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회복세 뚜렷, 저성장 기조 탈출할 듯
내수 회복세 뚜렷, 저성장 기조 탈출할 듯
  • 승인 2005.07.2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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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분기 GDP성장률(속보) 3.3%는 아직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저성장 기조에서 뚜렷이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의 증가세 확대에 따른 내수의 뚜렷한 회복세가 2분기 GDP 성장을 견인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재정경제부와 민간연구기관들은 경기개선의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하반기 성장의 전망을 밝게 해주는 전조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 주도형 성장세가 강했다. 지난해 GDP 성장률 4.6%도 내수는 침체돼 있었으나, 수출이 연평균 20% 이상 증가하며 역할을 했던 데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문제로 제기됐고, 실제로 올해 1분기 들어 수출 증가율이 한자리수로 내려앉으면서 GDP 성장기여도도 크게 떨어졌으나 내수는 이를 메울 만큼 빠르게 회복되지 않아 2.7% 성장에 그쳤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2분기 성장지표는 우리 경제가 이제 높은 수출 의존도에서 벗어나면서 내수와 수출이 균형을 이뤄가고 있음을 조심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2분기 들어 내수의 GDP 성장기여율은 전분기의 34.6%에서 84.5%로 크게 높아진 반면, 수출의 성장기여율은 전분기의 145.4%에서 81.5%로 낮아졌다. 소비와 투자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실제 2분기 민간소비는 자동차, 컴퓨터 등 내구재와 오락·문화 등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지출의 증가세가 확대돼 1분기(1.4%)보다 배 가까이 증가한 전년동기대비 2.7% 증가를 기록했고, 건설투자는 2분기 연속 하락에서 증가세로 반전돼 1.8% 증가했다. 다만 설비투자는 전분기(3.1%)보다 낮은 전년동기대비 2.8% 증가했다.

2분기 수출은 전분기(8.1%)보다 낮은 6.1%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지난해 3분기 이후 급격하게 진행됐던 증가세 둔화는 그 폭과 속도가 완만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경기흐름 개선 ‘뚜렷하다’
재정경제부는 올 2분기 GDP 성장률이 3.3%를 기록한 것과 관련, 연초 이후의 경기흐름 개선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수가 수출증가세 둔화효과를 보완하면서 성장의 내용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전분기 대비 계절조정 성장률은 지난 2003년 4분기(2.8%) 이후 가장 높은 1.2% 증가했으며, 연률로 환산하면 4.9% 수준의 성장세를 나타내 잠재성장률(5%)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수는 민간소비의 회복세가 확대되는 등 성장에 대한 기여가 커지면서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고 대외 부문에서는 상품 수출입은 여전히 성장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민간소비가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건설투자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에서 반전돼 전년동기대비 1.8% 증가한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말하고 “또 수출과 내수가 전반적으로 균형 있는 성장을 이룬 것으로 나타나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개발연구원 신석하 박사는 “전반적으로 경기회복이 완만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평가된다”며 “한 동안은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하반기 경제, 성장세 확대
재경부는 우리 경제는 하반기에도 이러한 경기흐름 개선추세를 이어가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확대돼 서서히 잠재 수준의 회복속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재경부 윤종원 종합정책과장은 건설경기와 관련 “건설 수주 관련 지표가 좋다”면서 “선행지표가 괜찮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건설경기는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민영 연구위원은 “국제유가, 환율변동 등이 변수이기는 하지만, 하반기에는 민간소비가 3%대로 증가하면서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확대되고 이에 따른 고용효과도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하고 "다만 회복속도가 빨라지기 위해서는 추경 편성 등의 경기부양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석하 박사는 “원하는 만큼 속도가 빠르지는 않겠지만, 내수 쪽에서 완만하게 회복세를 지속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하반기 경기회복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며 “또 수출 증가율 둔화가 마무리되면서 하반기 들어 다시 점진적으로 수출증가율이 재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재경부는 다만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NI)은 교역조건 악화로 인해 0.2% 증가에 그쳐 체감경기 개선으로 이어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작년 4분기 이후 급증하고 있는 해외소비도 서비스업 개선을 통해 국내로 흡수하는 것이 과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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