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성공비결은 無재고 경영
델 성공비결은 無재고 경영
  • 승인 2003.05.17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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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 국면이 이어지고 있지만 컴퓨터 업계의 델컴퓨터와 IBM만은
꾸준히 양호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어 주목된다.

델컴퓨터가 최근 발표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이기간 동안 5억9천800
만달러의 순익을 냈으며 매출액도 전년동기에 비해 31% 증가한 95억3
000만달러를 기록한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델의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IT업종 전체가 살아나기 때문이 아니다.

댄 나일즈 레만브라더스 애널리스트는 "델 역시 IT관련 설비투자가 늘
어날 징조가 거의 보이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말로 업계
의 어려움을 표현했다 결국 델은 경쟁업체에서 시장 점유율을 빼앗으
며 성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휴렛패커드를 누르고 PC업계 왕자로 등극했던 델은 HP와 컴팩의
합병으로 한 때 내줬던 1위 자리를 1년도 안돼 되찾고 승승장구를 하
고 있다.

IT컨설팅 전문 업체인 가트너는 1.4분기 중 델 컴퓨터가 세계시장의
17% 미국 시장의 32%를 점유, 두 시장에서 16%와 20%를 차지한 HP를
완전히 따돌렸다고 밝힌 바 있다.

델은 PC부문 뿐 아니라 HP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프린터나 저장장치
에서도 점유율을 늘려 지난 분기 매출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로
이터통신은 전했다.

스티븐 밀루노비치 메릴린치 수석 기술주 투자 전략가는 "델은 수요
부진에 조심스럽게 대처하면서도 놀랄 정도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
고 있다"고 극찬했다.

데이빗 전 디스커버리캐피털 전무는 "델은 평균 재고를 5일치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매 분기말 재무제표에 나타난 델의 재고자산은 평균 3억 달러 수
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 매출 370억 달 러 회사의 재고 수준이라고 믿기가 어려울 만한 수
준이다.

이를 위해 델은 대리점 판매를 지양하고 철저히 주문판매에 의존하고
있다.

재고비용과 중간마진을 줄인 델은 타사에 비해 월등히 낮은 가격으로
고객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뛰어난 사후 서비스를 유지해 고객들의 신뢰를 사고 있
다 . 델 제품을 사용했던 많은 소비자들은 서비스를 요구하면 즉각 달
려 오는 것은 물론이고 제품을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한 뒤 별도로 전
화 를 해 고객이 불편함이 없는지 먼저 묻고 문제를 풀어준다고 밝혔
다.

제조업체의 서비스 불만이 심해 유통업체가 별도로 보험료 형태의 서
비스 보증수수료를 받는 미국의 현실에서 볼 때 델의 서비스는 거의
경이적 수준인 셈이다.

완벽한 서비스는 입에서 입을 타고 퍼져 나가 오늘날 델의 이미지를
구축하도록 했다.

델은 또 대리점을 두지 않는 대신 미 주요 신문에 거의 연일 제품판
매 광고를 게재하며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확고히 인식시키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우수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지난 1월말 이 회사의 부채총계는 106억 달러로 연간 매출액의 28.6%
에 불과하다 . HP의 부채총계는 연간 매출액의 50% 수준이다.

델의 효율이 이처럼 높기 때문에 경쟁자들은 항상 위협에 직면해 있
는 셈이다.

실제 이달 초 델이 네트워킹부문의 시장 점유율을 늘리겠 다고 발표하
자 선마이크로시스템의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IBM은 컴퓨터업체이지만 델이 독주하는 데도 초연하다.

사뮤엘 팔미 사노 IBM 최고경영자는 14일 애널리스트와 투자자 회견에
서 테크놀로 지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체 경기가 어려운데다 경쟁자 가운데 하나가 독주하는 데도 이 회
사가 여유를 보이는 것은 기본적으로 업계에서 가장 규모가 클 뿐 아
니라 독자적인 영역을 확고히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IBM은 서버를 비롯한 기업용 컴퓨터에 강점을 갖고 있으며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에서도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다.

단순 제조업체를 넘어서 안정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제품판매를 위
한 금융업을 겸하고 있다는 점도 경쟁사들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점이다.

이런 때문인지 IBM의 분기 매출액은 지난 해 한 분기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증가한 바 있다.

이 회사 역시 재고관리에 주력해 연간 매출액이 800억 달러에 달하지
만 지난 연말 재고는 31억 달러에 불과했다.

결국 두 회사 모두 재고를 극도로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뛰어난 경
영기법과 함께 경쟁력을 갖춘 주력상품을 키워 경기와 무관하게 안정
된 성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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