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출자회사 두레비즈에 일감 몰아주기 논란
산업은행 출자회사 두레비즈에 일감 몰아주기 논란
  • 이준영
  • 승인 2014.12.31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DB산업은행 임직원 회비로 운영되는 행우회가 100% 출자해 설립한 회사가 매년 수백억대의 산업은행 용역 일감을 독식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은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진행됐고, 회사 대표는 산업은행 퇴직자들이 잇달아 맡았다. 공기업 방만 경영 해소와 일감 몰아주기 억제정책에 맞지않는 '우회복지' 내지 '제식구 감싸기' 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31일 뉴스1이 입수한 산업은행의 '2103년 외부 업체 계약현황'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해 두레비즈 및 두레파트너스와 총 207억6600만원의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업체는 2005년부터 서울 여의도 본점의 시설관리, 건물관리, 경비, 인력 파견 등을 도맡아 수주하고 있다. 또 서울 및 지방 영업점의 시설 관리, 경비, 취사(식당) 등도 독점하고 있다. 여기에 산업은행이 설립한 KDB금융대학의 시설·건물 관리도 맡았다.

특히 두레비즈는 산업은행 본점의 건물관리(21억2600만원), 시설유지(23억9800만원), 차량용역(37억9600만원) 등 수십억에 달하는 업무를 매년 수주하고 있다.

두레비즈는 2005년 산업은행 행우회가 100% 출자해 설립된 아웃소싱 전문 업체다. 특수·시설경비, 시설·건물관리, 인력파견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두레파트너스는 두레비즈가 설립한 자회사다. 이 기업은 2009년 본사를 산업은행 본점으로 이전했다.

지난해 산업은행은 총 222건의 외부업체 계약 중 90건을 두레비즈 및 두레파트너스와 계약했다. 단일 업체 중 가장 많은 계약 건수다. 게다가 경쟁입찰은 지점 경비용역과 차량용역 단 2건 뿐이었다. 나머지 88건은 모두 수의계약이다. 산업은행이 매년 두레비즈를 선정해 임의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산업은행은 여러가지 방식으로 두레비즈를 밀어줬다. 예컨대, 두레비즈가 정부로부터 시설경비업과 특수경비업 인허가를 받고 두달 후 산업은행 본점 특수경비와 전산센터 경비용역을 수주하는 식이다. 또 두레비즈가 꽃배달 서비스와 복사지 판매업을 시작하자 산업은행이 경조 화환 배달과 복사지 구매를 모두 두레비즈에게 맡기기도 했다.

두레비즈의 대표도 산업은행 출신이 맡고 있다. 2005년 설립 당시 A대표는 산업은행에서 신탁부문 부문장, 기업금융4실장 등을 지냈다. 2012년 취임한 B대표도 산업은행에서 신탁부장, 기업금융3실장 등을 역임했다.

산업은행의 지원에 따라 두레비즈의 매출은 꾸준히 성장했다. 2011년 137억7500만원이었던 매출은 2012년 201억9800만원, 지난해 227억4300만원까지 늘었다.

두레비즈는 일부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용역도 수주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두레비즈가 산업은행로부터 207억6600만원을 수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수익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나오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행우회가 설립한 기업이기 때문에 수익은 상당수 산업은행 직원들에게 돌아간다. 두레비즈는 산업은행 직원들에게 한차례 배당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퇴직자의 경우 퇴직금을 정산하면서 두레비즈의 배당금을 받아간다.

산업은행은 내년 정책금융공사와 통합을 앞두고 이런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국가 중요시설이라 기획재정부 장관 승인을 받을 경우 보안이나 안전에 관련해서는 행우회가 설립한 기업에 수위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단순 용역의 경우 경쟁입찰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