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소싱 사례 탐구-서울대병원의 구매아웃소싱
아웃소싱 사례 탐구-서울대병원의 구매아웃소싱
  • 승인 2002.12.14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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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보통신부, 한국전산원이 주최하고 (사)국제전자상거래연구센
터, KAIST 전자상거래연구센터 주관으로 개발한 ‘국내 전자거래 우수
사례‘가 발표됐다.
이중 지난 1월부터 구매부문에 대한 위부위탁으로 경영성과를 얻고 있
는 서울대병원의 구매아웃소싱사례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병원 구매과정은 위로는 보건복지 정책 기관인 정부에서 아래로는 의
료장비, 의료 기계, 의약품, 소모성자재, 기타 IT, 사무자재 등의 제
조업자 및 수입업자와, 이를 병원에 공급해 주는 중간상 등 다양한 이
해관계를 가진 집단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외에도 제3자 배송업체, 병원 경영 개선 업무에 참여하는 컨설턴트
와 병원경영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IT업체등이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무엇보다도 의료산업은 높은 전문성을 가진 분야로 사용되는 약품과
장비도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여 구매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의 전문성
을 필요로하는 분야다.

그러나 서울대학교병원의 경우 구매과 직원은 순환보직 형태로 업무
를 수행하고 있어서 구매 전문성이 다소 떨어지는 실정이었다.

이로 인해 구매 정책의 수립 및 구매업무 수행 과정에서 자체적인 시
장조사를 통해 정보를 취득하기보다는 업체의 정보에 주로 의존하고
있었다.

간혹 시장조사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도 형식적인 시장조사에 그쳐
예산책정 과정에서도 업체가 제시한 정보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사용자인 의료진마저 의료용품 구매과정에서 어떤 규격의 장비
를 구매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어 특정 공급업체가 구매
견적요청서(RFQ)를 대신 작성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구매견적요청서를 작성한 특정 업체에 의해 유리한 제시비
교가 이루어져 단수지정 및 수의계약 관행을 만드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었다.

또 구매업무에는 실수요자인 의사에서, 구매과, 의공학과, 진료과, 원
무과, 총무과 등 다수의 부서가 관여하고 있었다.

재고관리를 실사용 부서와 계약 부서, 관리부서가 개별적으로 수행하
고 있어서 리드 타임이 길고 효율성이 떨어진다. 그리고, 정보화 기반
시설이 구매과정에 적용되지 않아 구매신청에서 입찰에 이르는 과정
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또한 서울대학교병원은 정부로부터 감사를 받는 특수기관으로서 감사
를 위한 형식적인 업무가 많아 업무의 비효율성을 더하고 있는 상황이
었다.

따라서 변화하는 진료환경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 국가 중앙병원으로
서 인터넷 등 차세대 의료정보기술 활용을 통한 의료서비스 개선과 공
공복지 증진을 다각적으로 모색해 왔다. 이를 위해 지난 2000년 3월,
서울대병원 e비즈니스에 관한 세미나를 시작으로 6월부터 B2B 전자상
거래 구축을 위한 외부자문을 의뢰했다.

서울대병원은 자문결과를 토대로 병원 내외부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
던 관행을 규정하고 부정적인 관행들의 제거를 통해 수익구조를 개선
한다는 판단아래 B2B 전자상거래를 도입키로 했다. 서울대병원의 구매
대행 아웃소싱을 맡고 있는 이지호스피탈이 출범한 것도 이때다.
전자상거래를 통한 구매대행 결과 일부 품목은 더 비싸게 구매를 한
경우도 발생했지만 대부분의 품목은 이지호스피탈을 도입하기 전보다
싸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지호스피탈이 지난 1월부터 서울대병원에 대한 구매대행을 실시해 6
월까지 317억원의 누적 구매대행액 중 약 218억원의 실제 구매계약 성
사를 이뤄 약 69%의 계약성사율을 보였다. 이는 구매 금액면에서는 서
울대병원 측이 추정한 구매금액인 231억원의 94.4% 수준으로 5.6%의
구매금액 절감효과를 이끌어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에는 서울대병원의 구매과가 없어지고 전체 구매비용의 3%를
차지하는 구매과 직원들에 대한 비용이 다른 업무의 효율성 제고를 위
한 활동에 이용될 수 있게 됐다.

구매과의 폐지가 의미있는 성과이긴 하지만 성공적인 e마켓플레이스
정착을 위해서는 여전히 풀어야할 일들이 남아있다. 실거래가 상환제
와 같은 정부의 정책이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정해지는 시장 메
커니즘을 저해하고 있고 제약업체나 도매상 등 이해당사자들의 이권싸
움이 지나치게 과열돼 있다. 특히 이들 중 여전히 거래가 투명해지길
원하지 않는 다수가 분명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현재 구축된 e마켓플레이스는 서울대병원의 기존 오프라인 거래
행태를 온라인상에 옮겨놓은 것에 불과해 병원간 공동구매를 통한 규
모의 경제실현이나 이를 통한 병원의 비용절감, 공급사측의 구매선 다
변화 등 B2B 전자상거래 본래 취지와는 아직 거리가 있는 상황이다.

이지호스피탈은 지난 9월로 출범 2년이 됐지만 설립당시 계획했던 서
울 5대 병원이 참여하는 공동사업의 꿈은 이루지 못하고 있지만 내부
적으로는 구매수탁 금액이 400여억원에 이르고 500억원 규모의 분당
서울대병원 장비 구매업무도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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