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업계, 콜센터 상담사 보호에 분주
홈쇼핑업계, 콜센터 상담사 보호에 분주
  • 김연균
  • 승인 2013.12.26 08: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테이크 텐’ ‘정규직 전환’, 개선 절차 밟아
홈쇼핑 업계 주요 6개사가 자사 콜센터 상담사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감정노동자를 위한 보호 체계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고객 폭언으로 인한 스트레스 탓에 회사에서 퇴직하는 콜센터 직원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CJ오쇼핑은 최근 자사 콜센터 직원을 위해 내부적으로 상담사 보호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상담사가 고객 성희롱·폭언 발언으로 불쾌감을 느끼면 별도 경고 조치 없이 통화를 임의로 종료하고 상급 관리자에게 보고하는 것이 골자다. 통상 유통업계가 기업 이미지를 위해 상담사가 고객보다 먼저 전화를 끊지 못하도록 규정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회사는 콜센터 직원들이 장시간 통화로 피로감을 느끼거나 감정적 안정이 필요할 때 탄력적으로 10분 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테이크 텐(Take 10)` 제도도 마련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콜센터 상담사가 겪고 있는 고충을 회사가 함께 나누기 위한 제도”라며 “상담사 보호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가동 한 이후 콜센터 직원 퇴직률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GS숍은 자사 콜센터 자회사 GS텔레서비스에서 근무하던 600명을 웃도는 계약직 직원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정년 보장, 건강검진, 경조사비 등 다양한 복리후생 등을 제공하면서 업무 환경을 개선한 셈이다. 회사는 정규직 전환에 이어 상담사가 직접 대응하기 어려운 블랙컨슈머를 소비자민원실과 본사 소비자센터 등에 이관하는 공동 대응 체계도 구축했다.

GS숍 관계자는 “지난달 350명을 마지막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콜센터 업무 체계 개선 절차를 마무리했다”며 “소속감과 자존감이 높아져 이·퇴직률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NS홈쇼핑은 최근 상담사를 상습적으로 괴롭히는 악성 고객에게 자동주문전화(ARS)로 통화 불가를 안내하는 `화이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폭언·협박을 하는 고객은 법무팀을 가동해 법적 조치에도 나설 계획이다.

현대홈쇼핑은 교육 프로그램으로 콜센터 직원의 업무 스트레스 해소에 나섰다.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사내강사와 외부강사를 초빙해 감성 서비스 교육을 진행한다. 롯데홈쇼핑은 상담원의 업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임직원 콜센터 일일업무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홈앤쇼핑은 매 시간마다 10분 씩 휴식 시간을 운영하는 한편으로 매주 상담원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이라는 위치를 악용해 상담사에게 성희롱·폭언 등 정신적 피해를 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모든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각 유통업계가 콜센터 상담사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