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하청 비율 자동차 14.8%, 철강 41.5%
사내하청 비율 자동차 14.8%, 철강 41.5%
  • 이효상
  • 승인 2012.12.1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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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고용 활용실태 및 간접고용 근로자 근로실태 조사·분석 ④ / 자동차, 철강 사례

청소·경비·포장·운송·설비 보수 등의 간접부문 업무넘어 조립라인 업무에 확산

본 기사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표한 ‘간접고용 활용실태 및 간접고용 근로자 근로실태 조사·분석’이라는 제호의 보고서 중 일부를 발췌한 것으로, 본지에서는 5회에 걸쳐 각 산업별 간접고용 동향과 외주화 동향을 게재할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내하청, 자동차산업은 1980년대 초부터 활용
철강산업은 1970년대부터 광범위하게 활용

1. 자동차산업 및 철강산업의 사내하청 활용 현황

자동차산업 및 철강산업의 사내하청 활용은 2000년대 이후 불법파견 문제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문제제기 되어왔으나, 최근의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사내하청 문제의 해결은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직접생산공정에서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하면서도 기업 내부노동시장으로부터 배제되어 있으며, 이로부터 임금 및 노동조건을 비롯한 다양한 영역에서의 차별이 발생한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IMF 경제위기를 계기로 직접생산 공정에의 사내하청 활용이 확대되어 왔으며, 2000년대 중반 불법파견 논란을 거치며 완성차업체의 1차 사내하청 비율은 정체 내지 소폭의 감소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모듈화를 중심으로 한 생산방식 변화의 과정 속에서 정규직과 사내하청 간의 격차가 확대됨은 물론 고용의 외부화 경향이 강해졌다. 부품업체들로까지 사내하청 활용이 확산되는 가운데, 상품사슬 내에서 상위에 위치한 부품업체들과 하위에 위치한 부품업체들간의 사내하청 활용비율은 물론 노동조건 격차가 확대되었다. 특히 최근에는 생산직에 정규직 노동자가 단 한명도 없는 사내하청 100% 공장이 등장하는 등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산업과는 달리 철강산업에서는 초기부터 사내하청 형태의 하청구조가 자리 잡고 있었다. 철강산업은 여타 제조업에 비해 생산이 중단될 경우 치르게 되는 비용이 크기 때문에 하청구조 형성에 노사관계 요인이 특히 강하게 작용하였다. 이를 보여주는 것이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급속한 사내하청 활용 확산이다. 또한 1990년대 초중반 신경영전략 도입과 1990년대 후반 IMF 경제위기를 거치며 사내하청 관리가 보다 체계화되며 정규직과 사내하청 간 격차가 심화되었다.

특히 핵심-주변 업무 분리가 자동차산업 등 여타 산업에 비해 강하고, 핵심업무에 정규직, 주변업무에 사내하청을 배치하는 경향이 강해 자동차산업에 비해 2000년대 중반 불법파견 논란을 비껴가는 양상을 보였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후방연계가 강하여 외주하청화의 흐름 속에서 사내하청이 외주 부품업체로 확산되는 양상이 나타나는 데 반해, 철강산업은 전방연계가 강하다는 특성으로 인해 외주하청보다는 사내하청이 주로 활용되고 이것이 높은 사내하청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 철강 등 금속산업 전반에 사내하청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완성차업체 등 주요 대기업들이 정규직화 등 실질적인 조치가 미흡한 가운데, 정부는 사내하도급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정부의 대책은 상당 부분이 명백한 불법파견 형태로 드러나 있는 사내하청 고용관계를 기정사실화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 사내하청 고용관계가 중소 납품업체까지 확산되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때 여전히 실질적인 대책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제조업 부문에서 살펴본 자동차 및 철강산업의 외주화 현황과 그 배경을 요약해 보면 [표]와 같다.

사내하청 비율은 철강산업에서 41.5%로 자동차산업 14.8%에 비해 매우 높게 나타났다. 사내하청화의 주요 계기 또한 철강산업의 경우 산업 초기부터 광범위하게 자리 잡았던 데 비해 자동차산업의 경우 이전에는 간접부서 중심으로 활용되었던 것이 IMF 경제위기를 계기로 직접생산공정에 대폭 확대 도입되었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부품을 납품받아 조립하는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모듈화 도입 등 신기술과 새로운 경영관리기법이 도입되면 주변적 업무가 관련되는 부분들은 공장 외부로 아예 외주화되는 가운데, 직접생산공정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세부적인 직무상으로는 정규직 노동자들과 구분되지만, 여전히 유사성이 강한 업무를 수행한다.

반면, 철강산업은 일관생산 공정 하에서 소재를 생산하여 다양한 수요처에 납품하는 형태를 띠고 있어 공장 내에서 핵심적인 업무는 정규직이 계속 담당하고, 주변화된 업무들이 꾸준히 사내하청화 되는 형태가 나타난다. 자동차산업의 경우와는 달리 정규직 노동자와 사내하청 노동자간 숙련 격차 또한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외주화의 핵심 요인인 기업측의 경영전략은 자동차산업과 철강산업에서 모두 비용절감과 물량 변동에 따른 유연성 확보로 파악된다. 또한 모듈화와 자동화 등 신기술 도입 또한 주요 계기가 되고 있다. 원청기업의 노사관계 전략 측면에서는 자동차산업의 경우 정규직 노동조합은 물론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조직력을 약화시키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철강산업의 경우 그간 지속되어 온 무노조 경영을 유지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한편, 사내하청 활용에 관해 정부는 별다른 정책 개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내놓은 '사내하도급 가이드라인'은 불법파견 형태의 사내하청 활용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규제하는 방안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2010년 9월 국회에 제출된 의원 12인의 '불법파견근절 및 직접고용 촉구 결의안'을 참조할 수 있다. 이 결의안은 2010년 7월의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관련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제출된 것으로, 사내하청 활용에 대해 원청 사용자책임의 확대 및 직접고용 원칙을 요구하고 있다.

핵심적인 내용은 지난 2009년 9월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출한 ‘사내하도급근로자 노동인권 개선을 위한 법령 및 정책 개선 권고'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첫째, 노동관계법상의 사용자 정의규정을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근로조건 등의 결정에 대하여 실질적인 영향력이 있는 자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개정하고, 둘째, 상시적인 업무에 대한 직접고용원칙을 법률에 명시적으로 규정함으로써 간접고용의 남용을 억제하며, 셋째, 사내하도급근로자에 대한 차별금지 및 이들의 차별시정 신청권을 법률로 명시하는 실질적 노력이 필요함을 제시하고 있다.

2. 제조업 간접고용 현황과 특징

금속산업 사내하청 노동에 대한 정확한 규모는 경제활동 인구조사 부가조사를 통해 파악되는 여타 비정규 고용형태별 규모와 달리 아직까지 공식적인 통계수치로 파악된 적이 없다. 이는 금속부문 사내하청 노동이 원청 자본에 의해 활용되는 비정규직으로 간주되기 보다는 하청 업체에 고용된 노동자라는 범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전체 규모를 파악한 통계 자료는 없더라도 노동부에서 일부 사업장을 대상으로 제한적이나마 자체적으로 파악한 사내하청 노동 규모 자료는 존재한다.

노동부가 2004년과 2008년에 실시한 사내하청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금속산업 전반의 사내하청 현황을 살펴보면, 조선 및 철강산업의 경우 자동차산업에 비해 사내하청 비율이 높다는 특징이 나타난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와 금속노조가 실시한 2007년 실태조사에서도 금속산업의 전체 고용규모 대비 비정규직 비율은 34.9%로 나타난 가운데 조선(177.2%)과 철강(42.1%)이 전체 평균 보다 비정규직 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난 바 있다(금속노조·한국비정규노동센터, 2007)

이러한 경향은 2010년 실태조사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의 2010년 실태조사에서는 조선 및 철강산업의 주요 사업장이 조사대상에서 누락되고 과소 집계되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의 2010년 실태조사의 문제점을 고려할 때, 전반적으로 조선 및 철강산업 부문에서는 원청 대비 사내하청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는 반면, 자동차산업에서는 일부 사례에서와 같이 최근 몇 년 들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수가 현상 유지되거나 감소한다는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자동차산업에서 사내하청 비율이 소폭이나마 감소한 것은 2003년 이후 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조합의 수립으로 사내하청 노동이 증가하였으며 불법파견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떠올라 원청사가 사내하청 노동을 대거 활용할 유인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조선 및 철강산업의 경우에는 자동차산업에 비해 불법파견 판정을 비껴가기 유리한 조건이 지속되면서 외주화의 경향이 강화되며 동시에 사내하청 비율도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제조업 고용구조 및 고용관계

(1) 자동차산업

자동차산업에서 사내하청 노동력은 1980년대 초반부터 활용되기 시작했다.
완성차업체인 H자동차의 경우, 1980년대 초에 일본 미쯔비시 자동차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하였는데, 이것이 작업장 내에 기업의 경계를 달리하는 이질적 노동자들이 확산되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H자동차에서 사내하청 노동력 활용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부터이다. H자동차 울산공장에는 1990년에 2,788명, 1995년에 3,715명, 1996년에 4,700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존재했으며, 대략 이 시기부터 이들은 청소·경비·포장·운송·설비 보수 등의 간접부문 업무를 넘어서 조립라인 업무에까지 투입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도 사내하청 노동자 규모 증가세는 계속되었다. 특히 1998년 이후 사내하청 인원이 급증한 이유는 1998년 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 직후 시장상황이 회복되었으나, 새로 생겨난 일자리에 정규직이 아닌 사내협력업체 노동자들이 배치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단체교섭 수준에서의 16.9% 합의와 작업장 수준에서의 M/H 협상과정에서의 하청투입 허용 역시 사내하청 노동자 규모 증가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1차하청의 직영대비 비율은 1998년 16.9%에서 2004년 33%까지 증가하였다.

(2) 철강산업

철강산업부문의 대다수 제철 및 제강업체들에서 사내하청업체가 100인 이하의 업체규모를 지니고 있음을 고려하여 철강산업 내 100인 미만 규모 사업체 종사자의 비율을 확인해 볼 경우에도 이러한 경향은 명확하게 나타난다. IMF 경제위기 직후인 1999년 22.8%였던 100인 미만 사업체 종사자 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40%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2009년 현재 42.5%에 이른다.

철강산업의 최근 고용규모를 살펴보면 1999년 59,806명에서 2002년 56,324명까지 소폭 감소하였다가 이후 급속히 증가하여 2009년에는 78,595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용규모만으로 살펴보았을 때 철강산업은 2000년대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 철강산업의 부가가치 또한 2007년에서 2008년 사이 급격히 증가하였다가 2009년에 다시 경제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온 것을 제외하면 2000년대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규직과 사내하청 간 임금격차를 2008년 철강산업 하도급 구조 현황과 실태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살펴보면, 월평균 임금이 대기업 정규직은 221만원, 중소기업 정규직은 204만원, 사내하청은 152만원으로 나타나 대기업 정규직 대비 사내하청의 임금비율은 68.8% 수준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상여금의 경우는 대기업 정규직과 사내하청이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성과급의 경우에도 그 격차는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간의 경우에도 명확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중소기업 정규직이거나 사내하청인 경우 정규직에 비해 주당 실제 근무시간이 10시간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근무형태에 있어서도 정규직과 사내하청 간 차이가 눈에 띠게 나타나고 있다.

철강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의 근무형태는 대부분 4조 3교대로 나타나고 있는 데 반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근무형태는 거의 대부분 3조 3교대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철강산업에서 사내하청이 활용되는 시기는 국내 철강업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P사의 경우, 이미 최초 설비 당시 일본의 철강 설비를 도입하면서 일본의 사외공 제도(사내하청) 또한 수입하였다. 이러한 배경과 더불어 연속생산이 불가피하다는 생산공정의 특성에 따라 이미 철강산업에서는 1970년대부터 사내하청이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었다. P사가 사내하청을 활용하는데 있어 우선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경기 하강 국면의 유휴 인력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해고를 통해 경기변동에 대한 안전판, 정규직 고용에 대한 안전판으로 활용해 왔다.

이를 위해 P사에서는 사내하청업체에 업무를 맡기는데 있어서 철강의 생산과정상의 간접적이고 부수적인 직무를 주로 맡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즉, 원료운반, 적치, 보전, 보수, 포장, 결속, 적재 등 부가가치가 낮지만 상시적이고 고정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업무에 주로 사내하청 노동을 활용하였다.

이는 철강업이 장치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인건비 영향을 크게 받고 있기 때문이며, 철강업이 치열한 국제적인 가격경쟁 하에서 원가경쟁력에 의존하는 산업이라는 점과 노동생산성 향상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 때문에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도 하청노동을 활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특히 1987년 노동자대투쟁 시기를 경과하면서 이와 같은 배경 하에서 사내하청의 비중이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고, 외환위기 이후에는‘외주작업의 체계화, 정비부문의 생산성 향상, 외주관리 체계 효율화’를 목표로 사내하청 업체에 대한 관리 시스템을 한층 발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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