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움직임은 특히 국내 시장이 국제 트렌드를 이끄는 전자 부문
을 중심으로 확산 하는 추세다.
한국의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 등 인적자원은 다국적 기업들이 한국을
R& D의 중심지로 삼는 데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루슨트테크놀로지는 지난해 연구개발 부문인 벨연구소의 한국지소를
설 립했다.
벨연구소는 전세계에서 16개 나라에만 설립돼 있는 루슨트의 핵 심 브
레인 역할을 하는 기구다.
모토로라는 휴대전화 디자인 및 연구개발 센터를 우리나라에 두고 있
다.
이 곳에서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휴대전화의 각종 디자인
및 관련 기술이 개발돼 세계 각국으로 수출된다.
우주항공과 자동화 부문 글로벌기업인 미국 하니웰사는 연초 국내
100% 출자사인 한국하니웰을 글로벌 엔지니어링센터로 지정하고 200여
명의 연 구인력을 유치하기로 했다.
이 결정에 따라 한국하니웰은 95개국의 하니 웰사 현지법인에서 의뢰
를 받아 연구개발을 수행하게 된다.
한국하니웰이 추진하는 프로젝트만도 속도 검출용 센서, 엔진용 캠 센
서 , ABS 시스템용 센서 등 각종 자동차용 센서를 비롯해 릴레이 스위
치, 컨트롤러, CCTV 카메라, 홈시스템, 공조와 연소기기 등 20여가지
에 이른다.
한국쓰리엠도 기존 연구소를 독자적인 연구개발 능력을 갖춘 연구개발
센 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기존 연구소가 본사에서 개발된 제품 을 한국 시장에 맞도록 조정
(modification)하는 작업을 주로 벌였다면 앞으로 설립될 연구소는 자
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해 이를 상품화하거나 본사 등 전세계 각 지사
에 제공하게 된다.
99년 LG그룹과 엘레베이터 분야 세계 최대기업인 오티스간 합작으로
설 립된 LG오티스는 최근 미국 오티스그룹의 글로벌 엔지니어링센터
로 선정 됐다.
창원에 위치한 중앙연구소가 세계 1위 엘리베이터 전문회사인 오 티스
의 글로벌 엔지니어링 센터가 된 것이다.
오티스의 글로벌 엔지니어링센터는 본사가 있는 미국을 포함해 독일
일 본 스페인 등이며 이번에 한국이 추가됐다.
이 밖에 스웨덴의 볼보건설기계는 98년 삼성중공업 중장비 부문을 인
수 해 볼보건설기계코리아를 설립한 후 본사가 있는 스웨덴 생산공장
을 폐 쇄하고 한국을 세계 중심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볼보는 특히 5억7000만 달러의 초기 인수자금 외에 9000만 달러를 추
가 투입, 창원에 R&D연구본부를 설립했다.
이처럼 다국적 기업들이 한국의 연구개발 중심지로 눈독을 들이는 데
는 우리나라가 점차 선진국에서 개발된 기술의 수용국에서 새로운 기
술의 주도국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루슨트 관계자는 "CDMA 분야에서 한국은 기술이 가장 앞선 나라
중 하나다"며 "한국벨연구소를 통해 3세대 무선통신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또 중국에 관련 기술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최근 무선통신 부문에서 한국의 기술력과 시장 선도력이 가
장 앞선다는 판단아래 이 부문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괄 책임자를 한
국으로 바꾸기도 했다.
모토로라 코리아 관계자는 "휴대전화 부문에서 소비자 기호가 가장 빨
리 변화하는 곳이 한국"이라며 "한국에서 성공한 디자인이나 모델은
다른 나라에서도 호평을 얻는다"고 말했다.
우수한 인적자원도 연구개발 기능의 한국 이전에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쓰리엠 관계자는 "교육수준도 높고 창의력도 뛰어난 연구 인력을
충 분히 확보할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수한 인재 채용을 위한 인건비나 시설 유지비 면에서도 선진국
에 비해 아직은 유리한 점이 많다는 게 이들 업체들의 지적이다.
한국하니웰 관계자는 "한국은 중국 등 후발국에 비해 축적된 기술능력
이 우수 한 반면 선진국에 비해서는 생산과 개발비용 부담이 적은 잇
점을 보유하 고 있다"며 "글로벌센터로 선정됨에 따라 간접적인 매출
증대효 과가 300 억원이 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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