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로드 ‘불법파견’ 의혹
티브로드 ‘불법파견’ 의혹
  • 김연균
  • 승인 2013.07.2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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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본사가 직접 협력사 사장 발탁·배치"
국내 대표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태광그룹의 티브로드도 케이블 고객을 유치하고 선로를 까는 등의 업무를 맡은 협력사와 위장도급 계약을 맺어 대규모 불법파견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대자동차와 같은 전통 제조업을 넘어, 삼성전자서비스 등 서비스업계로 불법파견 논란이 계속 확산되는 형국이다.

민주당 을지로(‘을’을 지키는 길)위원회와 노동계는 22일 “티브로드홀딩스가 직접 협력사(서비스센터) 사장을 영입·발탁·배치하고, 임금도 직접 책정해 지급했다”며 티브로드가 지난해 12월 작성한 ‘고객센터 구조 개선방안’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을 보면, 지난해 14개 센터장이 본사에 의해 변경됐다. 계약관계상 협력사 사장이 센터장인데, 사장이 바뀌면 센터 직원 대부분은 퇴사했다 새로 취업하는 형태로 근로계약을 유지했다. 협력사의 경영상 실체가 의심스런 대목이다.

티브로드는 고객을 유치하는 22개 고객센터 협력사, 케이블을 설치·철거·수리하는 25개 기술센터 협력사와 도급계약 등을 맺고 있다. 전체 직원은 1300명 안팎이고 고객센터만 500명 규모다.

협력사가 해야 할 인사·노무관리가 티브로드 쪽에 종속돼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들도 제시됐다. 본사는 실적이 미진한 협력사의 직원을 직접 내쫓기도 했다. 티브로드가 협력사 사장에게 보낸 대외비 문건을 보면, “부진 인력(특히 팀장)의 영업의지 개선 및 부진자 해촉경고를 통한 긴장감 고조”, “고객센터 인력 고도화”를 목적으로 ‘무실적 인력 및 이(E) 등급 팀장 연속 2개월, 연간 누적 3개월 경우 해촉한다’는 내용의 퇴출제도가 안내돼 있다. 이 제도를 시행하지 않는 센터엔 사업부의 운영비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내용도 적시됐다.

태광 계열사인 티에스아이에스(TSIS)는 인력관리 시스템을 통해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인사정보를 집적·관리했다. 인사정보 매뉴얼에는 센터장도 팀장 등과 같이 하나의 직책으로 나와 있다. 본사는 센터 근로자들에게 실적목표를 내걸고 인센티브도 지급했다.

은수미 민주당 의원은 “케이블방송 업계 1~2위를 다투고 있는 태광 티브로드도 삼성전자서비스와 매우 유사한 사례로 협력업체를 운영해왔다”며 “사실상의 위장고용으로, 노동자들은 하루 9~11시간 노동, 토요일 정상근무, 공휴일 강제 당직근무 등의 노동환경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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