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구직자 ‘취업 스트레스’ 3년 만에 최고
청년구직자 ‘취업 스트레스’ 3년 만에 최고
  • 임은영
  • 승인 2007.06.13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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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년실업을 풍자하는 말로 ‘이태백’을 넘어 ‘이구백’이라는 신조어가 새롭게 등장했다. 즉 이십대 중 실업자(백수)가 90%를 넘는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청년 취업난이 갈수록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취업전선에 뛰어든 20대 청년층 구직자들의 취업스트레스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리크루팅업체 잡코리아(www.jobkorea.co.kr)가 현재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20대 구직자 1,082명을 대상으로 ‘취업 스트레스 현황’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설문에 참여한 구직자 중 93.4%가 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3년간 청년 구직자들의 취업 스트레스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005년부터 3년간 연도별로 진행된 ‘취업 스트레스 현황’ 조사결과를 비교 분석해 보면, 구직활동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구직자들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5년 남녀 20대 구직자 1,392명을 대상으로 조사된 결과에서는 88.1%가 취업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2006년에는 89.8%(963명 대상 조사), 2007년에는 93.4%의 청년구직자들이 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현재 취업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응답한 구직자(1,011명) 중 76.8%는 자신들이 현재 받고 있는 취업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했으며,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밝힌 구직자는 5.3% 수준에 그쳤다.

특히 취업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구직자 중 22.2%는 스트레스로 인해 병원치료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병원치료 종류로는 소화불량이나 두통 등으로 인한 내과치료가 70.1%로 가장 많았으며,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경험이 있는 구직자도 14.3%나 있었다.

청년 구직자들에게 취업스트레스를 주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외국어 성적’이 25.2%로 1위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경력사항도 21.9%로 비교적 높았다.

이는 최근 글로벌 인재를 선호하는 기업과 업무 관련 경험자를 우대하는 기업이 늘면서, 청년층 구직자들이 출신학교나 학점보다 자신들의 외국어 능력이나 경력사항에 대해 더 많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외에 △심리적 불안감(18.6%) △출신학교(13.7%) △학점(4.5%) △외모(4.2%) △출신학과(3.9%) △취업정보 부족(3.1%)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청년구직자 중 과반수 정도가 극심한 취업스트레스로 인해 자살 충동을 느껴봤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 21.9%가 ‘가끔 느낀다’고 응답했으며, △한번 느껴봤다 17.8% △자주 느낀다 5.5% △주기적으로 느낀다 2.1%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한번도 자살충동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52.7%로 나타났다.

자살충동을 느낄 때로는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울 때라고 답한 구직자가 33.2%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계속되는 입사 불합격 소식으로 자신감마저 상실될 때 27.1% △심리적인 위축 등으로 주위 인간관계가 어려워질 때 19.7% 등의 순이었다.

이 외에 소수 의견으로 △부모님께 생활비나 용돈을 탈 때(7.8%) △직장생활 등 잘나가는 친구들을 만날 때(3.9%) 등의 의견도 있었다.

잡코리아 김화수 사장은 “청년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고용시장에서 구직자들의 취업스트레스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면서 “취업에 성공한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며 조급해하거나 불안해하지 말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자신감을 갖고 취업준비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구직기간이 너무 장기화되다 보면 자신감 상실 등 취업스트레스가 높아지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눈높이를 낮춰서 현실적으로 취업준비를 해야만 취업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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