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앞둔 여야 최저임금 공약, 지켜질까?
총선앞둔 여야 최저임금 공약, 지켜질까?
  • 이준영
  • 승인 2016.04.0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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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타임스] 세계 주요국가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도 이번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유권자 표심 잡기를 위해 최저임금 인상을 정책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라 그 어느때보다 주목되는 부분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심의위원회는 오는 7일 1차 전원회의를 시작으로 3개월 동안 논의를 거쳐 6월 말 최저임금을 결정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노동계 9명, 경영계 9명, 공익위원 9명 등 총 27명으로 구성됐다. 올해 한국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6030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8.1% 인상됐다.

'최저임금 1만원'은 소득 불균형 완화, 경기회복 등을 위해 필요하다는 노동계 입장과 인건비 부담이 늘어 고용에 타격을 준다는 기업계 의견이 팽팽이 맞서고 있어 의견차를 좁히기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영국 등 주요 국가들마다 앞다퉈 최저임금의 대폭인상에 나서면서 국내의 최저임금 대폭 인상 요구에 기름을 붓고 있다.

먼저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법정 최저임금을 2022년까지 시간당 15달러(약 1만7000원)로 올렸다. 영국도 선진국 최초로 생활임금제도를 이번달부터 시행해 25세 이상은 시간당 7.2파운드(약 1만2000원)를, 2020년에는 9파운드를 받는다.

또 러시아는 지난 1월 4%를 올린 6024루블에서 오는 7월 다시 20%를 올려 월 7500루블(약 13만원)로 월 최저 임금을 인상하기로 했다.

이 같은 세계 주요국가들의 움직임에 우리나라 정치권, 노동계에서도 최저임금을 올리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 민주당 등 야당 등 일부가 "3~4년 안에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원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우선 더민주는 2020년까지 연평균 13.5% 수준의 단계적 임금 인상을 통해 최저시급을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2019년까지 최저시급 1만원 시대를 만들겠다고 했다. 노동당의 경우 '최저임금 시간당 1만원'을 20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어 새누리당도 이날 최저임금을 4년 내에 시급 8000∼9000원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한편 정규직·비정규직의 임금격차를 20% 수준으로 줄이는 내용의 경제정책공약을 발표했다.

노동계도 마찬가지다. 민주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시급 1만원, 월급 209만원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현행 최저임금은 2014년 미혼 단신 노동자 생계비의 81% 수준에 불과하다"며 "대다수 최저임금 노동자가 2∼3인 가구의 생계 를 책임져야 하는 현실에 비춰볼 때 최저임금의 대폭적인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민노총은 최저임금 인상을 쟁취하고자 내달 6일 전국 대학에서 800만 서명운동을 하는 등 각종 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반면 기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지난달 취업포털 사람인이 기업 679개사를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 시 부담 느끼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기업 2곳 중 1곳은 최저임금이 인상이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절반이 넘는 기업들이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자사의 인건비가 인상되고, 신규 채용 규모가 축소될 우려를 대표적인 이유로 꼽았다.

경영자총협회는 아직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을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도 경영환경이 좋지 않고, 인건비 부담이 늘어 신규채용에 타격을 준다는 입장이 강해 '동결' 쪽으로 기울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노동계와 경영계 간의 최저임금 인상폭을 둘러싼 의견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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