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장비 날로 업그레이드 일반인 구입도 무방비
감시장비 날로 업그레이드 일반인 구입도 무방비
  • 승인 2001.07.27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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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를 넘어 인격 파괴까지 초래하는 불법 감시장
비들이 하루가 다르게 첨단 장비로 ‘업 그레이드’되면서 더욱 기승
을 부리고 있다.

요즘 시중에 유통되는 ‘핀홀 렌즈’는 구경이 볼펜촉 크기(1~4mm)에
불과 하다. 그야말로 바늘구멍 만해 이 방면의 전문가가 아니라면 빤
히 마주 보면서도 도저히 알아챌 수 없을 정도. 렌즈 뒤에 숨겨지는
카메라 몸통도 가로 3㎝, 세로 2.5㎝의 사각형이나 길이 5㎝, 지름
1.5㎝ 정도의 원통형 으로 성냥갑보다도 작다.

사설보안업체 한국보안정보시스템의 김규식 대표는 “이런 장비들은
1LUX(촛불 1개 밝기) 정도의 미미한 조도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잡아
낼 수 있는수준”이라며 “설치시간도 4~5분이면 충분하다”고 말했
다. 안전한 곳은 없다는 얘기다.

도청기도 드레스 셔츠 단추만한 것이 나와있다. 소파의 구석이나 솔
기 부분에 꾹 눌러만 놓아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수신 범위도 종래의
제품은 150~200m가 고작이었으나 최근의 제품들은 500m에서 최고 2㎞
에 달한다. 심지어 유리창에 레이저를 쏘아 미세한 진동을 분석해 대
화내용을 알아내는 장비까지도 유통되고 있다는 것. 1970, 80년대 외
국 첩보영화에나 나왔던 볼펜형, 전자계산기형, 전기코드형 등은 구식
이 된 지 오래.

게다가 최근에는 이 같은 고성능 도청기에다 첨단 몰래 카메라의 기능
을결합한 이른바 ‘휴대폰 영상겸용 도청기’도 출현했다. 개조한 휴
대폰 배터리에 마이크로 웨이브 송신기와 극소형 렌즈를 부착, 현장
을 촬영하면 별도의 007가방에 설치된 ‘원격 무선 영상ㆍ음성수신
기’를 통해 영상과 현장을 촬영하면 별도의 007가방에 설치된 ‘원
격 무선 영상ㆍ음성수신기’를 통해 영상과 음성이 그대로 재현되는
방식이다. 수신반경도 무려 2~3㎞.

문제는 이런 기기들이 일반 소비자에게도 거의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는 점. 세운상가의 업소주인 L씨는 “이 일대에서만 연간 1만여대
의 유ㆍ무선 감시 카메라가 판매되고 있으며, 업계 전체로는 올 상반
기에만 5만대가량이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 중 절반 이상
이 경비ㆍ보안용이 아닌, 사생활 훔쳐보기에 이용되고 있을 것”이라
고 말했다. 도청장비들의 판매량도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게 경찰
의 추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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