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영화에 심은 뜻은?
[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영화에 심은 뜻은?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05.04 0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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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이번 연휴 동안 가족들과 한편의 감동스러운 영화 한 편을 보게 되었다. 바로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라는 영화이다. 예전에 한번 보았던 영화이지만 언젠가 다시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던 영화이다. 구매해 두었던 CD를 찾았다.

이 영화는 2000년도에 제작하여 2001년에 개봉되었는데 22년 전의 영화라고 해서 그 주제가 낡고 퇴보된 가치관이 아닌 오늘날 우리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이상적 가치관을 말해주는 영화이다. 특히 자녀들과 함께 감상하기를 꼭 권하고 싶은 영화이다.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영화 포스터

미국의 어느 작은 도시에서 중학교 사회 교사로 부임한 ‘유진 시모넷’ 선생은 새 학기를 맞이한 중학생들에게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좀 더 나은 환경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해오라”는 어려운 숙제를 내준다. 

이 학교 중학생인 ‘트레버’는 고심 끝에 `사랑 나누기'라는 아이디어를 과제로 제출한다. 한 사람이 세 명의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랑’을 베풀고 그 세 명은 다시 또 다른 세 명에게 사랑을 전해준다면 기하급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랑 실천 운동’을 하게 되므로 이 사회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는 것이 ’트레버‘가 과제 목표로 제안한 행복론이다.

이에 ’유진‘선생으로부터 칭찬을 듣게 된 ’트레버‘는 그 자신부터 이 행복 나눔 사랑 실천 운동을 전개하게 된다. 사실 ’트레버‘는 남에게 도움을 베풀 만큼 여유있는 가정환경이 아니고 오히려 도움을 받아야 할 형편의 집안에서 자라는 소년이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천하라는 사회 선생님의 숙제를 받고 ’트레버‘가 한 첫 번째 일은 '관찰'이었다.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싸움꾼으로 보이는 친구들로부터 이지메(izime. 집단괴롭힘)를 당하는 친구를 '관찰'하고, 길거리에서 주운 빵을 허겁지겁 먹고 있는 ’제리‘라는 거리의 노숙자를 '관찰'한다. 

그리고 지독한 외로움을 술로 잊으려 애쓰는 자신의 엄마를 '관찰'한다.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일지, 그냥 슬쩍 돕는 것 말고 현재의 처지를 뒤바꿀 만한 도움은 무엇인지 고민을 거듭하면서, 도움주기를 시도한다. 

이때의 도움은 단지 주린 배를 채울 수 있는 빵이나 고통을 잊을 수 있는 술이 아니라, 현재를 바꿀 만한 '획기적'인 도움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도움을 받았다고 해서 그 사람이 쉽게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은 11살의 어린 ’트레버‘도 이미 알고 있었다.

’트레버‘의 아빠는 애정도 없는 하룻밤 풋사랑으로 ’트레버‘를 임신시켜 놓고 책임감 없이 가출한 술중독에 도벽이 심한 볼품없는 사내이고 그의 엄마 ’알린 맥킨니‘는 남편 없이 아들 ’트레버‘를 홀로 키우며 힘겹게 살아간다. 

’트레버‘는 하루 내내 식당에서 웨이트레스로 일하고 밤에는 심야까지 누드 쑈 걸(Girl)로 투잡(Job)을 뛰는 엄마를 사랑하며 이해하려고 애쓰지만 알콜 중독에다 대화조차 나누기 힘든 엄마의 분주한 삶에 염증을 느끼며 홀로 가장(家長)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부모와 의절하고 독신으로 알콜 중독까지 겹쳐 그녀를 힘들게 하는 문제들로 생활의 아무런 낙도 없이 살아가는 엄마 ‘알린’은 자신의 희생 하나로 아들 ’트레버‘ 만큼은 자신과 같은 삶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노력을 다하는 열정 엄마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이지만 어린 ’트레버‘는 선생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행복 나눔 사랑 실천 운동‘을 시도한다.

첫 실천 행동은 굶주린 노숙자(제리)를 자기 집으로 초대하고 목욕을 하게 하고 자기 식사를 나누어주며 하룻밤 숙소를 제공해준다. 이 일로 인해 밤늦게 만취 상태로 집에 돌아온 엄마가 아침이 되어서 이 노숙자와 마주하며 소동이 일어난다. 

쫓기듯 그 집을 나왔지만, ’제리‘는 처음으로 남에게 받아본 사랑의 베품으로 인해 “트레버”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차고(車庫)에 오랫동안 고장이 나서 방치되었던 엄마의 고물차를 정비해주고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 출발을 약속하고 떠난다.

하지만 엄마 생각으로는 아들의 행동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던지 이러한 과제를 내준 ’유진‘선생을 학교로 찾아가서 거칠게 항의한다.

’트레버‘의 담임인 ’유진‘ 선생도 어렸을 때 받은 마음의 상처와 일그러진 전장에서 얻은 몸의 화상으로 인해 과거의 기억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늘 상처받기를 두려워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닫고 홀로 사는 독신남이다. 이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생활의 환경과 가치관의 차이로 처음에는 다투는 앙숙이 되었지만, 점차 서로를 이해하며 관심을 주고받는 사이로 변하게 된다.

’트레버‘의 두 번째 행동‘의 대상자는 바로 외로운 자기 엄마 ’알린‘이였다. 술이 없으면 조금도 견딜 수가 없고 언제나 일벌레처럼 일만 하며, 젊은 나이에 사랑에 버림받고 무엇하나 마음에 기쁨이 없는 엄마에게 ’트레버‘는 세 가지 사랑으로 엄마를 고통 속에서 구제한다.

첫 시작은 엄마에게 유일한 가족인 자신이 언제나 엄마를 부끄러워하고 대화가 없다고 짜증만 내며 어쩌다 마주하는 시간이면 엄마의 약점을 끄집어내어 가슴 아프게 했던 자신이 먼저 엄마에게 용서를 구하며 엄마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이해를 해주어 엄마 마음에 아픔을 치유하게 해주는 일을 생각해냈다.

그다음은 엄마와 서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한 담임 선생님인 ‘유진‘선생을 엄마의 남친으로 엮어 주는 작전을 전개한다. 또 엄마를 위해서 의절하였던 외할머니와 엄마를 만나게 해서 엄마 마음의 아픈 상처를 치유해주는 작전이다. 

이것을 성공시킨 ’트레버‘는 마지막 대상자로 바로 학교에서 항상 불량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돈을 빼앗기고 구타를 당하는 불쌍한 자기 친구를 생각해 냈다. ’트레버‘는 그를 도우며 그 불량한 친구들로 부터 벗어나게 해주기 위해 친구를 돕다가 결국 불량배 친구가 휘두르는 칼에 찔려 병원 응급실로 실려가게 된다.

이때 LA에서 그동안 ’트레버‘의 ’사랑 나눔 실천 운동‘의 소문을 듣고 취재차 그 도시를 방문하게 된 ’크리스 챈들러‘기자가 ’트레버‘로 부터 시작된 이 ’사랑 실천 운동‘이 점차 그 도시로 확산되어 가는 것을 보고 방송국으로 기사 전송을 계속하면서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게 된다.

그러나 트레버는 끝내 깨어나지 못하고 죽고 만다. ’트레버‘ 엄마 ’알린‘은 ’유진‘ 선생의 품에 안겨 흐느껴 운다. 바로 이때 창문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 ’유진‘선생이 창문을 열어 보았더니 TV 방송을 통해 트레버의 의로운 죽음을 알게 된 수 많은 사람 들이 ’트레버‘ 집 앞으로 몰려와 촛불을 켜들고 애도하는 것이 아닌가?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도로 끝으로부터 까마득하게 애도의 차량들이 몰려온다. 이어 곳곳에서 ’트레버‘의 사랑의 나눔 사례가 TV 방송을 통해 계속 들려오며 영화는 끝이 난다. 

생전에 ’트레버‘의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인터뷰가 방송을 탄다. "사람들은 어떤 변화에 대해서 너무 겁을 많이 먹는 것 같아요. 처지가 아무리 나빠도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은 바꾸기 힘든가 봐요. 그래서 결국 포기하고 자신한테 지는 거죠."라는 멘트가 울려 퍼진다.

영화는 무언가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일이지만, 사람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을, 내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 해주되, 도움을 받은 사람은 다른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똑같은 조건의 도움을 베풀게 되는 이 ’행복을 위한 사랑 나눔 운동“에 큰 감동을 받게 되었다. 

영화를 보면서 가족 모두의 눈가에서 촉촉해지는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웠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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