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열대야 호기 작용 매출급증
유통업계 열대야 호기 작용 매출급증
  • 승인 2005.07.2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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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30도를 웃도는 ‘가마솥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유통업계가 폭염 특수를 누리고 있다. 에어컨, 선풍기, 빙과, 맥주 등이 불티나게 팔리는 가운데 24시간 영업을 하는 대형 할인점에는 더위를 피해 나온 야간 쇼핑객들이 몰리면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이달 들어 ‘밤 손님’이 크게 늘자 이들을 겨냥한 다양한 판촉전을 마련하고 있다.

25일 밤 11시 수원시 장안구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북수원점. 1층 푸드코트 매장에서는 가족단위 고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햄버거와 아이스크림, 음료를 즐기고 있었다. 맥도날드 매장에 근무하는 한여진씨는 “이달 들어 야간매출이 평소보다 3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2층 식품매장에도 야간 쇼핑객들로 북적댔다. 10여곳의 계산대에는 고객들이 길게 늘어서 있을 정도로 만원을 이뤘다. 낮과 밤이 구분 안 될 정도로 매장은 활기가 넘쳤다. 떡볶이, 순대, 오뎅 등을 파는 분식코너에는 야식을 즐기려는 고객들이 꼬리를 물면서 빈자리는커녕 서서 먹을 공간조차 찾기 힘들었다.

분식코너 관계자는 “밤 10시부터 12시까지가 피크”라며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야간 매출이 20∼30% 증가했다”고 말했다.

식품매장 한켠에서 열린 ‘1+1’ 행사장은 제품을 구입하려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과일, 채소 등 구입한 제품을 하나 더 얹어주는 ‘1+1’ 행사는 홈플러스 측이 야간 쇼핑객을 위해 마련한 것으로, 행사 10여분 만에 상품이 동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달 15∼24일 오후 10시∼오전 4시 심야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4% 늘었다”면서 “오이는 전월 대비 34%, 친환경채소는 18%, 참외는 전주 대비 60%, 수박도 40%나 매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신세계 이마트 역시 7월1∼10일과 7월15∼24일 매출을 비교한 결과 빙과 29%, 푸드코트 21%, 음료 19%, 맥주 17%, 과일 16% 등 폭염관련 상품군의 매출이 크게 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시간, 서울 동대문 밀리오레와 두타 등 대형 쇼핑몰에도 손님들이 넘쳐났다. 밀리오레에서 쇼핑을 하던 회사원 장민정씨는 “너무 더워서 집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퇴근 후 피서 간다는 생각으로 시원한 쇼핑몰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두산타워에서 만난 회사원 이유미씨도 “집보다 사무실이 더 시원해 일부러 야근을 하고 바로 이곳으로 왔다”며 “평소 시간이 없어 구입하지 못했던 남자친구 선물도 사고 휴식을 취한 후 집에 갈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타워 마케팅담당 한은혜씨는 “지난 5월에 비해 이달 들어 매출이 20% 이상 늘었다”며 “열대야가 상인들에게 손님을 끌어다주는 효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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