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학 절반 이상, 청소근로자에게 생활임금도 지급하지 않아
영국 대학 절반 이상, 청소근로자에게 생활임금도 지급하지 않아
  • 김연균
  • 승인 2012.11.12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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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 이상의 대학들이 학생들에게는 2012년 10월 학기부터 전년보다 3배나 오른 연간 최대 9천파운드(한화 약 1,600만 원)의 등록금을 내게 하면서 청소 및 식당근로자들에게는 생활임금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일부 대학은 정확히 시간당 최저임금(2011년10월-2012년9월 6.08파운드(한화 약 1만800원))만 지급하고 있었다.

일간 미러(Mirror)지 9월 26일자 보도에 따르면, 조사대상 103개 대학 가운데 절반이 넘는 56%의 대학이 이들 근로자에게 생활임금 이하의 임금을 지급했다. 생활임금은 생활 필수품을 구입하고 적절한 수준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임금을 말하는데, 런던은 시간당 8.30파운드(한화 약 1만5,000원), 런던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7.20파운드(한화 약 1만3,000원)이다.

의료서비스, 지방정부, 학교 등 주로 공공부문 근로자로 조직된 유니손(UNISON, 조합원 130만 명)은 “모든 고등교육기관은 근로자들에게 생활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이 요구안을 관철하기 위해 현재 청소 및 식당근로자, 도서관 사서, 기술자 등 3만여명의 조합원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많은 학교들은 이들 저임금 근로자들에게 올해도 1% 가량의 임금인상률만 적용했는데, 소매물가지수가 2.9%대임을 감안하면 이는 실질 임금저하를 의미한다. 유니손은 저임금 근로자들은 연립정부가 집권한 지난 3년 동안 실질적으로 10% 이상의 임금저하를 경험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유니손은 생활임금 투쟁이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만약 여전히 주요 대학들이 거의 최저임금 수준으로 지급한다면 최후의 수단으로 명단을 공개(name and shame)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유니손 고등교육 책임자인 마이크 쇼트는 “많은 영국 주요 대학들에서 근로자들이 생활임금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생활임금은 근로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적정 수준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기본 권리”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생필품, 즉 음식과 연료 등의 가격이 물가상승률 평균보다 더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현재 그들의 임금은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하는 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마지막 보루”라며 “사용자들은 더 나은 제안을 내놓아야 하고, 우리는 그들이 그럴 여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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