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법 다람쥐 채바퀴 돌듯 시장변화에 무관심
파견법 다람쥐 채바퀴 돌듯 시장변화에 무관심
  • 승인 2000.12.2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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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 채바퀴 돌 듯" 시장변화에 무관심

-부가세ㆍ퇴직충당금 전용 잘못된 경영
-치열한 단가경쟁으로 "이전투구"벌여

고용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된 근로자 파견법이 내년 6월 30
일을 기점으로 최장2년의 법적 사용계약기간이 만료됨으로써 많은 파
견업체와 사용업체가 그 해결책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파견업체나 사용업체 모두 파견근로자 최장계약기간인 2년이 지나면
파견업체는 새로운 근로자를 공급해야하며 사용업체는 2년의 계약기간
을 채운 파견근로자를 정식직원으로 채용하거나 아니면 신입파견근로
자를 뽑아 새롭게 일을 가르켜 업무에 투입해야 한다.

파견근로자 또한 2년동안 근무한 회사에서 정식직원으로 채용해 주지
못하면 다른 회사에서 임시·계약·파견근로자로서 또 다른 업무를 배
워가서 일해야 한다.

과연 누구를 위한 파견법이냐에 대해 파견업체 사용업체 파견근로자
모두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본지는 4회에 걸쳐 △파견업계 실태 및 문제점 △사용업체 문제
점 △근로자 파견법의 문제점 △바람직한 21세기 근로자 파견방향에
대하여 살펴본다.
<편집자주>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6월 30일까지 근로자 파견법 현황에 따르면 총
1,095개의 파견업체가 등록했으며 이중 784개 업체가 4,701개소의 사
용사업체에 46,407명의 근로자를 파견시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파견실적이 있는 784개의 업체중 50인 미만을 파견하고 있는 업
체가 583개소로 전체의 74%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300인 이상을 파견하
고 있는 회사는 24개 업체로 전체의 3%를 차지하고 있다.


<자본구조 열악>
이와함께 허가업체 1,905개 중 약 28%인 311개 파견업체가 전혀 실적
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거 근로자 파견법이 제정되면서 근로자 파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인식으로 속속 파견시장에 뛰어든 업체들이 기존 업
체들과의 치열한 한판 경쟁으로 이 업이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해 보인 업체들이기도 하다.

과거 근로자파견업이 불법이었던 시절에는 2∼3명이 사무실 평수에 관
계없이 회사를 설립, 2∼3년 열심히 하다보면 그 댓가를 얻었고 직원
을 늘려 현재에 이른 업체들이 많았다.

그러나 현재는 자본금 1억이상의 법인설립과 20평이상의 사무실, 5인
이상의 상주직원 근무라는 법테두리와 치열한 단가경쟁, 대기업 분사
업체와의 한판 전쟁 등 파견업을 제 궤도에 올려놓기까지는 수많은 난
관들이 기다리고 있다.
또한 맨파워 아데코 등 국내에 진출한 외국업체와의 마인드경쟁도 300
인 이하를 파견하는 중소업체들에게는 더욱 더 살얼음판을 걷는 경쟁
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수년전에 설립돼 500명이상의 파견 근로자를 확보한 업체들도 부
가세·사업소세·퇴직충당금 전용 등 경영자의 잘못된 경영으로 인해
이미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아 M&A 등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는 현실
을 감안할때 이제 근로자 파견업이 더 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
의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시장변화에 무대응>
파견업이 법제화된 이후 업계에는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세계
최대의 인재파견회사인 맨파워 아데코 파소나 등이 국내에 진출했고,
대기업에서는 분사열풍이 불어 분사업체들이 모사에 파견인력을 공급
하고 있다. 또한 매경 한경 리크루트등 대형 언론사들이 파견업에 뛰
어들었고 서치펌회사들도 헤드헌팅외에 근로자파견업을 시작하는 등
파견업 춘추전국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국내에서 10여년 이상 파견업을 해온 리딩컴퍼니 회사들은 과
거 ‘잘 나갔던 시절’만을 그리워하며 시장변화를 외면하고 있다.

또한 일부 대형파견업체들은 기존 오더를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바
빠 시장변화에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와함께 기존 파견업체 직원들도 10여년 같은 일을 하다보니 재충전
의 기회
를 상실, ‘다람쥐 채바퀴 돌듯’같은 일을 반복, 업무개선을 외면하
고 있다.
또한 파견업체들은 차별화된 영업전략없이 백화점식 영업으로 전문화
를 도외시하고 있으며 아웃소싱 공급업체이면서도 비핵심업무를 정규
직원들에 전가하는 등 아웃소싱 활용을 외면하고 있다.

영업방식도 과거 10여년전부터 해온 학연 지연 혈연 등에만 의존, 마
인드의 변화에 무감각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전산·교육프로그램이 없음>
일부 대형파견업체 몇몇을 제외한 수많은 업체들이 아직도 제대로된
전산프로그램, 인력D/B, 교육프로그램이 없이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파
견을 영위하고 있는 것도 국내 파견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전문
가들은 꼽고 있다.

인력파견업체의 천편일률적인 회사소개서와 제안서를 일부 인사담당자
들이 ‘종이낭비’라고 지적할 정도로 전혀 차별화되지 못한채 ‘이
회사가 그 회사’라는 인식만을 심어주고 있다.

광속도로 변하는 21세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말로만 하는 교육이
나 인력D/B에서 벗어나 실천하는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파견업체가 파견근로자를 무시>
파견업체의 존립기반이 파견근로자임에도 일부 파견업체는 ‘모집해
서 집어넣으면 끝난다’라는 단순 사고방식에서 못벗어나고 있는 것
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많은 인사담당자들이 가장 불만을 많이 토로하고 있는 것도 파견업체
의 무성의한 모집에 있다.

제대로된 적성·인성검사를 거치지 않은채 또한 기초적인 업무지식의
설명없이 모집하기에 바쁘고 모집하면 교육없이 곧바로 면접에 임하
고 있다고 인사담당자들은 말한다.

또한 파견근로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많은 복리후생제도가 말로만 때우
는 탁상행정으로 치닫고 있다.

“진정으로 파견근로자를 생각할 때 만이 파견업이 발전한다는 기본이
론을 망각한 경영실태가 가장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과제”라고 전문
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치열한 단가경쟁>
많은 파견업체들이 신규로 진입, 활발히 영업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업
계는 ‘제살깎기’의 무한경쟁에 돌입했다고 업계 관계자는 입을 모으
고 있다.

심지어 일부업체는 노마진이나 1∼2%의 일반관리비와 이윤으로 사용업
체를 공략하고 있으며 이는 파견업을 공멸로 몰고 가는 지름길이라고
성토하는 파견업체들이 많다.

차별화된 서비스와 질높은 인력공급으로 제 단가를 받아 사용업체 파
견업체 모두 승리하는 윈윈 전략만이 살길이라는데는 모두가 동감하
고 있다. 그러나 경쟁이 붙으면 일단 따고보자는 심리가 발동, 윈윈전
략을 부르짖은 파견업체마져 단가경쟁에 뛰어들어 ‘진흙탕속 개싸
움’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 또 다른 업계관계자의 말이다.

이와함께 파견업계의 이같은 심리를 이용, 단가경쟁을 시키고 있는 많
은 사용업체들도 ‘이전투구’를 조장하고 이것또한 파견업 문제의
한 요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간 기업과인재 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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