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범죄가 유행처럼 번지는 '각자도생' 대한민국
[기자수첩] 범죄가 유행처럼 번지는 '각자도생' 대한민국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3.08.18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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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유형의 범죄도 '장난'이 될 수 없어
사회 불안을 야기하는 이들에겐 엄벌이 따라야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종 범죄가 연일 사회 면에 쏟아지고 있다. 흉악 범죄가 기사화 돼 세상에 알려지는 일은 당연한 이치이지만, 하루도 쉴 틈 없이 접하게 되는 극악무도한 범죄에 국민들이 앓는 스트레스는 이만 저만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이 모든 소식들은 부정적 뉴스를 접한 단순한 스트레스에 그치지 않는다. 무차별 테러와 다름 없는 범죄가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국민 한명 한명은 언제 그 피해자가 나와 내 가족이 될지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신림동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충격이 채 가시기 전에 서현역에서 모방 범죄로 짐작되는 흉기 난동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지난 17일에는 흉기 난동 사고가 발생한 신림동에서 인면수심 성폭행 사고가 발생했다. 

치안이 보장되지 않은 위험 슬럼가나 늦은 밤시간 유흥을 즐기던 장소가 아니라 일상을 영위하는 길 거리, 백화점 쇼핑몰, 공원에서 대낮에 발생한 사고들이 이어지고 있다.

치안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정부와 경찰의 공포(公布)를 비웃듯 공포(恐怖)스러운 소식이 쏟아지는 작금의 시대를 무어라 칭해야 할까. 더 큰 공포는 자극적인 뉴스에 너무나 쉽게 노출되면서 모방 범죄가 계속해서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다.

격지심과 아집, 열등감이 낳은 이들이 사회에 대한 불만을 범죄의 형태로 표출하는가 하면 타인의 관심을 끌고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립하는 방안으로 범죄를 유희처럼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누군가의 가족과 친구가 테러를 당한 사건을 두고 만 열 한살 초등학생부터 성년까지 장난처럼 흉기 난동 예고 글을 릴레이로 올리는 세태만 보아도, 범죄가 얼마나 유희화 되었는지 알 수 있는 노릇이다. 

망가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게 없다는 공포심은 국민들에게 무력감과 정부, 사회에 대한 불신 및 또 다른 혐오를 낳고 있다. 

많은 이들이 모방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범죄 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후속 대처를 탄원하고 있지만, 테러 범죄의 시발점이 되었던 '조선'에 대한 처벌 조차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그러는 동안 범죄를 영웅화하고 게임처럼 생각하는 이들이 '정신질환'이나 '사회적 약자'라는 허울 좋은 핑계거리를 들고와서는 누군가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행태를 이어가고 있다. 

범죄를 저지른 이들에겐, 범죄를 장난으로 여기는 이들에겐 반드시 철퇴가 내려져야 한다. 죄를 법으로 단죄하지 못하는 사회는 또 다른 죄를 낳는다. 

각지도 못한 범죄에 휘말려 내 가족을 잃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해서라도, 국가는 선량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도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할 경찰 인력은 엉뚱한 곳으로 유실되고 있다. 유명 정치인이나 각종 집회활동과 불필요한 파업 활동이 바로 그것이다.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고 도로 위를 순찰해야할 이들이 특정 집단의 마찰과 이로인한 대립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백명의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우리는 이태원 참사가 있던 날 수 많은 경찰인력이 이태원 거리가 아니라 다른 곳을 지켜야 했던 현실과 그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한다. 

여담으로, 최근 대한민국은 곳곳에서 '각자도생'만이 해답인 것 처럼 여겨지는 사례가 다수 늘고 있는 것 같다.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은 천정부지 치솟는 최저임금을 감내할 수 있는 지불능력이 한계를 넘어섰지만 '어찌됐건 각자 알아서 해결해야'하고, 구직자들은 적합한 기업을 찾지 못해 분투 중이지만 '눈을 낮추던 대기업에 취업할 때까지 구직활동을 이어가던' 알아서 해결해야한다.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어도 환경이 받쳐주지 않지만 그 또한 개인이 해결해야할 문제고, 수백억 원 대의 전세 사기 피해를 입어 전 재산을 잃어도, 나이가 들어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없어도 말이다. 그리고 이제는 일상에서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는 판국이다.

각자도생하는 사회는 국가라 볼 수 없다. 국민이 국가라는 울타리 안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국가의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 침작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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