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본연의 업무 벗어나
경찰 본연의 업무 벗어나
  • 승인 2001.04.17 1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찰 본연의 업무 벗어나

경찰이 최근 노동자의 화염병 시위에 대비해 실시하고 있는 특별잠복
근무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자 경찰 안팎에서 경찰 본연의 업무에서
벗어난 경찰력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경찰이 일반 시민들의 민생치안 강화 요구와는 동떨어지게노동자
의 시위 등 시국사안에 지나치게 민감히 휘둘리며 경찰력을대거 투입,
정작 범죄 예방.척결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경찰청은 대우자동차 정리해고에 항의하는 노동자와 학생들이 최근 격
렬한 화염병 시위를 벌이는 등 한동안 사라졌던 화염병 시위가 잇따르
자 전국의 대우자동차 영업소 및 대리점을 기습 화염병시위 예상지로
지정,지난달 16일자로 전국 경찰서에 "화염병투척취약업소 특별잠복근
무"에 돌입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부산의 일선 경찰서는 지난달 16일부터 매일 오전 0시부터
4시간 동안 부산지역 61곳의 대우자동차 영업소 및 대리점에각각 2∼3
명의 외근 경찰관을 투입해 야간 잠복근무를 실시하고있다.

경남지역의 47곳,울산 10곳의 대우자동차 관련 점포도 경찰의 동향 점
검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잠복근무가 한달이나 이어지자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 정권
차원의 필요에 따라 경찰력이 심하게 낭비되고 있는 것은 물론과도한
근무로 일상적인 정상업무에 공백이 우려된다며 반발의 목소리가 높아
지고 있다.

부산 A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화염병 시위 예방도 좋지만 하루 걸러
당직근무와 야간 잠복근무가 이어지는 바람에 피로가 누적돼정작 근무
시간에는 제대로 일을 할 수가 없어 치안공백이 우려된다"며 "사설 경
비업체 직원도 아닌 경찰관이 매일 밤 자동차 영업소 앞에서 이처럼
장기간 경비를 서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불만을 터뜨렸다.

B경찰서 한 간부는 "처음에는 만약에 있을지도 모르는 화염병 시위에
대비해 철저한 잠복근무를 지시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부하직원들의 눈
치를 보고 있는 실정"이라며 "심야에 4시간 동안 잠복근무를 선다고
화염병 시위가 근절되는 것도 아닌데 언제까지 형식적인 근무를 계속
하도록 지시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곤혹스러워했다.

이 뿐만 아니라 대우자동차 영업소들도 이미지 훼손 등을 우려하며 경
찰의 잠복근무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당수 대우자동차 영업소 관계자들은 "경찰의 잠복근무가 오히려이미
지를 실추시켜 영업에 방해가 된다"며 "정작 회사는 크게 신경을 쓰
지 않는데 경찰이 야간 실내외 소등을 요구하는 등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면 경찰의 존재 이유와 역할에대해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