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사기성 텔레마케팅' 기승 소비자들 속수무책
이통 '사기성 텔레마케팅' 기승 소비자들 속수무책
  • 김상준
  • 승인 2006.12.22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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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휴대폰을 공짜로 준다며 번호이동을 유도하는 사기성 텔레마케팅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텔레마케터들이 번호이동을 전제로 삼성전자의 ‘전지현폰(슬림앤제이폰)’ 등 50~60만원 상당의 휴대폰을 공짜로 준다고 유혹한 후 나중에는 싸구려 무료 통화권으로 대체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텔레마케터들은 고객이 번호 이동에 동의하면 전지현폰이나 샤인폰을 무료로 주는 게 아니라 해당 휴대폰 가격에 상응하는 60만원 상당의 무료 통화권을 제시한다. 이들은 휴대폰에 60만원 상당의 무료 통화권을 충전해 주는 방식을 취한다.

하지만 이 같은 무료통화권은 실제 가치가 명목 금액의 1/4~1/5에 불과하다. 60만원짜리 무료 통화권의 경우 실제 가치는 12~15만원에 불과하다. 무료 통화권은 10초당 30원의 요금을 적용하기 때문에 일반 요금보다 2배나 높을 뿐 아니라 통화품질도 떨어진다. 특히 발행업자가 무료 통화권을 공급한 후 잠적하면 소비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상당수 텔레마케터들은 이동통신사 직영콜센터나 가입센터를 사칭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쉽게 넘어간다. 이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텔레마케팅을 일일이 단속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고객으로부터 불만이 제기되면 해당 텔레마케터에 대한 인센티브를 없애는 방식으로 제재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기성 텔레마케팅이 최근 들어 기승을 부리는 것은 이동통신 가입자가 4,0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포화상태에 이르자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정보통신부 통신위원회가 용산ㆍ테크노마트 등 대규모 전자상가를 중심으로 불법 보조금 지급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자 일부 대리점은 주로 텔레마케팅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무료 통화권을 이용한 텔레마케팅이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며 “민원예보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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