 확대되면 중소기업의 사업기회도 덩달아 늘어나는 등 동반혜택을 볼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으로 대한상의는 풀이했다.

한편 출총제의 주된 목적에 대해서는 ‘대기업의 지배구조개선’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44.5%로 가장 높았으며, ‘중소기업 보호’(36.0%)가 그 뒤를 이었다. ‘경제력 집중 억제’라는 응답은 19.5%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확장에 대해서는 주주나 시장이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사업영역 보호를 위해 출총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는 명분이 약하다”며 “출총제가 폐지되면 오히려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는 중소기업이 적지 않은 만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차원에서도 출총제를 조속히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