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대기업 5명 중 1명이 아웃소싱...파견근로자 지위 향상 절실
[초점] 대기업 5명 중 1명이 아웃소싱...파견근로자 지위 향상 절실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2.08.25 16: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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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2022 고용형태 공시 결과 발표
300인 이상 기업 중 17.9% 파견·용역 근로자
소속 근로자 중에서도 기간제근로자 비중이 늘어
대기업 23%가 파견직...처우개선에 대한 속도 높여야
고용노동부가 30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한 고용형태공시 결과를 발표했다.
고용노동부가 30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한 고용형태공시 결과를 발표했다.공시 결과에 따르면 300인 이상 기업 근로자의 18%가 파견 또는 용역 근로자로 확인됐다.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전 정부에서 비정규직 제로화를 추진하며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정규직 전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기업의 선택은 달랐다. 다수 기업이 생산성과 효율성 그리고 글로벌 경쟁 시대에서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아웃소싱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25일 발표한 고용형태 공시 결과에 따르면 300인 이상 기업 근로자의 18%가 파견 또는 용역 근로자로 확인됐다. 코로나19로 노동시장이 급변하고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노동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파견 및 용역근로자의 숫자는 전년대비 7만 여명이 늘었는데, 위기 속에 성장하는 아웃소싱 산업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다. 

그러나 대기업 근로자의 5명 중 1명 가까이가 파견 및 용역근로자로 기업 성장에 기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지위 향상은 여전히 미진해 파견근로자에 대한 처우 개선과 임금 향상이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불안한 경제 상황에...기간제·파견근로자로 해법 찾아 
고용노동부가 25일 발표한 '2022년도 고용형태 공시 결과'를 보면 올해 3월 말 기준 300인 이상 기업의 전체 근로자는 523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직접 고용된 소속 근로자 수는 429만 9000명이었다. 지난해보다 19만명이 늘어난 숫자다. 그런데 전체 근로자 숫자에서 소속 근로자 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근소한 차이나 그 비중이 82.6%에서 82.1%로 떨어진 것이다. 

그 이유는 파견·용역 근로자를 활용하는 비중이 증가한 데 있다. 

고용형태공시에 따른 소속 근로자와 소속외근로자 비중 

간접고용 노동자를 의미하는 소속외 근로자가 전년 대비 7만 1000명 이상 늘어나면서 비중이 17.4%에서 17.9%로 올랐다. 기간제 근로자의 숫자도 늘었다. 소속 근로자 가운데 기간 정함이 없는 근로자는 324만 8000명, 기간제 근로자는 105만 1000명으로 기간제 근로자는 전년 대비 11만 4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시간 근로자도 늘었다. 주 40시간보다 적게 일하는 단시간 근로자는 29만 4000명으로 전년대비 4만 9000명 수준 늘었다. 

전체적으로 소속외근로자인 파견근로자, 하도급근로자와 소속 근로자 중에서도 기간제, 단시간 노동자 등이 크게 는 셈이다. 코로나19와 산업안전에 대한 기업 책임 강화,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으로 근로시간이 제한되는 등 경영에 각종 패널티를 안아야 했던 기업들이 노동 유연성으로 이를 극복하고자 했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파견·용역 근로자는 사업서비스업(2만4000명)과 건설업(2만2000명)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다만 건설업의 경우 기간제 근로자가 크게 늘면서 소속 외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소폭 줄었다.

기간제 근로자는 건설업(3만명)·보건복지업(2만8000명)·운수창고업(1만3000명)에서, 단시간 근로자는 보건복지업(1만8000명)·협회단체(1만명)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선업의 경우 무려 62.3%의 근로자가 파견, 용역, 하도급 근로자로 나타났으며 건설업 역시 47.3%가 파견 및 용역 근로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규모별로는 기업 규모가 클수록 소속 외 근로자의 비중이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통상적으로 기업 규모가 클수록 사업 영역도 폭넓기 때문에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또 핵심 업무에 집중하면서 전사적인 경영 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한 선택으로도 해석된다. 

300인 이상 전체 평균에서 소속 외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7.9%였으나 50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23.3%까지 치솟으며 대기업 근로자 5명 중 1명 이상이 소속 외 근로자인 것으로 파악된다. 

파견·용역 근로자는 일반적으로 청소, 경호·경비, 경영·행정·사무, 운전·운송 업무를 주로 수행했다.

■대기업 23% 이상을 차지하는 파견근로자, 마땅한 대우 필요

대기업 근로자 20%를 차지하고 있는 파견근로자지만 이들에 대한 대우는 좋지 못하다.
대기업 근로자 23%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파견근로자지만 이들에 대한 대우는 좋지 못하다.

고용형태 공시 결과를 발표하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구인난과 조선업 하청의 노조 파업 등을 언급하며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개혁해야 한다는 의중을 밝혔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란 고용형태에 따라 임금체계가 상이해 이들 간 임금 및 복지 격차가 극심해 지는 상황을 일컫는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소속 근로자와 소속 외 근로자의 갈등을 야기할 뿐 아니라 저임금 근로자의 생계 유지마저 어렵게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대기업 근로자의 23% 이상이 파견 근로자로 유지되고 있음에도 파견근로자에 대한 대우는 좋지 않다. 낮은 임금 체계로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는가 하면 복지 또한 좋지 못하다. 

조사에 따르면 파견·용역 근로자가 주로 수행하는 청소, 경호·경비 업무의 경우 최근에 들어서야 전체 사업장을 대상으로 휴게시설을 확보할 것을 법제화하는 등 법적 보호망도 미진하다. 

파견근로자의 처우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이에 대해 사단법인 한국HR서비스산업협회 남창우 총장은 근본적인 원인을 현행 파견법에 따른 협소한 파견 허용 범위에서 찾는다. 

남 총장은 "현행 파견법은 포지티브 방식을 취하고 있어 32개 업종에만 파견을 허용하고 있다. 해당 업종 중 다수는 단순노동으로 저임금 근로가 차지하고 있다"면서 "파견 허용 업종이 제한되면서 자연스럽게 파견 근로자는 저임금 근로자라는 인식이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파견 규제를 풀고 고임금 근로도 파견근로가 허용되면 파견근로자는 저임금 근로자라는 오명을 피할 수 있고, 무리한 최저가 낙찰제 관행도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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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서 2023-04-09 09:53:49
아래의 기사 내용 중, ‘조사’가 어떤 조사인지 궁금합니다.
고용형태공시에서 집계된 파견/용역 근로자가 주로 수행하는 업무를 말씀하시고자 ‘조사에 따르면’이라고 기재하셨을까요 …?

조사에 따르면 파견·용역 근로자가 주로 수행하는 청소, 경호·경비 업무의 경우 최근에 들어서야 전체 사업장을 대상으로 휴게시설을 확보할 것을 법제화하는 등 법적 보호망도 미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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