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생산단위당 고용 13년만에 67% 감소
제조업 생산단위당 고용 13년만에 67% 감소
  • 류호성
  • 승인 2008.02.2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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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부품 영상 음향, 통신장비 제조업 가장 심화

산업구조 고도화와 해외투자 확대 등으로 ‘고용없는 성장’(Jobless growth)이 경제의 추세로 자리잡으면서 산업의 고용 창출력이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우리 경제의 주축인 제조업에서 이런 현상이 더 두드러져 지난 13년간 생산물 10억원어치를 얻기 위해 소요되는 노동력이 3분의 1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산업연구원(KIET)의 ‘거시경제변수가 산업구조에 미치는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에서 총생산물 10억원어치(불변가격)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수를 보여주는 취업계수는 1993년 11.08명이었으나 2005년 3.92명으로 4명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2006년에는 3.66명으로 67% 감소했다. 13년만에 동일한 총생산물 가치를 얻기 위한 필요 노동력이 3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제조업 가운데서도 정보통신(IT) 관련업종의 감소폭이 커 전자부품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은 이 기간 11.31명에서 1.69명으로 무려 85%가 감소했고 컴퓨터 및 사무기기 제조업은 16.96명에서 2.45명으로 86% 급감했다.
이에 비해 ‘굴뚝산업’을 대표하는 업종 가운데 하나인 금속산업(13.99명→11.25명)은 감소폭이 약 20%에 그쳐 취업계수 하락폭이 가장 작은 업종으로 꼽혔다.

서비스업 역시 제조업에 비하면 감소폭은 작았으나




줄어들기는 마찬가지여서 이 기간 서비스업 취업계수는 23.94명에서 17.56명으로 27% 하락했다.

다만 서비스업 가운데 기계장비 및 용품 임대업(24.55명→29.29명)과 부동산업(3.87명→5.42명)은 10억원어치 생산물을 얻기 위해 필요한 노동력이 각각 19%, 40%씩 늘어나는 모습이었다.

이런 변화에는 IT산업 발전과 기술 고도화, 저부가가치산업의 생산기지 이전 등이 요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아울러 제조업-서비스업간 생산성 격차 확대로 인해 제조업의 고용 축소속도가 더욱 빠르게 나타나면서 생산성이 낮은 서비스업이 많은 고용을 떠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고용창출 효과가 극히 낮은 IT산업은 1995년 비농업부문 실질 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8%에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2006년 16.82%로 급속히 커졌다.

또 1995∼2006년 제조업 노동생산성이 연평균 8.8%씩 증가한 데 비해 서비스업은 통신업종(11.8%)만 급속히 상승했을 뿐, 전체적으로는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1.8%에 불과했다.

KIET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제조업 고용비중은 1990년대 급격히 하락한 데 이어 2000년대 이후에도 완만한 하락세이며 서비스업에서 고용비중은 상승하고 있으나 생산비중은 하락하고 있어 선진국에서 보이는 생산증가에 수반된 고용증가와는 다른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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