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다크투어
[신간안내] 다크투어
  • 이효상
  • 승인 2017.04.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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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타임스 이효상 기자]

과거의 비극과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는 용기, 다크 투어! 미래의 교훈을 오늘에 배운다. “어두운 역사의 흔적에서 삶의 교훈을 얻어낼 것”이라 선언하는 책. 비극적인 역사 현장을 찾아가 적극적으로 교훈을 배우는 사람들의 책이다.

과거 비극 속의 진실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은 적극적으로 역사의 현장을 찾아가서 미래의 교훈을 배우는 ‘다크 투어’ 신드롬을 만들어 냈다. 이미 역사의 흔적에서 진실을 찾아내려는 다크 투어리스트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다크 투어’를 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와 역사적 교훈을 제시한다.

이 책의 구성은 크게 다음과 같다.
첫째, 다크 투어의 당위성과 트렌드를 설명하고, 다크 투어 유형과 다크 투어 사이트들을 제시한다.
둘째, 전쟁, 내란, 대학살, 암살, 감옥, 묘지, 식민지, 유배 등 8개 테마 유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셋째, 베트남과 네팔, 일본과 러시아 등 아시아의 흥미로운 다크 투어 사이트를 깊이 분석해서 소개한다. 넷째, 오랜 역사를 지닌 서울의 다크 투어 사이트와 DMZ 등 국내 지방 사이트도 소개한다.


다크 투어가 인기를 끄는 이유 “역사에 접근하는 재미 때문이다”

다크(dark) 하면 무엇이 연상되는가? 다크 초콜릿?
그러면 다크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브라이트(bright)이다. 빛이 많아지면 브라이트이고, 빛이 없어지면 다크다. 어떤 색상이든 빛을 완전히 제거하면 모두 블랙이 된다. 이처럼 모든 현상에는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공존한다.

다크 투어는 ‘인간이 저지른 과거의 어두운 현장을 찾아가서 오늘에 되살려보는 시공간 여행’이다. 다크 투어(dark tour)라는 용어는 영국 글래스고 칼레도니언대학의 말콤 폴리(Malcolm Foley)와 존 레넌(John Lennon)의 논문 ‘JFK and Dark Tourism’에 처음 등장한이후 다크 투어가 점차 많이 주목받고 있다.

블랙 관광(black tourism), 애도 관광(grief tourism), 역사교훈 관광이라 불리기도 한다.

다크 투어는 전쟁이나 테러, 인종말살, 재난처럼 비극적인 역사 현장을 관광객들이 목격하고 자기반성을 통해 교훈을 얻는 여행을 말한다. 비극적인 현장을 관광지로 만드는 것은 민감한 사안이어서 상업적이라고 비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를 되새김하여 역사 현장을 체험함으로써 역사의 진실을 알고, 널리 알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은 ‘다크 투어’의 중요성을 ‘과거를 되새김하여 역사에 접근하는 재미’에서 찾는다. 무엇보다 TV와 인터넷 등 미디어의 증가가 사람들에게 역사의 접근성을 높여주었고, 사람들은 더더욱 역사 현장에 생생하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 인간의 이기심과 증오로 인한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고 더 이상의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자식을 교육하려는 욕구 또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다크 투어’의 이런 역할에 주목하고 전 세계의 다양한 ‘다크 투어’ 사례들을 유형별로 모아 이 현상을 깊이 있게 통찰한다.

□ 여행자 행동 관점의 5가지 다크 투어 유형
목격, 죽음, 추모, 재현, 체험을 통해 역사에 접근한다.

어떤 곳에 어떤 목적으로 가는 것이 다크 투어일까?

A. V. 시튼은 여행자의 행동 관점에서 다크 투어를 5가지로 구분한 바 있다.

첫 번째 유형은 가장 리얼한 다크 투어다. 실제로 사형을 집행하는 현장에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혁명 당시 혁명정부는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서 루이 16세를 처형했다. 단두대 처형은 20세기 들어와서도 프랑스, 독일, 베트남에서 여전히 이루어졌다. 프랑스에서는 1939년까지 군중 앞에서 공공연하게 단두대 처형이 이루어졌고, 1977년에 와서야 중단되었다. 싱가포르에서는 공개 장소에서 범법자에게 매로 엉덩이를 때리는 태형을 아직 시행하고 있다. 호기심 많은 사람들은 이런 보기 힘든 현장을 구경거리로 여기고 찾아간다.

두 번째 유형은 개인이나 집단이 과거에 죽은 장소를 찾아가는 투어다. 예를 들면, 나치가 유대인을 학살했던 아우슈비츠 수용소 같은 장소, 크메르 루즈가 대학살을 벌인 킬링필드 장소가 이에 해당한다.

세 번째 유형은 과거의 사건을 기념하고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에 가는 투어다. 이런 곳에는 묘지, 추모비, 위령비, 기념비, 기념관, 동상이 조성되어 있다. 이런 것들이 세워지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뇌리에서 희생자들이 잊히기 때문에 이런 추모, 기념 공간이 필요하다.

네 번째 유형은 실제 장소와 관계없이 죽음의 상징들을 재현해 놓은 공간에 가는 투어다. 예를 들어, 전쟁 무기들을 모아 전시한 무기박물관, 흉측한 고문 기구나 사형 기구들을 전시한 고문박물관이 이에 해당한다.

다섯 번째 유형은 죽음을 간접 체험하는 공간을 일부러 찾아가는 투어다. 강원도 평창의 어떤 곳에는 관 속에 자신이 직접 들어가 땅에 묻히는 체험을 하기도 한다. 또 죽은 사람들을 위한 축제도 있는데 멕시코의 ‘사자(死者)의 날(dia de los muertos)’ 카니발이 그런 경우다.

테마별 분류의 8가지 다크 투어 유형
□ 전쟁, 묘지, 식민지, 대학살, 감옥, 고스트, 자연재해를 통해 역사에 접근한다.

레넌과 폴리는 앞서 말한 자신들의 책에서 다크 투어의 유형을 일곱 가지 테마로 분류하였다. 전쟁, 묘지, 역사적 식민지, 대학살(홀로코스트), 감옥, 고스트, 자연재해가 바로 그것이다.

첫 번째 유형인 전쟁으로는 벨기에 워털루 브리지,
두 번째 유형인 묘지로는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
세 번째 유형인 역사적 식민지로는 쿠바의 아바나 구시가지,
네 번째 유형인 대학살로는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다섯 번 째 유형인 감옥으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앨커트래즈,
여섯 번째 유형인 고스트(유령)로는 호주의 포트아서,
마지막 유형인 자연재해로는 이탈리아 폼페이의 화산 폭발지가 있다.

이외에도 유명인사가 암살을 당해 유명해진 사이트들을 굳이 찾아가는 여행, 과거 유명 인사들의 유배지를 가는 여행, 순교자들의 행적을 따라가는 순례 여행, 해류를 따라 하염없이 표류하는 여행, 슬럼가를 찾아가 처참한 실상을 보는 슬럼 관광도 있다.

이 책은 이처럼 방대한 ‘다크 투어’ 사례들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다크 투어’의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늘어나고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크 투어의 의미를 파악하고 그에 얽힌 역사를 통찰하는 데 이 책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지은이 : 김민주 / 출판사: 영인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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