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창업'이란 덫에 걸린 청년들...쉬운 창업이 많아져야하는 이유
[초점] '창업'이란 덫에 걸린 청년들...쉬운 창업이 많아져야하는 이유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2.09.07 0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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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부족 창업→조기폐업→재창업 두려움으로 구직 단념으로 악순환
만 29세 이하 창업자 폐업률 전체 평균보다 높아...2.5개월 소득 없어
만 29세 이하 창업자 당기 순이익 평균 1000만원 웃도는 수준
기술기반창업 부족·폐업률 높은 요식업 위주에 준비기간도 짧아
취업 문턱이 높아지면서 창업으로 눈길을 돌리는 청년들이 늘고 있지만 경험부족과 자금부족 등 여러 고충으로 조기폐업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들이 구직 단념이나 생계유지활동 포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긴요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취업 문턱이 높아지면서 창업으로 눈길을 돌리는 청년들이 늘고 있지만 경험부족과 자금부족 등 여러 고충으로 조기폐업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들이 구직 단념이나 생계유지활동 포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긴요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코로나19 이후 고용시장이 침체되고 원하는 수준의 기업에 입사가 어려워진 청년들 다수가 창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베이커리류나 카페를 중심으로 한 요식업부터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까지 2030 젊은 대표님이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충분한 준비 없이 창업에 나선 이들이 실패의 쓴 맛을 보며 재창업, 즉 다시 도전하는 일조차 포기하고 구직 단념으로 들어서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각에서는 청년들이 실패를 겪더라도 다시 사업에 도전할 수 있는 '쉬운 창업'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하 중기연)이 국내 청년 창업 문제에 대해 분석한 '준비된 가벼운 청년 창업을 위하여'라는 보고서에는 위와 같은 내용이 담겼다. 

청년 창업은 시장 진입·퇴출이 쉬운 생계형에 편중되어 있는데 그 원인 중 하나로는 부족한 창업 준비기간이 꼽힌다. 그런데 청년 세대의 경우 창업시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높아 실패를 겪은 경우 재창업에 엄두를 내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창업이라도 해볼까?" 극심한 취업난→준비 부족 창업 낳아 
2030 청년세대가 준비 기간이 미흡함에도 불구하고 창업에 뛰어드는 이유 중 하나는 높아지는 취업난에 있다. 코로나19 이후 청년세대의 체감 실업율은 23%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고등교육기관 졸업자의 취업률은 67.7%에서 65.1%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취업난이 가중되자 지난 2020년 29세 이하 취업을 포기한 니트족이 435,887명까지 치솟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는 최근 5년동안 최고치에 준한다. 2021년에는 40만 5334명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5만 4428명 늘어난 숫자였다.

연령대별 체감 실업률을 살폈을때 만 29세 이하가 느끼는 체감실업률은 다른 연령대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렇게 극심한 취업난과 정부의 적극적인 청년 창업 장려정책이 맞물려 취업 경쟁에 지친 청년들이 창업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청년 창업의 문제는 타 세대 대비 시장 진입과 퇴출이 모두 활발하여 기업 역동성이 높다는 점에 있다. 특히 29세 이하의 경우 역동성이 무려 71.4로 40대 창업 기업의 역동성인 28.2보다 2.5배에 달했다. 

중기연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29세 이하의 창업은 9.6%에서 19.6%로 꾸준히 증가했지만 동시에 폐업사업자 비율도 동반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29세 이하 창업자의 폐업률은 2020년 기준 8.7%의 전체 평균 -2.9%보다 크게 높았다.

만29세이하의 폐업사업자 비율은 다른 연령대보다 크게 앞선다.

청년 창업자의 높은 폐업률은 진입장벽이 높고 폐업률이 높은 생계형 창업에 편중되어있다는 데 있다. 국내 청년 폐업률 상위 3개 업종은 음식업(15.3%), 대리·중개·도급업 14.7%, 소매업 14.3% 등이다. 29세 이하 창업률 상위 3개 업종은 소매업 65.0%, 서비스업 52.9%, 대리·중개·도급업 50.1%로 폐업 위험성이 높은 업종에 치중되어있다.

반면 기술기반 업종의 창업 비중은 적었으며 심지어는 2021년 기준 전년대비 1.2%p 감소하며 최근 3년간 연속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돈도 부족하고 경험도 부족한 청년세대, 창업이 독이 되다
청년 창업의 경우 다른 연령에 비해 자금 확보에 대한 부담이(78.1%)로 월등히 높았으며 실패 및 재기에 대한 두려움(44.3%)과 지식, 능력, 경험 부족(33.6%) 등도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중기연은 29세 이하의 평균 창업 소요 자금액은 1억 3,500만 원으로 전 연령 평균 3억 900만 원에 비해 적으나, 자산 대비 부채 수준을 고려할 때 경제적 부담은 오히려 더 클 것으로 추정했다.

29세 이하의 정부 출연금·보조금 이용 비중은 각각 0.4%로 전 연령 평균 1.5%에 못 미쳤으며, 정부 융자·보증 이용 비중 역시 0.4%로 전 연령 평균 2.4%에 비해 낮았다. 반면 엔젤, 벤처캐피탈 투자 유치 비중은 5.4%로 전 연령 평균 0.8%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를 역으로 해석하면 벤처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지 못한 청년 창업자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처지라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투자를 받는 기업은 대게 기술창업기업이 주를 이루는 점을 빗대면 29세 이하 청년 창업가들이 자금난 등을 호소하며 폐업의 수순을 걷는 일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더군다나 1인 창조기업의 경우 청년세대 경영성과가 타 연령대 대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이 겪고 있을 자금 고충을 가늠케 했다. 1981년생부터 1997년생까지 평균 매출액은 1억 3500만원으로 전 연령 2억 400만원의 66% 수준에 그쳤으며 당기순이익은 1160만원으로 일반 직장인의 최저임금 수준 연봉보다도 턱없이 적었다. 첫 매출이 발생하기까지 걸린 기간도 가장 길었으며 평균 2.5개월동안 수익이 없는 창업을 유지해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29세 이하 청년 창업가들의 경우 창업 준비기간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짧았으며 창업 교육 경험 역시 적었다. 그나마 진행되는 창업 교육마저도 이론이나 온라인 비대면 수업을 위주로 하다보니 실제 경험을 쌓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준비된 창업'을 하는 청년세대의 비중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창업 준비기간은 6개월 남짓이었으며 제대로된 교육을 받은 이도 손에 꼽았다.
실제로 '준비된 창업'을 하는 청년세대의 비중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창업 준비기간은 6개월 남짓이었으며 제대로된 교육을 받은 이도 손에 꼽았다.

■ 물리적 공간지원에서 서비스 제공 중심으로 정부 지원 프로그램 전환해야
국제대학교 산학협력단 최일수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현장실습 감소로 청년들이 현장 경험을 익힐 수 있는 환경은 더욱 나빠졌다. 부족한 경험은 결국 청년들의 판단 미스로 인한 실패로 이어지고, 그 부담은 청년들이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처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9세 이하 창업 준비 기간은 전 연령 평균 대비 3.3개월 짧은 6.7개월로 반년 내외로 나타났으며 창업교육을 경험한 비중은 단 6.7%로 10명 중 1명 꼴에도 미치지 못했다. 폐업률은 18.8%로 전체 평균 9.4%의 두배에 달했다. 

중기연은 창업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이 창업 교육의 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면서 실무 중심 교육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리적 공간지원에서 서비스 제공 중심으로 창업보육센터 지원 프로그램의 전환도 주문했다.

경기대학원 경영학부 이대성 겸임교수는 "첫 창업은 실패를 겪더라도 재창업 기업의 생존율은 첫 창업자보다 높다. 경험이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적으로는 실패가 부끄러운 일이 되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하며 국가적으로는 성공 가능성이 큰 재창업자에 대한 자금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한다"고 전했다. 

이어 "창업자가 다시 취업시장에 진입하는 사례를 고려하여 창업 경험이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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