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경영참여사례-동국제강, 참여를 제도화한 합의의 문화
근로자 경영참여사례-동국제강, 참여를 제도화한 합의의 문화
  • 승인 2001.07.1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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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창립된 중견 철강업체. 1964년 국내 처음으로 대규모의 철강공
장을 부산에 건설했고, 1972년에는 인천공장을, 1996년에는 1조원 이
상을 투입하여 포항제강소를 건설했다. 주력 제품은 선박 및 교량용
특수강판과 건축용 철근과 형강.
연간 5백5만 톤의 각종 철강제품을 생산 공급하는 세계적인 전기로 메
이커로서, 2000년에는 1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임직원은 1,600
여명.

1994년 2월 동국제강 노조는 국내 최초로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했
다. "앞으로 영원히 파업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다. 처음
사람들은 이 말을 믿지 않았다. 철강업계가 어떤 곳인가. 강경하기로
유명한 철강업계 노조가 어떻게 파업권을 포기할 수 있단 말인가. 사
람들은 그저 한 번 해 본 말로 여겼다.

그러나 동국제강 노조는 이 약속을 지켰다. 무파업뿐만 아니다. 2001
년 임금교섭마저 회사에 일임하여 1995년부터 6년 연속 무교섭 임금타
결이라는 자랑스런 전통까지 만들어냈다.

그 밑거름은 노사가 새롭게 정립한 "합의의 문화"였다. 노조는 "파업
은 회사의 손실이고, 회사의 손실은 근로자의 손실이다"라는 인식 아
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의지를 천명했다. 회사 역시 "노조의 힘은
회사의 경쟁력이다"며 오히려 "노조 역할 분담"을 주창했다.

"노사는 권리와 함께 의무가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자각하면서, 노사
간의 격의 없는 대화가 시작됐다. 그 결과 숨어있던 불만과 감춰졌던
문제점이 속속들이 드러났다. 그 과정에서 노사간 "합의의 문화"가 얼
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1991년 마침내 동국제강 노사는 "노사 공동 선언"을 발표하면서, 화해
와 협력의 시대를 열었다. 곧바로 "합의 아래 서슴없이 개혁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5단계 장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초점은 노조가 경
영의 주역으로 동참하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쪽으로 맞춰졌다.

우선 경영진과 사원간을 가로막고 있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었다.
직제를 개편하여, 기능직과 관리직간의 차별을 없앴다. 자율근태제를
도입하여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하는 풍토를 조성했다. 우리사주조합을
결성하고, 성과배분제도 도입했다.

노사가 손을 잡은 결과는 곧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났다. 안전사고 발
생률이 해마다 60%씩 격감했고, 생산성도 10%씩 상승했다. 극심한 경
기 침체를 겪으면서도 매년 경영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그러나 수치상의 경영성과보다 소중한 결실은 굳게 다져진 "합의의 문
화"이다. 노사가 공존공영할 수 있는 "합의의 문화"를 뿌리내림으로
써, 동국제강은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기대되는 가치있는 기업으로 거
듭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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