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취업전략
캐나다 취업전략
  • 승인 2004.01.05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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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를 백 번쯤 낼 생각을 하라." 이민 후 직장을 구하려는 독립이민자
들을 위한 조언이다. 밴쿠버의 취업 시장은 한국보다 더 얼어 있다. 밴쿠
버가 속해있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州)정부는 최근 "일자리가 많이 늘
었고, 경기도 호전되고 있어 취업을 원하는 주민들의 취업 가능성이 훨
씬 높아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언어적 장벽이 없고, 직업 경력이 충
분할 때의 얘기다. 전산 관련 직종의 취업률이 높다는 말이 돌았기 때문
에 한때 전산 전공자들의 독립이민이 줄을 이었지만, 캐나다 현지의 사정
은 그처럼 쉽게 직업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물론 전산 관련 전공
자가 취업에 유리하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이
야기일 뿐이다. 게다가 언어장벽을 극복하지 못하는 한 정상적인 급료와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민 1년차인 김영창씨(가명-화이트 락 거주)는 이민 오기 전 건설 관련
일을 한 경력을 기반으로 한국인 인테리어업체에 취업하는 데 성공했다.
직장이 생겼다는 기쁨도 잠시였다. 최고의 노동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캐
나다에서 한국의 1980년대 기업문화를 경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침 8시에 출근, 저녁 6시에 퇴근을 하는 등 하루 10시간 근무를 해야 했
다. 가족과 안락한 오후 시간이나 주말을 여유있게 보내겠다는 이민 초기
의 바람은 환상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정년이 보장된다거나 또는 끈끈한 인간관계로 연결되는 한국
기업문화의 장점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담배 피는 시간마저 근무시간에
서 제외하고, 허겁지겁 식사하는 30분간의 점심식사 시간도 근무시간에
서 제외하는 등 철저하게 서구식 시간관리를 하는 근무통제시스템에 숨
이 막힐 지경이라고 불평을 털어놓는 김씨는 요즘 다른 직장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역시 다른 직장이라고 해도 상황이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고등학교 2학년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는 김씨의 영어
실력으로 캐나다 현지인 기업에 취업하기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취업전략 최근 한인 신규이민자를 대상으로 캐나다 취업에 대한 경험을
나눈 몬트리올은행의 손태현 소장은 "자신의 현재 처지를 냉정히 평가하
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밑바닥부터 경험을
쌓는 스텝핑 스톤(Stepping Stone)의 원리를 강조한 것이다. 손 소장은
캐나다 건설장비 대형 체인인 홈디포(Home Depot)에서 일했던 경험이
큰 밑천이 됐다. 이곳에서 처음 맡았던 시간직 일을 성실히 하고 다른 부
서의 일을 도우면서 경험을 쌓자 새로운 일을 할 기회가 주어졌다. 손 소
장은 "열심히 경험을 쌓다보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고 조언했다.


이곳 사회에서 적응하고 직장도 소개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인맥을 만드
는 것이 중요하다. 인맥 구축에 좋은 방법으로는 칼리지 등에서 공부하거
나 동호회 가입, 커뮤니티 행사 참여, 자원봉사, 종교활동 등이 꼽힌다.
더불어 이곳의 취업환경이 한국과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민자 구직을 돕는 관련기관을 적극 이용하는 것도 권할 만하다. 이 민
자의 구직을 도와주는 대표적인 기관들로는 석세스(S.U.C.C.E.S.S.)-옵
션스(Options)-ISS 등이 있는데 이런 곳에서 구직 노하우를 익혀 캐나다
실정에 맞게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인터뷰 등을 철저히 준비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해야 취업확률이 높아진다.


자격증이 필요한 직업 일부 신규이민자 중에는 캐나다에서 자기 사무실
을 열 수 있는 회계사(CA, CGA)-공증사(Notary Public)-주택관리사
(Home Inspector) 등의 일을 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자격을 준
비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회계업무를 볼 수 있는 CA, CGA 등의 과정
은 본인의 전공과 경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최소 3~5년 정도의
공부 과정과 실무를 거쳐야 한다. 공증사(Notary Public)의 경우 대졸 이
상의 학력과 5년 이상의 관련사업 경험, 영어 등의 자격을 갖추어야 한
다. 협회의 기준에 통과하면 UBC(브리티시 컬럼비아 주립대)에서 약 1
년 반 정도의 코스를 마쳐야 한다. 이후 자리가 나오면 공증사시험과 심
사를 거쳐 인증을 받다. BC 공증사협회에 따르면 1년에 1,600여 명의 지
원자 중 20~25명 만이 공증사로 선정된다. 주택관리사의 경우 CAHPI
(BC)-BCIPI 등의 협회를 통해 자격조건을 알아보고 BCIT 등의 학업과정
과 시험을 거쳐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주택관리사는 예전에 건축이
나 토목 쪽 일경험이 있는 것이 유리하다. 자격을 갖춘 후에는 집을 소개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인맥이 관건이다.


한국에서 경험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쉽게 취득할 수 있는 기계-정비-배
관-목재가공-전기 등의 기술자격증은 취득 후 관련업계 취업이 쉽고 보
수도 상당히 높다. 하지만 이들 전문직은 최소 1년 이상의 수련 과정과 자
격시험을 통과해야 하고 시험 후에도 별도로 수습기간을 거쳐야 하기 때
문에 생계가 급한 이민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한인들의 취업가능 업체 3만여 개의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밴쿠버 국제
공항은 이민자들이 두드려볼 만한 일터이다. 공항 이용객이 증가함에 따
라 항공사-보안-요식-면세점-공항관리 등에 필요한 직원 수가 점점 더
늘고 있고, 대형 소매 체인점(퓨처숍-런던드럭-세이프웨이-홈디포-캐나
디언 타이어 등)도 취업을 시도해봄직하다. 자신의 경력과 관련 있는 곳
이 있다면 집과 가까운 곳에 직접 방문해 채용계획이 있는지 문의한다.
처음 일할 때의 대우는 시간당 10달러 미만이지만 성실히 일하면 매장 매
니저로 승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나이-영어실력에 상관없이 도전할 수 있는 경비-청소업이다. 대형 보안
업체에 취직해 일할 수 있는 경비원이 되려면 경비회사나 정부기관에서
3~6개월 정도 교육을 받고 간단한 시험에 통과해야 한다. 일이 크게 힘들
지 않아 나이가 많아도 상관없다. 청소업의 경우 본인이 일정한 장비를
갖춰야 하지만 용역업체에 신뢰를 쌓고, 단골을 확보하면 밤시간만 일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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