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자리는 없고 대졸자들은 무급인턴으로 몰려든다
미국, 일자리는 없고 대졸자들은 무급인턴으로 몰려든다
  • 이효상
  • 승인 2012.06.18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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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자, 유급직장을 기대하였던 대졸자들의 상당수가 취업을 향해 한 발자국 내딛기 위해 무급인턴 일자리로 향하고 있다.

무급 대졸인턴제는 영화산업과 비영리단체 등에서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최근에는 의상실, 출판사, 잡지사, 마케팅 회사, 광고홍보사, 미술관, 탤런트 에이전시, 그리고 일부 법무법인 등에도 확산되었다.

많은 인턴제도가 귀중한 경험을 제공하는데 반해, 어떤 무급인턴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주로 허드렛일이고 배우는 것이 거의 없다고 불평하면서, 자신들의 처우가 관련 연방법에 위배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턴들은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한다. 금요일에 발표된 일자리 보고서에서도 나타나듯이 고용성장률은 매우 낮았으며, 20-24세 실업률은 4월에 13.2%에 달하였다.

노동부는 사용자들이 인턴들에게 보수를 제공하지 않으려면 인턴제가 직업훈련과 유사해야 하고, 인턴의 업무가 엄격한 감독하에 이루어져야 하며, 그 일이 정규직을 대체해서는 안 되고, 사용자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사용자들이 인턴을 착취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 노동부에서 위반사례를 단속한 경우는 매우 드문데, 그 이유는 예산이 부족할뿐더러 무급인턴들이 앞으로 일자리를 찾는데 해가 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신고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대졸자 중 무급인턴의 통계수치가 조사된 적은 없지만 그 수치가 크게 증가해왔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특히 24세 이하 대졸자의 실업률이 9.4%로 높아졌는데, 이는 1985년 이후 정부가 이 통계를 낸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전문가들은 대학생의 경우 1년에 100만 명 이상이 인턴으로 일한다고 보고 있고, 리서치 회사인 인턴 브리지에 따르면 그 중 절반이 무급이다).

2011년에 출간된 “인턴내이션(Intern Nation)”의 저자 로스 퍼를린은 대졸인턴이 영화산업과 같은 몇몇 분야에 국한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훨씬 더 광범위한 산업에서 자리 잡았다고 말한다. “수많은 산업분야에서 일하는 책임자들은 한때 자신들이 인턴이었지만 나이를 먹고 나서 보니, 무급인턴이 전혀 이상하지 않고 온갖 형태와 방법으로 인턴을 받을 생각을 하고 있다”고 그는 전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인턴 일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반복하는 경우도 있다. 2010년에 웨슬리언 대학교에서 영화학으로 학위를 받은 조이스 리는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무급인턴으로 여섯 차례 일했는데 그 중 한 번은 할리우드와 브로드웨이의 정상급 제작자인 스콧 루딘 밑에서 일했었다.

그녀의 업무에는 대본을 읽고 우편을 가져오는 일이 포함되었다. 그러나 집세를 내기 위해서 커피숍에서 일하고 택시회사 전단지를 나눠주는 일을 병행해야만 했다.
그녀는 “스콧 루딘은 돈을 매우 많이 벌기 때문에 다섯 명의 인턴들에게 최저임금을 주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루딘 씨 대변인의 대답은 그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리 양은 지금은 뉴욕으로 건너와 자신의 영화를 만들고 있고 여전히 커피숍에서 일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인턴들이 더 나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만약 내가 유명한 영화제작자가 된다면 인턴들에게 반드시 급여를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The New York Times, 2012년 5월 5일, ‘Jobs Few, Grads Flock to Unpaid Internships’
자료제공:한국노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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