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계묘년(癸卯年)을 기다리며
[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계묘년(癸卯年)을 기다리며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12.2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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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워낙 많은 엄청난 사건과 사고가 점철된 임인년을 보내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대통령 선거, Y구 Y동에서 벌어졌던 역겹고 파렴치한 tnksg은 일들을 감내하고, 막판에 터진 이태원 참사 등 우리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했던 일들이 임인년과 함께 사라져가고 있다. 

다행히 월드컵 16강 진입과 사우디의 ‘네옴시티’ 프로젝트 조인은 그나마 속상한 마음을 달래 주었다. 꿈과 희망을 논하기에 아쉬웠던 임인년 한 해를 보내면서 새로운 다짐을 해 본다.

새 아침에(詩) -조지훈(趙芝薰 1920~1968) <역사 앞에서>(1959)에서

모든 것이 뒤바뀌어 질서(秩序)를 잃을지라도 
성진(星辰)의 운행(運行)만은 변하지 않는 법도(法度)를 지니나니
또 삼백예순날이 다 가고 사람 사는 땅 위에 
새해 새 아침이 열려오누나

처음도 없고 끝도 없는 
이 영겁(永劫)의 둘레를 
뉘라서 짐짓 한 토막 짤라 
새해 첫날이라 이름 지었던가?

뜻 두고 이루지 못하는 한(恨)은 
태초(太初) 이래(以來)로 있었나부다
다시 한번 의욕(意慾)을 불태워
스스로를 채찍질하라고 
그 불퇴전(不退轉)의 결의(決意)를 위하여 
새 아침은 오는가?

낡은 것과 새것을 의(義)와 불의(不義)를 
삶과 죽음을 
그것만을 생각하다가 
또 삼백예순날은 가리라
굽이치는 산맥(山脈) 위에 
보라빛 하늘이 열리듯이 
출렁이는 파도(波濤) 위에 
이글이글 태양(太陽)이 솟듯이 
그렇게 열리라 또 그렇게 솟으라 
꿈이여!

올해 2022년 12월 31일 저녁, 제야의 종소리는 오프라인으로 제대로 타종 될 것이고 새로운 인물과 각 계 관계자도 함께 하면서 희망을 말하게 될 것이다. 기대와 소망의 새해를 말하기엔 아직도 대한민국의 현실은 너무도 엄혹하다. 

그러나 희망을 포기할 수는 없다. 알렉산더(기원전 323년)대왕이 세계 정복을 꿈꾸며 어떤 전쟁에서 승리하여 신하들에게 값진 보석을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어느 사이에 보석이 다 떨어지자 측근 신하가 크게 걱정하여 어찌하면 좋으냐고 물어보았더니, 대왕은 미소를 지으며 “더 귀한 보석이 있는데, 무슨 걱정인가?” “도대체 그 보석이 무엇입니까”라고 하자 “그것은 바로 희망(希望)이라는 보석일세”라고 말했다고 한다“ 

희망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값진 보석이다. 달도 차면 기운다. 그러나 반드시 보름달은 새롭게 뜨게 마련이다. 낙망과 포기는 인간의 가장 큰 실수이다. 비록 오늘의 현실이 고통과 고난의 연속이라도 희망을 잃지 않으면 반드시 좋은 날과 꿈을 성취할 수 있다.

새해 아침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금연 금주 건강 저축 내 집 마련 등 새로운 각오를 다지곤 한다. 지난해의 태양이 지는 황혼을 보면서 또는 제야의 종소리(비록 영상 종소리라도)를 들으며 수 많은 사람들이 제각각의 소망을 빌고 결심을 하게 될 것이다. 

자신과의 약속과 신년의 목표를 년 말까지 꾸준히 밀고 나가 목표를 달성하고 만족을 얻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헛되이 보낸 일 년을 되돌아보며 내년에는 반드시 다시 도전해서 성취하리라 다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란 단단히 먹은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예나 지금이나 인간 의지의 나약함을 나타내는 대명사로 불리고 있는 한자 성어이다. 그러나 이 한자 성어가 나타내고자 한 의미는 원래 인간이란 나약한 존재임을 비꼬아서 반어적으로 표현했을 것 같다. 

3일 만에 목표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인데 3일 만에 그칠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작심삼일 하여 그 결심을 3일 간격으로 반복적으로 결심하면 되는 것이다. 일 년에 121번의 작심삼일 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습관이 되어 잘 지켜지게 될 것이고 신년에 다짐했던 목표도 달성되고 말 것이다.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보다 지난 과거 성찰이 선행되어야 한다. 지난 한 해를 돌이켜 보면서 ① 내가 잘했지만, 더 잘할 수 있었거나 ② 더 잘했어야만 하는 일을 검토하고, ③ 내가 잘못한 일을 검토하고, ④ 내가 잘했어야 하는데 하지 않은 일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 그걸 바탕으로 다음 해 계획을 짜고 세우는데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면 된다.

많은 유명 인사들은 년 말 전후로 혼자 어딘가에 틀어박혀서 자기성찰을 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우리가 몇 주를 통째로 할애하긴 어렵겠지만 하루 이틀쯤은 냉정하게 자기를 돌아볼 시간을 갖는 것도 새해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 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하나같이 처음에 마음먹었던 일(初心)을 끝까지 밀고 나가서 목표 달성을 하였다고 한다.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초지일관과는 상반된 의미를 담고 있는 표현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이 흐르고 상황이 변하게 되면 처음 생각했던 내용이 어쩐지 부족한 것 같고 마음에 들지 않아 쉽게 변경하여 진행하다가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초심으로 돌아가 기본부터 다지는 것이 목표 달성을 앞당기는 초석이 될 것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한다. 무슨 일이든 처음에 마음먹은 일을 굽히지 않고 해나가는 힘이 중요하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란 격언이 있다. 중국 은나라 탕왕의 반명(盤銘-세수대야)에 나오는 말로 ‘날로 새로워지려거든 하루하루를 새롭게 하고 또 매일 매일을 새롭게 하라’는 뜻으로 역시 변화를 강조한 말이다. 

산업의 발전사를 보면 변화를 알아보기 쉽다. 약 3,000년간의 농경사회 약 200년의 산업사회 약 30년의 정보화 사회 그리고 이제는 지식사회를 넘어 AI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즉 변화의 속도가 산업사회의 100년 동안 변할 것이 현대에 와서는 1년 아니 한 달 사이에도 무수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렇게 변화가 극심한 시대의 생존전략은 변화와 혁신이다. 무사안일로 매너리즘에 젖어 있다간 퇴보하고 만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고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고 한다.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변화해야 한다. 20세기 문맹인은 글자를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을 일컫지만 21세기 문맹인은 새로운 것을 배우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다고 한다. 

계묘년을 목전에 두고 새로운 목표 달성을 위해서 각자의 방법들을 개발하고 꾸준히 습관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 하나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극기지자 천하승자(克己之者 天下勝者 -자기를 이기는 자는 천하의 승자가 될 수 있다.)’라고 한다. 

즉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 중 하나인 아무도 없는 곳에서 자신을 속이지 않는 일 바로 신독(愼獨-남이 알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속에서 인욕(人欲)·물욕(物欲)에 빠지지 않고 삼간다는 뜻을 지닌 유교의 중요한 수양 방법 또는 실천덕목)을 기본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아무리 독수리라 할지라도 날개 짓을 힘차게 하지 않으면 날지 못하고, 달걀은 스스로 껍질을 깨고 나와야 병아리가 되고 남이 알을 깨면 달걀 프라이에 지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으며, 새벽이 오기 전 여명(黎明)이 더 어두운 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우리 모두의 마음을 모아 위기 극복에 강한 각자의 저력을 아낌없이 발휘하여 미래를 여는 새로운 시작의 힘찬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 것이다.

내년에는 2023년에는, 계묘년 토끼해에는, 달라진 우리의 모습을 찾고 싶다.

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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