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선 교수의 직장인 건강관리] 교통사고 사망률보다 높은 산업재해 사망률
[정혜선 교수의 직장인 건강관리] 교통사고 사망률보다 높은 산업재해 사망률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09.0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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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선 교수
ㆍ가톨릭대학교 보건의료경영대학원 교수
ㆍ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 회장
ㆍ대한환경건강학회 회장
ㆍ부천근로자건강센터장

요즘 우리 일터에서 산업재해가 무척 많이 발생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산업재해로 사망한 근로자는 2,223명으로 2021년의 사망자 2,080명보다 143명 증가하였다. 

하루에도 5명씩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재해로 장애를 입은 사람은 2021년 기준 41,772명이다. 하루에 110명씩 산업재해로 인한 장애인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산업재해는 교통사고 사망률보다 높다. 2022년 산재사망만인율은 1.10‱인데, 교통사고 사망만인율은 0.53‱으로 산재 사망만인율이 교통사고 사망만인율보다 무려 2.1배나 높다. 

산업재해로 일을 못하게 된 근로손실일수는 노사분규로 인한 근로손실일수보다 128배나 더 많고, 산업재해로 인한 경제적손실 추정액도 2021년 기준 약 32조원에 이른다. 

2022년 1월 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에서 국민 1천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 국민의 90% 이상이 우리나라 산업재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평가하였다. 

이처럼 심각한 산업재해 문제는 사업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2021년 6월 광주광역시 학동에서 철거건물이 붕괴해 지나가던 시내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는데, 철거작업 시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일반 시민인 버스의 승객이 희생된 것이다. 

2012년 9월에도 경북 구미에서 불산가스가 누출되어 근로자 5명이 사망했는데, 지역사회 주민은 2천명이나 피해를 당한 바 있다. 결국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는 근로자뿐 아니라 지역사회 주민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우리나라 온 국민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저출산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우리나라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어 일하는 사람을 확보할 수 없다. 202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취업자 수는 26,953천명인데, 이는 전체 인구의 52%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인구의 절반 이상을 일하는 사람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현재 일하는 사람이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으면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을 할 수 있어야 경제활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작년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언론에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보도를 많이 하게 되어 많은 국민들이 중대재해처벌법을 인식하게 되었고, 산업재해에 높은 관심을 갖개 되었다. 

이러한 때에 산재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안전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근로자 뿐 아니라 부모, 자녀 등 우리나라 모든 사람들이 산업재해의 심각성을 인식할 때 산업재해가 감소될 수 있다. 

하루 일과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일터가 안전하고 건강해야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근로자 개인 및 가족에 대한 생활이 안정되어야 기업의 생산성도 향상되고 국가경쟁력도 강화될 수 있다. 

국민 전체의 삶의 만족도를 증진시키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것이 바로 일하는 사람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일이다. 

사람의 목숨이 보존되고, 생명과 안전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그 어떤 복지도 의미가 없다. 안전을 지키는 사회문화가 조성되어 이제 더 이상 일터에서 안타까운 희생이 발생하지 않고 생명 앞에 양보없는 안전한 일터가 조성될 수 있도록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정혜선 교수
ㆍ가톨릭대학교 보건의료경영대학원 교수
ㆍ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 회장
ㆍ대한환경건강학회 회장
ㆍ부천근로자건강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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