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광석 인크루트 사장
[인터뷰]이광석 인크루트 사장
  • 승인 2002.09.14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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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정보 시장은 공공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인적자원이라는 사회
인프라를 다루는 아주 중요한 시장이지요. 앞으로 취업 시장은 금융
다음으로 커질 것입니다."

온라인 취업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
로 온라인 채용 시스템을 도입해 온라인 취업 시장의 문을 연 인크루
트(www.incruit.com). 이 회사의 설립자는 29살의 "젊은 청년" 이광
석 사장이다.

이광석 사장은 연세대 천문학과 재학시절부터 인터넷에 관심을 갖고
PC통신 나우누리에서 인터넷 스터디 포럼(ISF)을 구성, 활동했다.

"94년 처음 인터넷을 접했죠. 그때 "앞으로 인터넷이 생활을 바꾸겠구
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광석 사장은 97년 3월 디렉토리 검색 서비스인 "www.zip.org"를 오
픈했다. 당시에는 야후에 버금가는 검색 사이트였다.

97년 겨울 "IMF한파"가 닥쳤다. IMF 구제금융은 우리나라 노동환경을
일시에 바꿔놓았다.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직장을 잃은 사람들
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해 거리를 방황하던 시기였다.

"IMF로 사람들의 직업의식이 바뀌었습니다. 대규모 공채와 신문 광고
에 의존하던 기존 채용시장은 바뀐 환경에 적응할 수가 없었죠. 당장
일자리가 필요한데 구인 회사에 대한 정보는 없었고, 회사도 능력있
는 경력자를 원하지만 찾기가 힘들었죠."

이광석 사장은 인터넷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인터넷은 지면의 제한이 없고 회사가 직접 원하는 채용 정보를 입력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 실시간 등록과 지원이 가능했다. 인터넷을 이용한다면 구직자와 구
인회사 모두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98년 6월 인크루트를 오픈했다. 검색 디렉토리 서비스 기술을
적용해 채용정보와 이력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보여질 수
있도록 했다.

인크루트가 오픈하고 나서 잡코리아, 스카우트 등이 잇따라 등장하면
서 온라인 채용 정보 사이트에 대한 관심이 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것으로 사업을 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구
직자들이 편리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기업체에서는 어떻게 하
면 원하는 인력을 효과적으로 채용할 수 있을까에만 관심을 갖고 서비
스를 만들었죠."

인크루트의 성장 기반이 됐던 것은 2000년 12월 유료화였다. 그동안
무료였던 채용 공고를 유료로 전환한 것. 무료였던 것을 유료로 전환
하자 당연히 거부감이 먼저 있었다. 하지만 유료화 전환은 대성공이었
다.

"종전의 취업 정보로 회복하는데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습니
다. 하지만 예상으로 깨고 유료화 첫달부터 3천만원의 흑자를 기록했
고 그 다음달부터 매출을 크게 늘릴 수 있 었죠."

채용 정보의 유료화는 정보의 신뢰성을 더해 결과적으로 회사 성장의
기반이 돼주었다. 불량 취업 정보가 유료화 이후 급속히 줄었기 때문
에 구직 회원들이 급속히 늘었고 그러자 취 업 공고도 덩달아 늘기 시
작했던 것이다. 이른바 "선순환"의 고리를 이룰 수 있었다.

인크루트의 성공 이후 온라인 취업 시장에 대한 낙관으로 신규 업체들
의 진출이 줄을 이었다. 온라인 취업 시장이 춘추전국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지금의 상황은 시장이 커지는 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치열한 경
쟁을 거쳐 도태되는 업체들은 도태되겠죠. 하지만 단지 "돈이 되니
까" 온라인 취업 사이트를 운영하는 업체는 매우 위험합니다."

이 사장은 "취업 정보 사이트는 개인정보를 다루는 업종"이라며 "인
적 자원은 사회의 중요한 인프라인 만큼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사명
감이 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크루트는 취업 정보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인적 자원을 관리하는" 업
체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 사장은 "지금까지 취업 시장은 "선
택"의 문제였지만 앞으로는 "개발"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인크루트는 올해부터 적성 검사 프로그램을 개발해 서비스하
고 있다. 또 런집 사이트(www.learnzip.com)를 운영해 교육 정보를 제
공하고 있다.

이 사장은 앞으로 취업 시장의 성장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어 한
다. 선두업체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인크루트를 안정적인 기반 위에 앉히는 것에 주력했다
면, 이제부터는 좀더 개방적으로 타 업체들과의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데 힘을 쏟고 싶습니다. 지금은 온라인 채용 시장을 키우기 위해 업체
간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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