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임대사업 "빈집" 급증
외국인 임대사업 "빈집" 급증
  • 승인 2003.03.3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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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외국인 임대사업이 수요자를 찾지
못한 채 휘청거리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은지 1년이 안됐거나 최고층
및 1층이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그래서 오래된 주택이나 층
이 안좋으면 입주자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월세 이율도 연 7∼10%대로 1년전보다 30% 가량 내렸다. 이는 내국인
대상의 월세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이제
외국인 임대사업에 무작정 뛰어들면 실패위험이 크다.”면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3중고에 시달리는 외국인 임대

외국인 임대주택의 수요가 준 것은 경기침체와 북핵위기 등으로 인한
외국기업의 국내 진출 지연, 외국인 임대주택의 증가 때문으로 풀이된
다.

실제로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외국기업들의 한국투자는 감소하는 추
세다. 또 한국인의 기술능력이나 어학실력이 높아져 한국기업이나 외
국기업내에서의 외국인 영역을 값싸고 질좋은 내국인이 대체하고 있
는 것도 외국인 임대사업이 침체된 이유 가운데 하나다.

북핵위기와 이라크전쟁도 외국인 임대사업을 어렵게 만든 요인이다.
한국 상황이 실제보다 부풀려진데다 이라크전쟁까지 발발했기 때문이
다.

서울 한남동에서 외국인 임대주택 알선업무를 하는 조효진씨는 “지난
달 외국 기업체의 한 사장이 월세 1000만원 정도의 유엔빌리지와 성북
동 일대 주택을 둘러본 뒤 계약을 계속 미루고 있다.”며 “북핵이나
전쟁이 외국인 임대사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 시대에 외국인 임대가 연 10% 안팎의 소득을 보장해준다는 소
문이 돌면서 여유자금이 외국인 임대사업에 투입된 것도 외국인 임대
사업의 침체를 부른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 강남의 한 외국인 임대사
업자는 “다음달에만 한남동에 40여가구의 외국인 임대주택이 새로 지
어지는데 입주자를 찾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밖에 외국인들이 한국의 전세제도를 알게돼면서 월세보다 상대적으
로 저렴한 전세를 선호하는 것도 외국인 임대사업에 타격이 되고 있
다.

●연이율 30% 가량 떨어져

외국인 임대주택의 월세 이율은 한때 연 10%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최
근들어 7~8%대까지 떨어졌다. 보통 35평 규모의 3억 5000만원짜리 주
택의 경우 월세가 새 집은 300만원, 1년이 넘은 주택은 250만원대다.
그러나 외국인 임대주택에 빈 집이 늘어나면서 월 임대료를 크게 내려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투자시 유의사항

외국인 임대사업을 하려면 경관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외국인들
이 가장 중시하는 것이 바로 조망권이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최상층
을 가장 선호한다. 또 1층은 조그만 정원이라도 있으면 제값을 받는
다.

따라서 외국인 임대사업은 최상층이나 정원이 딸린 1층을 구입하는
게 좋다. 또 임대이율이 최소한 연리 7%는 넘어야 수지를 맞출 수 있
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외국인은 관리비나 전기세 등을 임대료
에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지역도 중요하다. 과거에는 한남동과 성북동이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
에는 역삼동을 선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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