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소싱타임스 기획] 아웃소싱 협력업체 선정시 'ESG 경영 실천 여부' 반드시 살펴야
[아웃소싱타임스 기획] 아웃소싱 협력업체 선정시 'ESG 경영 실천 여부' 반드시 살펴야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4.02.15 0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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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ESG 공시 의무화 초읽기 들어간 금융위, "ESG 필요성 더 커진다"
ESG 경영 실천, 본사 뿐 아니라 협력사도 함께해야 기업 브랜드 강화 가능
ESG에 대한 준비도 높을수록 경영 위기와 기업 리스크 관리에 탁월
ESG 경영이 글로벌 경제 속 기업의 필수 전략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웃소싱을 활용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협력사를 선정할 때도 협력기업의 ESG 실천 여부를 살펴야한다.
ESG 경영이 글로벌 경제 속 기업의 필수 전략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웃소싱을 활용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협력사를 선정할 때도 협력기업의 ESG 실천 여부를 살펴야한다.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국내 기업들이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구체적인 평가 지표나 기준점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ESG 공시제도의 도입을 앞두고 올봄 공시기준 초안이 나올 것이란 발표가 나왔다. 

금융당국의 기존 발표대로 2026년부터 기업에 ESG 공시제를 의무화하면, ESG경영의 판도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그동안은 공인된 구체적 평가 지표가 없었지만, 공시제도가 시행되면 주먹구구식 운영이나 보고를 위한 형식적인 겉치레에 대한 규제가 더욱 강화되고, 이에 따라 각종 투자와 기업 경쟁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일부 기업에 ESG 공시를 의무화하고 있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는 최근 가짜 ESG 경영인 '그린워싱' 기업을 솎아내기 위한 규제와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럽의 사례처럼 공시제도가 시행되고 국내에서도 정량적·정성적 평가 기준점이 마련되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들이 ESG경영을 위한 '진짜 투자'를 본격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공시 의무 대상이 될 대기업을 필두로 ESG에 대한 진짜 투자가 선행되면, 자연스럽게 파견이나 도급 계약을 맺는 협력사 선정 시에도 ESG 경영 실천 여부를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대재해처벌법의 본격 시행 후 아웃소싱 업체의 안전관리 대처 역량이 계약을 맺은 협력업체 즉, 활용(사용)업체까지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거울삼아야 한다.

아직 객관적 평가 지표가 미흡한 까닭에 현재까지는 계약 시 외주업체의 ESG 경영 실천 여부를 크게 살피지 않지만, ESG 공시 의무화가 점진적인 진척을 보이는 만큼,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파트너 기업을 선정하기 위해서나 더 나아가 아웃소싱으로 인한 본사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협력사의 ESG 경영 실천 여부를 반드시 살펴야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아웃소싱 업계는 이러한 사용기업의 변화에 대응해 사전 준비와 ESG경영 도입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 ESG 공시제 앞두고 사회 다방면에서 ESG 실현에 힘쓰는 경영계
지속 가능한 경영 모델은 현대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절실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 문제, 사회적 책임, 효과적인 지배구조는 기업의 장기적인 성공과 사회적 영향력에 밀접한 연관을 갖게 된 까닭이다. 

하지만 이달 초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357개 기업의 ESG 위원회 설치 여부를 조사한 결과, 운영률이 48.5%(173개)에 그쳤다. ESG 경영에 대한 높은 관심과 중요성 대비 실제 기업의 증가세는 더딘 편이다. 

특히 ESG 위원회를 운영 중인 173개 기업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333회 회의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는데, 회의에 상정된 588건의 안건 중 56%를 차지하는 329건이 보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내이사 참여율도 저조했다. ESG위원회 위원(707명) 중 76.7%는 사외이사였으며 사내이사는 23.3%에 그쳤다. 

이에 대해 조사 주체인 리더스인덱스는 "ESG경영 표방과 달리 실제 위원언회 설치율은 절반 수준이며 최소한의 형식적 운영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기업이 ESG경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분명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SG 위원회 운영 기업 비율은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전년 대비 4.0% 증가) 극히 낮은 비율을 보인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종에서 절반 이상이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 그 반증이다. 

업종별로 살폈을때 통신지주업은 각각 3사와 4사 모두 위원회를 설치·운영해 100% 비중을 보였으며, 500대 기업에 속한 공기업 10곳 중에서도 8곳이 위원회를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식음료(71.5%), 조선/기계/설비(68.4%), 증권(66.7%), 생활용품(65.0%), 운송(60.0%), 서비스(60.0%) 등의 순으로 이어지며 대부분이 과반을 넘겼다.

조사 기업 수 대비 ESG 위원회 설치 비중이 절반을 넘지 못한 업종은 보험(47.8%), 건설 및 자재(40.0%), 에너지(33.3%), 석유화학(32.4%), 여신금융(25.0%), 자동차,부품(23.3%), 제약(22.2%), 철강(13.3%)로 나타났다.

500대 기업 업종별 ESG위원회 설치 현황

국내 주요기업의 행보에서도 ESG경영에 대한 기업의 높은 관심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환경 친화적 제품을 개발하고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등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LG화학과 SK하이닉스는 친환경 기술 및 사회적 프로그램에 투자하여 ESG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통업계와 물류업계의 행보가 눈에 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기후변화 부문 정보 공개 국제 기준인 기후변화 관련 재무 정보 공개 협의체(TCFD) 권고안에 따른 보고서를 작성한 데 이어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기후변화대응 평가에서 리더십 등급(A-)을 획득하였으며, 삼성웰스토리를 비롯한 많은 업체가 전기 화물차 대체나 탄소 배출량 저감 등으로 ESG 경영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탄소중립을 선언한 CJ대한통운은 테이프 없는 포장 박스, 과대 포장 방지 시스템 '로이스 오팩(LoIS O'Pack)' 구축하였으며, LX판토스는 한국동서발전과 함께 온실가스 감축 및 녹색물류 실현을 위해 태양광발전소 구축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환에 힘쓰고 있다. 

호텔업계에서는 워커일 호텔앤리조트가 사내 지속가능경영 문화 조성 캠페인 행가래(행복을 더하는 내일)를 통해 지난 한 해 헌혈, 텀블러 사용 등 1억 2000만원 상당의 ESG성과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한국지역난방공사를 비롯한 공공기관 및 공기업도 ESG 성과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ESG 경영을 위해 노력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3~4월 중 ESG 공시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공시기준 구체화 작업은 2026년 ESG 공시제 의무화를 위한 제반 작업이다. 

앞서 금융위는 기업의 도입 역량을 감안하여 공시 의무를 2024년에서 2년 연기한 바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에서 ESG 경영이 필수가 되어가고 있는 만큼 오는 2026년 공시 의무화는 큰 차질 없이 이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국 정부도 대기업을 대상으로 2026년부터 ESG 공시를 의무화한다고 밝혔고, 중국과 미국, EU, 호주, 브라질, 영국, 싱가포르 등 세계 주요국 다수가 ESG 공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 미래를 생각하는 아웃소싱 계약, 비용이 아니라 ESG에서 찾아야
ESG 경영은 투자자들과 소비자들의 신뢰를 유지하고, 법적 규제 준수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핵심을 둔다. 따라서 사업의 일부 업무를 외주하는 '아웃소싱' 계약 시에도 파트너사의 ESG 경영 실천 여부를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한다. 그 이유 중 첫 번째는 아웃소싱 협력업체와 사용업체가 공생관계라는 데 있다. 

과거 소비자는 협력업체의 부도덕성을 원청 즉 사용업체에 문제삼지 않았다면 최근에는 소위 '문제가 있는 기업'과 사업을 공유하고 있는 원청에도 심심치 않게 불똥이 튄다. 논란에 휩쌓인 연예인이 나오는 프로그램이나 광고 상품을 불매하는 것과 유사한 이치다.

때문에 회사에서 제아무리 ESG 경영을 실천하고 투자를 단행해도 협력업체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 인식에는 사용기업 또한 ESG를 실천하지 않은 기업으로 치부되기 쉽상이다. 

아직은 섯부른 예단일 수 있으나, ESG 경영에 대한 기업의 투자가 더 커지고 사회적 관심이 더 높아질 수록 협력사의 ESG 실천 여부는 사용기업에 시너지가 되거나 자칫 발목을 잡는 장애물이 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아웃소싱 기업의 ESG 경영 실천 여부를 살펴야하는 두 번째 이유는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협력기업으로부터 더 나은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고 경영 안정성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파트너 기업이 이미 재생 가능 에너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면 잠재적인 에너지 위기를 보다 쉽게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근로자들에게 좋은 조건을 제공하고 훌륭한 인사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면, 파견·도급 근로자의 만족도가 높아 각종 분쟁이나 소송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을 것이다. 또 좋은 복리후생으로 장기 근속을 유지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활용하는 아웃소싱 기업의 관리자 및 근로자는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기업의 직원보다 더 숙련되고 전문성을 갖춘 직원일 것이란 기대도 가질 수 있다.

투명하고 체계적인 조직관리는 더욱더 필수적이다. 과거 일부 용역업체가 사업윤리와 도덕성없이 파견·도급 근로자들의 임금을 적절하게 지급하지 않거나 갑작스러운 폐업으로 새로운 거래처를 급히 물색해야하는 등 어려움을 남기는 경우가 있었는데,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을 활용하면 이러한 위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린워싱 기업이 아닌 진짜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을 찾아내는 것이다. 제대로 실천하지 않은 내용을 뻥튀기하거나 없는 실적을 지어내는 기업을 선별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인된 인증이나 명확한 평가 기준점이 필요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 아웃소싱 업계의 ESG 경영 실천 정도를 평가하거나 가늠할 수 있는 인증이나 기준점은 부족하다. 

세간에는 ESG경영의 첫 시작은 보고서 작성이라는 말이 있으나 기업 역량이나 인력 등 다양한 문제로 ESG경영 보고서·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작성해 발간한 아웃소싱 업체는 손에 꼽는다. 자원이 부족한 데다 파견/도급 근로자 인사관리부터 내부 업무까지 관리자 업무량이 많아 일손도 부족한 까닭이다. 그러하다 보니 이해관계자가 보고서를 통해 아웃소싱 기업의 조직 계획이나 투명한 재무상태를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

전문 관리자를 선임하고 전략적인 구사가 어려운 소기업의 경우 사회공헌이나 직원의 처우 개선으로 ESG경영을 실천하고자 해도, 불확실한 경기 속 낮은 수익률 탓에 입에 풀칠하는 것이 고작인 탓에 직접적인 매출증대에 무관해 보이는 공헌활동을 진행하는데 인색해질 수밖에 없다.

그간 협력업체 선정 기준이 기업의 전문성이나 직원관리역량보다 기업의 규모와 최저가 낙찰제 등 비용절감에만 초점을 맞춰온 까닭에 아웃소싱 기업이 ESG경영 실천하기 위한 지반은 너무나 부실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이대성 교수는 "아웃소싱 기업의 전문성과 ESG 실천 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수익률이 극히 낮은 아웃소싱 업계의 노력만으로는 기준점을 마련한다 하더라도 다수 기업이 동참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원하청이 각자도생할 수 없고 공생하는 사이다. 협력사가 함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앞으로는 양사 모두 비용이 아닌 ESG 경영을 1순위로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의 조언처럼 중소기업이 다수인 국내 아웃소싱 기업이 ESG 경영 실천을 위해선 원청사인 대기업의 지원과 이해가 필수다. 원청사가 ESG 경영 전략 수립을 위한 협력 기업의 노력을 도외시하거나, 발생 비용을 전부 전담하게 한다면 현실적으로 '을'의 위치에 있는 하청기업이 ESG경영을 실천하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노동권이 강화되고 협력사 직원에 대한 원청기업의 책임도 일부 커지고 있어, 불공정계약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협력업체에 대해 지원이 부족한 것으로도 자칫 ESG 경영에 배반하는 행위로 치부될 수도 있다. 원하청 기업의 상생과 지속가능한 미래 경영을 위해서는 원청 기업 차원에서도 ESG 실천 기업과 계약시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기업의 공간이나 프로그램 등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의 적극적인 지원과 공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아웃소싱 기업은 경기 불안, 낮은 수익률 등 어려운 현실을 딛고 ESG 경영을 전략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내부 직원들과 함께 한 기업 전체의 리더쉽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ESG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명확한 비전을 갖고,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또한 기업 내부에서는 지니고 있는 인력과 자원을 할당하여 ESG 경영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외부 전문가와의 협력을 통해 지속적인 개선을 이끌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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