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소싱 전문가 부재 무엇이 문제인가?
아웃소싱 전문가 부재 무엇이 문제인가?
  • 나원재
  • 승인 2008.02.18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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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자격증 유명무실 “있으나 마나”

정부 및 관련 협회, 정확한 방향성 제시 필요해

컨설팅·노무법인·교육기관 업무영역 대부분 겹쳐
자격증 소지자만의 전문 영역 구축 및 사후관리 필요


국내 기업의 아웃소싱 활용이 점차 증가되고 있지만 아웃소싱 전문인력 양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해당 자격증이 존재하나 유명무실함을 더해가고 있어 대대적인 수정·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아웃소싱 전문인력 양성 제도로는 크게 한국아웃소싱기업협회가 시행하고 있는 아웃소싱지도사 민간자격증이 있으며 컨택센터 부분은 국가공인기술자격증인 텔레마케팅 관리사 자격증이 있다. 이 밖에도 경비지도사 및 시설관리 관련 자격증 등 해당 분야에 따라 자격증 제도가 존재하고 있다.

이 중 현재 기업의 아웃소싱 현황과 가장 큰 연계성을 지닌 아웃소싱지도사와 텔레마케팅 관리사 자격증에 대한 문제점을 살펴보고 향후 개선해야할 부분에 대해 짚어보도록 하겠다.

아웃소싱기업협회가 정의하는 아웃소싱 지도사 자격증은 기업의 미래비전을 위한 경영전략을 이해하고 조직체의 핵심역량을 분석하여 경영자원의 비핵심역량에 대한 조직프로세스 및 인적자원의 유연화를 위해 경비절감 등의 명확한 전략적 목적을 갖고 설계·기획·관리·운영 및 서브시스템의 의사결정을 외부 아웃소싱 공급업체에 맡기기 위해 공급업체 선정, 계약, 성과 평가, 공급업체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아웃소싱지도사의 주요 활동영역으로는 근로자파견에서부터 총무·복리후생, 텔레마케팅, 고객관리, 판촉, 물류, 세무회계, IT 등이 있으며 1급에서 3급까지 등급이 나뉜다.

1급의 경우 ▲아웃소싱 공급업체 또는 고객사의 경영비전·전략의 이해 ▲핵심역량의 파악 및 아웃소싱범위 선정 ▲아웃소싱 방법론의 기획 및 실행 ▲공급업체선정, 협상, 계약, SLA, 인적자원 및 시설의 이관관리, 협력관리(partnership), 성과관리 및 피드백, 계약변경 등의 기획 및 관리 ▲아웃소싱공급업체 관리 ▲아웃소싱 고객사 및 공급업체에 대한 컨설팅 ▲파견근로자의 인사·교육기획·관리시스템개선 근로자파견업 경영개선컨설팅 ▲기타 아웃소싱업무의 종합관리 등을 담당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아웃소싱지도사 자격증의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아웃소싱지도사의 활동 영역이 컨설팅사 및 교육기관, 노무법인과의 업무 영역과 대부분 일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핵심역량 파악 및 아웃소싱 범위 선정, 기획 및 관리는 이미 컨설팅과 노무법인 업계간의 경쟁이 이뤄지고 있으며 교육은 전문 교육 기관들 사이에서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노무법인의 토탈 컨설팅 기관으로의 변모를 시도하고 있으며 컨설팅사들의 노무 관리 업무영역으로의 컨설팅 확대와 교육 기관의 콘텐츠 개발 등은 업무 영역의 확대와 전문성을 동시에 겸비하고 있어 아웃소싱지




사는 시간에 따라 경쟁력을 잃어갈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서비스수준합의를 뜻하는 SLA의 경우 HR아웃소싱 시장에서 업종별 해당 업무에 따른 서비스 수준을 못 박을 수 없는 부분이 있으며 정부에서도 이러한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웃소싱지도사의 제대로 된 컨설팅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사료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아웃소싱 지도사 자격증에 대해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많고 허술하기 때문에 협회에서 요구하는 국가공인자격증으로의 격상은 어려울 것”이라며 “산자부 산하 기관이지만 자격증에 대해 정부를 이용한 과대과장 광고 또한 우려되고 있어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아웃소싱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기업에 제공하고 있는 아웃소싱 서비스에 대해 자격증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며 “해당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영업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텔레마케팅 관리사 자격증은 지난 2002년 신설된 국가기술자격 33개 종목 중 하나로서 텔레마케팅에 관한 전반적인 관리방법에 대한 숙련된 기능을 가지고 판매관리, 시장조사, 고객응대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의 유무를 판단하기 위함이 목적이다.

2007년 현재 텔레마케팅관리사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은 3,170명으로 한국컨택센터협회에서 자격증을 소지한 인원 중 관련 산업에 종사자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를 했으나 정확한 통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협회는 텔레마케팅 산업에 종사하는 인원을 35만명으로 추산할 경우 1% 이하의 자격증 소지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텔레마케팅 관리사 자격증을 소지한 인원이 적어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도 있지만 더욱 더 큰 문제는 자격증을 국가 자격증의 하나로 인식할 뿐 인사에 비중을 두거나 자격증에 대한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는 데에 있다.
이론 위주의 시험 자체가 실무역량을 판단하기에 다소 거리감이 있어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고 해도 업무 능력과는 동떨어질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위에서 살펴본 두 가지 자격증이 취업과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 없겠지만 기업의 아웃소싱 활용에 있어 제대로 된 대우를 받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변화가 분명히 필요하다.
관련 협회는 자격증에 대해 현실에 맞는 정확한 방향을 제시해야 하며 자격증 소지자만이 가질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전문 분야를 발굴,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또한 박리다매 식의 자격증 남발을 자제해야 하며 동시에 사후 관리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기업의 아웃소싱 활성화를 위해 자격증 소지자에 대한 가산점 부여와 자격증 소지자를 보유한 아웃소싱 기업에 대해 그 수에 따라 특혜를 주는 등 제도적인 개편을 고려해야 할 필요도 있겠다. 하지만 제도적인 개편을 요구하기 전에 관련 기관 및 업계의 우선적인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나원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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