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계, 인력 구조조정 폭풍 거세
완성차업계, 인력 구조조정 폭풍 거세
  • 곽승현
  • 승인 2009.04.2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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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업체 근로자에 무급휴직 및 해고 권고 확산
경제 위기로 인해 제조업 종사자들이 가장 먼저 실질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이중 완성차 업계의 경영 악화로 인력 구조조정 폭풍의 중심에 있는 하청업체 근로자들은 뼈아픈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최근 GM대우, 쌍용차, 현대기아차의 인력 구조조정 현황을 알아봤다.


▲GM대우차

최근 완성차 기업의 경영 악화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 폭풍으로 하청업체들이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GM대우 노사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자동차 수요 감소가 계속되는데 지난달 20일 부평 1.2공장의 시간당 자동차 생산대수를 조정하고 인력을 전환배치 등 공장운영 계획 변경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GM대우가 오는 21일 부평 1.2공장의 대대적 인력 구조조정 계획이 알려지면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평 1.2공장은 생산물량 감소로 8일부터 20일까지 조업이 중단되는데, 공장 생산이 재가동되는 21일부터는 정규직근로자들이 새롭게 배치됨에 따라 기존 하청업체 비정규직 근로자 900여명은 무급휴직을 권고받게 됐다.

현재 부평공장의 1차 사내하청 업체 수는 12개로 업체마다 70~100여명 근로자가 근무해왔다.

사실 사내하청업체들 사이에서는 이번 GM대우의 무급휴직 권고는 사실상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GM대우의 경영상 어려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고조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사내하청업체 근로자들의 근무일수가 점차적으로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급여도 삭감되기 시작했다.

또한 사내하청업들도 경영 악화를 이유로 자체적인 인력 감축에 돌입하게 되면서 많은 근로자들이 해고 통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GM대우 한 사내하청업체 근로자는 “작년부터 일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 해고에 대한 불안감이 컸다”며 “회사 사정이 나아지면 복직시키겠다고 하지만 쌍용차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무급휴직 다음에는 희망퇴직 등의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어 “작년부터 근무일 수 감소로 인한 임금 삭감으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일을 그만둔 근로자도 상당수다”라고 전했다.

이번 사내하청업체 근로자의 무급휴직 시행일은 소속 업체마다 상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비정규직 노조는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GM대우 본사 서문 앞에서 항의하는 결의대회를 지속적으로 갖고 공장 주변과 부평역 등에서 투쟁을 계속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GM대우 관계자는 "비정규직 운영에 대한 전권은 하청업체에 있다"고 입장을 나타냈다.


▲쌍용차

쌍용차도 8일 외부 컨설팅업체가 분석한 유휴 인력 규모를 토대로 ‘인력 37% 감원’ 계획을 밝혔다. 2600여명의 유휴인력이 발생해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며, 그 외 인원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인건비 및 복지후생비 절감을 통해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전 세계적인 자동차 수요 감소로 생산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비대해진 생산구조를 효율화하고 자금난을 해소하려면 쌍용차의 감원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거의 10명 중 4명 꼴로 회사를 떠나야 하는 상황에 대해 노조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9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구조조정에 대응하기 위한 쟁의행위 발생 결의안을 논의한다.

노조 김재환 재정총무실장은 “사내하청과 촉탁직 등 640여명은 이번 인력감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들을 포함하면 30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쌍용차 노조는 회사측의 대대적인 인력감축 계획에 대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13, 14일 양일간 실시한 결과, 전체 조합원 5151명 가운데 5025명이 투표에 참여해 이중 84.0%인 4328명이 쟁의 행위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노조측은 "찬반투표를 통해 강력한 투쟁에 나설 노조원들의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압도적인 찬성으로 쟁의행위가 가결된 만큼 총파업을 동원한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통해 인력 감축을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지난해 실물 경제의 위기가 시작되면서 소형차만 팔리자, 완성차 업계는 너도나도 소형차 생산에만 '올인'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중대형차나 SUV를 생산하는 라인은 일거리가 없고 경차와 소형차 생산 라인은 잔업에 특근까지 공장이 밤늦도록 돌아갔다.

현대차는 SUV 판매 급감으로 울산 2공장의 물량이 줄어들자 휴업했으며 지난해 성탄절부터 1월 11일까지 공장 문을 닫았던 현대차는 지난 2월에는 2주 동안 야간조 휴업을 감행했다. 또한 주간에만 8시간을 근무하는 ‘8+0’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근로조건에 놓인 하청업체 근로자에 대한 근무시간 단축으로 인한 임금 삭감은 근로자 자신뿐 아니라 하청업체에게도 큰 타격으로 다가왔다.

앞으로는 차종별로 생산물량의 변동이 잦아질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해고 대상 1순위에 있는 하청업체 근로자 고용불안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혼류 생산방식에 따른 공장간 일거리 쟁달전 양상으로 사내하청업체 불안감은 점점 고조되고 있는 현실이다.

혼류 생산방식은 한 생산라인에서 여러 제품이 생산되는 방식이다. 실제로 울산 3공장에서 생산되던 HD(아반떼) 물량을 울산 2공장에서도 생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회사내 물량 나누기를 실현했다 하지만 이는 자칫 물량다툼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공장간 갈등을 유발하고 특히 하청업체의 입지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한 사내하처업체 관계자는 “공장간 물량을 예상하기 힘든 만큼 회사의 입지도 항상 불안하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의 사내하청업체는 총 90여개로 900여명의 근로자가 소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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