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MP3 플레이어 국내 상륙 초읽기
중국산 MP3 플레이어 국내 상륙 초읽기
  • 승인 2002.09.28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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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MP3 플레이어가 국내에 상륙한다.

지금껏 우리나라 업체가 자체 개발 모델을 중국에서 생산한 뒤 국내
에 시판한 적도 있어도, 중국 업체의 기술력으로 개발·생산된 중국
산 MP3 플레이어가 우리나라에 정식 수입·유통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넥스트웨이, 유니텍전자 등 국내 주요 MP3 플레이
어 업체들이 중국산 MP3 플레이어를 조만간 국내에 수입·유통할 계획
이다.

넥스트웨이는 이를 위해 중국 제1의 PC 제조업체인 "렌샹"에 MP3 기기
를 납품한 바 있는 "T"사와 계약을 거의 체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
다. T사는 300여명의 개발 인력과 생산 라인을 두루 갖춘 제조업체.

넥스트웨이는 국내 유통 업체인 "M"사와 함께 3종을 국내에 수입한
뒤 주요 포털 사이트인 "Y"사 브랜드로 국내에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선도적인 MP3 플레이어 개발 업체로 꼽히고 있는 넥스트웨
이가 그간 "함량미달"로 터부시된 중국산 MP3 플레이어의 수입을 결정
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최근 들어 중국이 세계 MP3 기기 생산 기지로 급부상하면서, 상당 수
준의 기술력을 축적했기 때문. 반면, 생산원가는 무척 낮다는 것.

범재룡 넥스트웨이 사장은 이와 관련, "아직까지 중국이 디자인, 기구
설계 등의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나, 성능 등의 측면에서 크게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한 뒤 "저가 기종으로서는 우리나라에서
도 어는 정도 어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텍전자가 곧 시중에 판매할 계획인 휴대형 저장장치 기능이 지원
되는 MP3 플레이어 "듀스"도 사실상 중국 전문 업체가 개발, 생산한
모델.

유니텍전자 관계자도 이와 관련 "이 모델을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중
국 제조업체로 부터 납품을 받고 있는 데, (개발자주도형생산방식
인)"ODM" 성격에 가깝다"고 말했다.

수요처에서 개발 관련 실무를 감독한 뒤 생산을 맡기는 OEM(주문자상
표부착생산) 방식과는 달리, ODM 방식의 경우에는 납품 업체가 디자인
과 개발, 생산 등의 실무 작업을 거의 독자적으로 수행하고 있어 듀
스 기종이 "사실상 중국산 MP3 플레이어"라는 평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유니텍전자는 아직 가격을 정확하게 발표하고 있지 않지만, 128MB급
기종을 10만원 중반 안팎에 출시할 것으로 검토하고 있어 10만원 후반
~20만원 초반대에 머물고 있는 동일 메모리 용량의 국산 MP3 플레이어
와는 상당한 가격 격차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처럼 중국산 MP3 플레이어가 잇달아 선보이면서 앞으로 국내 중저
가 시장의 가격 싸움에 불을 붙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국내 MP3 기
기 업계의 입지는 중국산이 진입하기 어려운 고급화 기종 시장으로 더
욱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중국산 MP3 플레이어를 수입하는 당사자 넥스트웨이 마저도
아직까지 중국산이 따라 잡을 수 없는 "엔코딩(음원 기록)" 기술 등
을 부각시키면서 고급 기종을 공급할 방침이다.

특히 이 회사는 중저가 기종은 중국산으로, 고가 기종은 자체 모델로
라인업을 한 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도 나간다는 계획.

국내 MP3 플레이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디지탈웨이, 거원시스템 등
도 마찬가지다.

우중구 디지탈웨이 사장은 "중국산과 가격경쟁을 벌이면, 수익 구조
만 악화될 것"이라며 "종주국인 우리나라 MP3 기기 업체는 디자인 등
의 차별화 요소로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면서 중국산과의 격차를 벌이
는 게 적절한 생존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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