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이 시대의 '로우언'은 있는가?
 [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이 시대의 '로우언'은 있는가?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04.06 0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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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스페인과 미국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을 때, 혁명군 부대의 지도자에게 긴급하게 연락을 취해야 할 중대한 문제가 생겼었다. 지도자인 '가르시아' 장군은 쿠바의 산중에 있는 어느 요새에 숨어 있었지만. 그곳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우편이건 전보건 그에게 전달할 수 있는 통신 방법이라곤 알 길이 없었다. 

그러나 미국의 제25대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은 그의 협력을 신속하게 확보해야만 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누군가가 대통령에게 진언을 했다. “'로우언'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라면 능히 '가르시아'장군을 찾아 밀서를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로우언' 중위가 불려 나오고, 이내 '가르시아'에게 보내는 밀서가 수교 되었다. 그날 '로우언'이라는 이 청년 장교는 그 밀서를 받아가지고 방수 봉투에 넣어 밀봉을 한 뒤 그것을 가슴에 품고, 며칠을 걸려 토막 배를 저어서 쿠바에 다달았다. 

야음을 틈타 상륙을 한 뒤 정글 속의 적진을 몇 주일 동안이나 헤매다가 '가르시아'장군을 찾아내어 그 밀서를 전달했다. 그리고 전쟁은 미국의 승리로 끝났다. 그다음은 이 이야기를 자세히 알 필요는 없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로우언’ 중위의 태도이다.

'매킨리' 대통령이 '로우언' 중위에게 밀서를 수교할 때, '로우언'은 그 밀서를 받으면서 “각하, '가르시아' 장군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라고 묻지 않았다는 점이다. MZ세대들로 하여금 조직에 대하여 충실하고, 성실하며 민첩하게 행동하게 하고, 그 열정을 집중케 하여 '가르시아'에게 밀서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책이나 검색된 방대한 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절실히 필요한 것은 솔선하여 난국을 타개할 굳은 정신과 의지인것이다. 이제 '가르시아'장군은 죽고 없다.

하지만 오늘날 다른 가르시아 장군은 수없이 많이 있다. 기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의 조력이 필요하지만, 이 경우에 인간의 약점, 즉 어떤 일에 정신을 집중하고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지 못했거나, 아니면 스스로 일에 달려들 의지가 없다든가 하는 등의 인간의 단점에 크게 실망하는 사례가 너무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흐리멍덩한 눈동자, 어처구니없는 태만과 용납되기 어려운 무관심․무책임․무성의, 이런 것들이 우리의 조직에 너무나 많이 도사리고 있다.

지금 당신 사무실에 앉아 있는 부하 팀원 중의 한 사람을 불러 조직의 새로운 변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해 보라고 지시해 보라.

“그게 왜 필요합니까? 그걸 제가 해야 합니까? 사람에 따라서는 그래도 귀찮게 여기지 않고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TF 팀을 만들어 시작을 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잔뜩 불만을 표시하는 팀원도 있을 것이다. 

인사성도 제대로 없다는 요즘 세대에 혀를 차는 경영자들이 많다고 한다. 이러한 독립심의 결여, 도덕적 가치, 의지박약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이런 사람들이 가르시아 장군에게 편지를 전하는 일을 하라면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저기 있는 저 친구가 우리 총무팀 팀원입니다.” “저 친구는 총무팀 팀원으로서는 나무랄 데가 없죠. 그에게 출장을 보내면 일은 잘하겠지요.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엉뚱한 곳을 서너 군데 들러서, 자기가 무슨 출장을 갔는지조차 잊어버리고 말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이 신임을 받고 가르시아 장군에게 편지를 가지고 갈 수 있을 것인가?

요즈음 소위 '혹사당하고 있다는 근로자'나 '직장을 찾아 방황하는 세대'에게 보내지는 감상적인 동정의 말을 많이 듣는다. 동시에 권력이나 재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대해서는 심한 비판의 말을 흔히들 한다. 

그러나 그 반면 큰 꿈을 안은 채 빛을 보지 못하고 마는 경영자들과 그들이 쓸모없는 조직원들에게 지불한 오래고 끈질긴 희생에 대해서는 일언반구(一言半句)도 언급을 하지 않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모든 직장이나 조직에서는 신진대사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혁신에 적극적이다. 시대가 각박하고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시점에서 세대교체는 더한층 두드러지게 이루어져야 한다. 적자생존의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이익이 생기지 않는 기업은 존재할 수 없다. 다 수의 경영자들은 자기가 필요로 하는 가장 훌륭한 조직원인 ‘로우언’ 같은 사람을 찾으려고 고심하고 있다.

아주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맡은 일을 수행하는데는 성실성과 추진력이 없기 때문에 아무런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인간들이 수없이 많다. 이런 사람은 자기의 경영자가 자기를 압박하고 있다느니, 핍박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느니 하는 따위의 불만을 항상 지니고 있다. 

이런 사람에게는 지시를 제대로 할 수도 없고 제대로 지시를 받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만약에 그가 가르시아 장군에게 밀서를 전하라는 지시를 받는다면 그의 대답은 너무나 뻔하게 대응할지 모른다. “그런 건 할 수 없습니다.”

오늘도 이런 사람들이 직장을 찾아 헤매고 있다. 찬바람이 그의 빈 주머니와 가슴에 사정없이 불어 댄다. 그러나 그런 사람을 아무도 채용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언제나 불평, 불만에 가득 차 있는 자가 되어 조직에 해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나치게 도덕적으로 기형화한 인간은 육체적인 불구자와 마찬가지로 동정을 받을 여지가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왜 우리는 자나 깨나 큰 사업을 통해 사회와 국가발전을 이룩하려고 노력하는 경영관리자를 위해서 위로와 격려의 작은 마음조차 못 갖는 것인가? 이 문제에 관해 너무 심하게 말하는 것이라고 보는가?

하지만 세상이 온통 그런 사람에 대한 동정에 빠져버린 오늘날이지만 성공한 사람에게 찬사를 보내는 것이 나쁜 일인가? 그들도 한때는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니면서 열심히 일하던 셀러리맨이었고 또 경영자가 되어 뛰어보았기 때문에 자기 나름 대로의 소신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빈곤이란 바람직한 것이 아니며 더구나 가난과 불행을 장려할 수는 없다. 가난뱅이라고 해서 모두 다 선량하지는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경영자가 다 탐욕스럽고 고압적인 것도 아니다.

우리들의 마음은 윗사람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자기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 이끌린다. 그리고 '가르시아' 장군에게 편지가 주어졌을 때 시덥지 않은 질문은 하지 않고 이의제기 없이 그 편지나 문서가 쓰레기통이나 어디에도 몰래 버려지지 않으며, 과감히 그것을 받아서 전하려는 ‘로우언’ 같은 그런 인재가 필요한 시대인 것이다.

문화와 문명이 발달할수록 바로 그런 사람이 요구된다. 이런 사람들이 구하려는 새로운 시도는 무엇이든지 성취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 모든 곳에서 그런 사람을 찾고 있다. 온 세상이 그들을 찾고 있다. 그러한 인재를 필요로 하고 열망하고 있다. 

바로 ‘로우언’ 같은 사람을 찾는 일은 조직의 성쇠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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