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동 박사의 경제칼럼] 경제도시의 흥망성쇠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김근동 박사의 경제칼럼] 경제도시의 흥망성쇠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 편집국
  • 승인 2019.05.2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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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동 박사
김근동 박사

최근 한국의 전통산업이 크게 발전한 경제도시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경기가 좋지 않다 라는 말을 자주 한다. 

한국경제에 대한 개도국의 거센 도전에다가 국가 경제정책마져 기업의 원가부담을 가중시켜 국제 경쟁력을 하락시키고 있다며 불만이다. 지금까지 한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해 온 전통산업의 공장가동율이 너무 낮아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인이라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같은 시대를 살고 있어 비슷한 생각을 많이 하겠지만 맞는 말일 수도 틀린 말일 수도 있다. 

위와 같은 상황은 경제도시의 흥망성쇠를 분석한 "도시의 승리" 나 "도시는 왜 불평등한가?" "직업의 지리학" 이라는 유명한 서적을 읽어 보면 근본적인 원인을 알 수 있다.

이들 서적의 주요 내용은 경제도시란 치열한 경쟁으로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이다. 과거 전통산업이나 제조업이 배치되어 번영 했던 경제도시라도 계속해 매력을 주지 못하면 쇠퇴할 수 있다.

반면에 혁신적인 일자리나 지식산업, 패션, 먹는 것, 엔터테인먼트, 미술관, 젊은이들의 짝짓기, 교육 및 안전 등이 뛰어나거나 좋은 새로운 도시가 생기면 인재와 돈과 열정이 이동한다는 것이다. 

한국에 적용해 보면 위에 언급한 조건들을 만족시켜 주는 수퍼 대도시나 판교 동탄 화성 용인 청주 등은 부흥하고 있다. 반면에 과거의 전통산업이 융성했던 경제도시는 쇠퇴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세상이 IT화 및 세계화의 물결로 평평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 조선 기계 가전 등의 전통산업이 경쟁력을 찾아 유럽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일본으로, 일본에서 한국으로, 한국에서 중국, 인도, 베트남 등으로 이동했거나 이동하는데 기인한다. 

위의 산업들이 왜 이렇게 한국에서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는지 항상 궁금했다. 한국의 전통산업이 개도국으로 많이 이전하면서 기존 경제도시의 쇠퇴가 벌써 나타났어야 했었다. 

이것은 한국의 전통산업이나 핵심 제조업이 빠른 속도로  자본기술장치시스템 산업으로 변신해 개도국이 쉽게 캐치업할 수 없도록 경쟁력을 강화했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한국의 경제가 융성해 지더라도 포항 울산 구미 창원 거제 등의 전통산업이 집중된 도시는 새로운 매력을 추가하지 않는 한 과거와 같이 번창하는 경제도시로 회귀하기가 쉽지 않다. 

울산이나 포항의 1인당 소득이 한국에서 제일 높고 근로자라도 고급차를 타고 골프치로 다닌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의 부귀영화를 더 이상 주지 않을 것이다. 완전고용, 높은 급여, 부동산 폭등 등의 영광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존의 전통산업이나 제조업이 위치한 경제도시가 시대에 걸맞는 매력이나 혁신를 주지 못하면서도 지속적인 영광의 결실만을 더 이상 기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나타내 준다. 

오히려 5G통신, AI로봇, 3D프린터, IT플랫폼, 비메모리반도체, 미래차, 우주항공, 레이저, 헬스바이오(보건 의료 제약), 신소재 등의 첨단산업과 금융 및 콘텐츠를 유인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도시가 더욱 번성하게 된다. 

과거의 전통산업 경제도시를 보면서 한국경제의 몰락을 걱정하지 말고 천지개벽이 일어났거나 일어나고 있는 수퍼 대도시 및 신도시나 급성장하는 판교 마곡 동탄 오송 용인 등의 첨단산업 경제도시 등을 견학하면서 사사점을 찾아야 하는 이유이다. 

최근의 한국경제의 강인함과 성장이 과거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한 전통산업 제조업 중심의 경제도시에만 의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게 될 것이다. 

기존의 전통산업 경제도시는 경기부진을 정부정책이나 환경만 탓하지 말고서 인력 등 경영자원과 소비를 대거 흡인하는 수퍼 대도시나 신도시가 갖는 매력있는 경제도시로 변신하거나 보완해 경쟁에서 승리해야 더 오래 생존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깊은 역사를 통해 줄기차게 반복되는 경제의 흥망성쇠에도 살아 남아 지금까지 세계적인 경제도시로서의 영광을 누릴 수 있게 해온 선진국의 전통산업 구조조정이나 생존전략을 반면교사를 삼아야 할 이유일 지도 모른다.

김근동 박사
-현 국제협력포럼 위원
-전 산업연구원(KIET),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전 삼성그룹 회장비서실(도쿄 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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